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직원 일부가 공단에서 무이자로 돈을 빌려 개인 주택구입이나 생활비 등의 용도로 사용하다가 감사원 감사에 적발됐다.
25일 감사원의 '국민연금 기금운용 및 경영관리 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직원 복리후생차원에서 자체 도입한 '비연고지근무자금 대부제도'를 부실하게 운영하다가 '주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그동안 신규임용이나 전보 등으로 임직원이 연고가 없는 곳으로 근무지를 옮길 경우 연고지에서 출퇴근할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해 주거지원 차원에서 2200만원에서 4500만원까지 ‘비연고지근무자금’ 형식으로 지원해오고 있었다.
이 자금은 공단이 직원에게 시중금리(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로 대부(貸付)하던 주택전세자금 및 생활안정자금(2017년 7월 현재 신규 대부 중단)과는 달리, 무이자로 빌려준다. 공단의 복리후생대부금 운용규칙에 따르면 이 자금은 비연고지에 근무하면서 해당 근무지에 주택을 보유하지 않은 임직원에게만 빌려줘야 한다.
공단은 자금을 빌린 임직원에 대해서는 주택 소유 여부를 확인해 대부 전과 대부 기간에 임직원 본인이나 배우자 명의로 해당 근무지에 주택을 소유하면 대부금을 상환하도록 하도록 규정해오고 있다. 자금이 애초 목적과 달리 임직원 개인의 주택자금이나 생활자금 등 정해진 용도 이외에 쓰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감사원이 감사 기간(2017년 6월 26일∼7월 21일) 확인해보니, 공단 일부 직원이 이 자금을 부당하게 대부받아 사용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전북 전주시 공단 본부에 근무하는 K씨 등 9명은 비연고지근무자금을 빌려 주택구입 자금으로 사용하고도 공단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L씨 등 9명은 자택에서 통근하거나 부모·친척 등의 주택에 거주하면서 대부받은 비연고지근무자금을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이런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공단은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받아들이면서 비연고지근무자금을 빌려줄 때 무주택 소유 각서를 받는 등 자격 요건 심사를 강화하고 빌려준 후에도 대부금 사용의 적정성을 확인하는 등 사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리=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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