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무죄 이창명 "사고 후 백수 생활... 신인 때처럼 다시 열심히 뛰겠다" : 월간조선

지난해 11월 16일 음주운전 혐의 관련 항소심(2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방송인 이창명씨가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15일 대법원에서도 무죄 선고를 받았다. 사진=뉴시스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최근 대법원 무죄판결을 받은 방송인 이창명(49)씨가 재판 결과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씨는 15일 인터넷 매체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검사 상고 기각이라는 연락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변호사는 '(음주운전 혐의는) 무죄가 당연한 결과'라고 얘기했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아무리 당연한 결과라도 자신할 수 없었다"며 "술을 안 마셨는데도 마셨다고 하는 상황이다 보니 오늘 아침에 집에서 나올 때까지만 해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 노심초사했다"고 말했다.

15일 대법원 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음주 뺑소니'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 대해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는 합리적 의심은 들지만, 증명되지 않는다"며 음주운전 혐의를 무죄로 판결했다. 뺑소니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0만 원을 부과했다.

이씨는 2016년 4월 사고 이후 대법원 판결까지 지난 2년 동안 일이 끊기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그는 "안 쓰고 안 먹고 안 입으며 살았다"며 "지난 2년간은 내가 김생민보다 더 아끼면서 살았을 거다. 김생민의 10배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큰딸이 고3 때 사건이 시작되다 보니 우리 아이들은 사춘기, 예민할 때 부모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게 아니라 부모의 고민을 함께 짊어지고 산 셈이 됐다"라며 자녀들에 대한 고마움 전했다.

이씨는 "왜 시련이 더 젊었을 때 안 오고 지금 온 건지 원망도 했다. 그래도 바꿔 생각하면 너무 늦지 않게 온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인 때처럼 어떤 프로그램이든 감사히 생각하며 열심히 뛸 것이다. 내게 기회를 주는 연출자가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각오를 밝혔다.

이씨는 2016년 4월 밤 11시20분쯤 지인들과 저녁 모임을 가진 후 차를 운전해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삼거리 교차로를 지나다 인도 위 전봇대를 들이받았다. 그는 사고 신고를 하지 않고 차량을 내버려 둔 채, 인근 병원 응급실로 갔다. 이씨는 사고 후 21시간 만인 다음날 오후 8시25분 영등포 경찰서에 출석했다. 경찰이 음주 측정을 했으나, 혈중알코올농도는 0%였다.

이씨는 "술을 못 마신다"며 음주 사실을 부인하면서 "너무 아파 병원에 갔을 뿐 현장에서 벗어나 잠적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검찰과 경찰은 사고 당일 이씨와 함께 술을 마셨다는 동석자 증언 등을 바탕으로 이씨를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했지만 1·2심에 이어 대법원까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글=김성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