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치매 걸려 요양생활 중...'토크쇼의 전설' 자니 윤은 누구? : 월간조선

최근 이혼 후 치매에 걸려 미국의 한 병원에서 요양 중이라고 알려진 방송인 자니 윤(본명 윤종승, 82)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간병해줄 이 없어 홀로 병원에서 지내"

21일 《미주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자니 윤은 최근 치매에 걸린 채 미국 로스앤젤레스 북동북에 있는 몬테시토 하이츠라는 소도시의 요양병원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다.

현재 그는 치매(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아 자신의 이름 정도만 겨우 기억할 뿐, 자신의 별칭이 생기게 된 배경이나 과거의 연예계 생활, 방송 활동에 대해서는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 자니 윤은 '본인이 누구인지 아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애썼으나 끝내 기억을 떠올리지 못해 눈물을 쏟기도 했다.

또 인상 깊었던 과거의 외모와 달리 지금은 눈썹과 머리카락이 하얗게 새고 휠체어나 보행기에 몸을 의지한 채 남아 있는 기억마저도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해당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서 자니 윤은 부쩍 쇠약해진 모습을 보여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인들은 "(그를) 간병해줄 이가 없어서 홀로 병원에서 지내고 있다"며 "찾아오는 이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쓸쓸히 지내고 있다"고 털어놨다.

사진=채널A 캡처

그는 현재 60대 때 연분을 맺었던 18세 연하의 부인과도 이혼한 상태다. 1990년대 한인 타운에서 이불 사업을 하던 이모씨와 결혼했던 자니 윤은 과거 국내 방송에서도 잉꼬부부를 자처하며 화려한 저택에서의 화목한 결혼생활을 공개한 적이 있다.

자니 윤은 이후 이씨와 이혼했으나, 작년까지도 이씨는 전 남편 자니 윤이 입원한 병원을 방문해 옷가지 등을 챙겨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씨는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혼을 했지만 챙겨줄 사람이 없어서 병원을 오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니 윤의 지인인 임태랑 전 민주평통 LA 협의회장은 "(자니 윤이) 처음 미국에 와서는 LA 남쪽 어바인의 양로원에 있었는데 그곳에서 뇌출혈로 두 번이나 쓰러졌다"며 "그래서 규정상 더는 양로원에 있을 수가 없어서 올봄에 요양병원으로 옮겼다"고 21일 연합뉴스가 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자니 윤은 2인 1실로 쓰는 병실에서 거의 대부분 혼자 시간을 보내고 가끔 70대 후반인 남동생이 찾아오는 것 말고는 돌봐주는 사람이 따로 없다고 한다.

임 전 회장은 "(자니 윤이) 친했던 사람들은 다 기억하는데 가끔 가물가물할 때가 있다고 한다. 완전 치매가 온 건 아니고 약간 치매기가 있는 정도인데 뇌출혈 영향도 있으니까 그런 것"이라고 밝혔다.

토크쇼의 별이 된 '아메리칸 드림'

자니 윤은 1936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1959년 한국에서 MC로 데뷔한 후 1962년 해군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파트 타임 가수를 하면서 성공의 길을 모색했다. 그러다 1960∼70년대 미국 NBC TV의 유명 토크쇼인 '자니 카슨쇼'에 동양인 최초 단골 게스트로 출연하면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국 활동 당시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이는 젊은 시절의 자니 윤. 사진=유튜브 캡처

그의 성공을 두고 당시 사람들은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라고 호평하기도 했다. 1960년대 당시 동양인이 거의 없었던 미국 할리우드에서 한국인 코미디언으로 인기몰이를 했던 것이다. 이후 NBC 방송국에서 '자니 윤 스페셜 쇼' 프로그램을 창설해 자신의 이름을 직접 내걸고 미국인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성동고등학교와 웨슬리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자니 윤은 1973년 뉴욕 최고연예인상을 수상하는 등 성공가도를 달렸다. 1989년 귀국한 자니 윤은 1980~1990년대 국내에서 '자니 윤 쇼'를 흥행시켜 토크쇼의 제왕으로 군림했다. 2000년대 후반에는 국내 골프방송에 잠시 출연하기도 했다.

자니 윤은 이른바 ‘토크쇼의 살아있는 전설’로 근래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던 중, 작년 4월 뇌출혈로 쓰러졌다. 병세가 잠시 호전되다 최근에는 치매 판정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

2006년 자니 윤은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 후보 미국 후원회장을 맡으면서 박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2007년 박 전 대통령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방문할 당시 교민행사에 참여했고, 2009년 샌프란시스코 방문 때는 교민행사의 사회를 맡았다. 교민들의 박 전 대통령 지지모임인 '한미 휴먼리소스(HR) 포럼'의 핵심 멤버로 활동했다.

2012년에 자니 윤은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캠프에서 재외국민본부장과 재외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2013년 한국 국적을 회복한 뒤 2014년 한국관광공사 감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SBS '자니 윤 쇼' 방송 장면. 사진=조선DB

2014년 10월 당시 한국관광공사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었던 설훈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인간은 연세가 많으면 판단력이 떨어진다. 79세면 쉬셔야 하는데 일을 하려 드나"라며 "1936년생이면 우리 나이로 79세다. 정년이라는 제도가 왜 있겠냐"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당시 자니 윤은 "그리 느끼는 거야 위원장님 권리지만 최근 제 신체 나이가 64세로 검사에서 나왔다"며 "위원장님보다 팔굽혀펴기도 더 많이 하고 옆차기, 돌려차기도 한다. 먹는 약도 하나도 없다"고 설 위원장의 지적을 받아쳤다. 이에 대해 당시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설훈 위원장의 발언은) 노인 폄훼이자 패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