- 경기도 동탄 신도시.
경기도 동탄 신도시에서 한 사람이 본인 소유 아파트 70여 채를 경매에 내놓아 논란이 되고 있다. 동탄은 한때 '잘나가는 신도시'로 주목받으면서 분양 열풍이 일다 최근 집값이 주춤하면서 투자자와 실소유주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지역이다.
28일 한 언론은 동탄에서 한 사람이 소유한 아파트 70여 채를 최근 경매에 내놓았다며 "전세를 끼고 대량으로 샀다가 집값이 떨어지자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요약하면 아파트 수십 채를 '전세 끼고 매매' 방식으로 소액으로 매입, 소유한 소유주 A씨가 집값이 떨어지자 손해를 피하기 위해 이 아파트들을 경매에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아파트들에 전세로 살고 있는 세입자들이다. 세입자는 소유주의 사정으로 집이 경매에 넘어가면 보증금을 100% 돌려받지 못하거나 제때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또 동탄 지역의 경우 역세권을 제외한 일부 지역 중심으로 아파트 값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 경매도 유찰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시점이 기약이 없게 된다. 집값 하락세가 심할 때는 전세금 이하 금액으로 경매에서 낙찰되면 현실적으로 전세금을 모두 돌려받기 힘들어진다. 집의 가치가 전세금보다 못한 이른바 '깡통 아파트'다.
A씨는 전세금을 걱정하는 세입자들에게 아예 집을 사라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세입자들은 "동탄 집값이 침체 상황인데 시세보다 1000만~2000만 원 비싸게 사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세입자는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 무리해 집을 산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신도시를 중심으로 횡행했던 '갭투자'의 후유증이 이제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자는 소유 부동산을 모두 경매에 넘기는 등 편법을 쓰면 손해는 안 보겠지만 전세금이 거의 전 재산인 세입자들은 피해를 볼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동탄에 거주 중인 한 주민은 "직장 때문에 이사왔다가 투기꾼들이 많다는 사실과 한 명이 수십 채를 보유할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며 "선량한 세입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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