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이르면 10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2차 집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공수처가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서울중앙지법에 먼저 청구했다가 기각되자 서울서부지법에 다시 청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같은 의혹에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서부지법의 영장 발부를 “법원 쇼핑”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9일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법원 행정처가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공수처가 윤 대통령 관련 체포영장을 청구한 적이 있느냐는 질의에 “수사 중인 사안이라 답변이 어렵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윤 의원은 “공수처가 관할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을 청구한 적이 없으면 없다고 명확하게 대답하면 될 사안”이라며 “이례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변을 피하니 의혹이 증폭된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이 적극적으로 사실 관계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수처 역시 해당 의혹에 대해 “답변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공수처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윤 대통령에 관한 압수수색이나 체포영장 청구 건수와 발부, 기각 여부’에 대한 질문에 “현재 관련법 등에 의해 답변드리기 어려움에 있다”고 말했다.

공수처법 제17조(처장의 직무와 권한)과 정보공개법 제9조(비공개 대상 정보) 때문에 답변이 어렵다는 것인데, 정보공개법 9조를 보면 “수사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 시 직무 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경우 비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원 행정처와 공수처가 해당 의혹에 대해 답변을 거부하자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에 오동운 공수처장은 국회 본회의에 출석하여 ‘윤 대통령 체포 영장을 청구한 적이 있느냐’는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대해 “서부지법에 처음 청구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오 처장은 이날도 체포영장 재집행에 대한 강한 의지를 천명했다. 그는 국회 답변에서 “대통령에 대한 위해가 발생할 때 경호권이 발동된다”며 “경호처는 경호권을 빌미로 대항할 어떤 권한도 없고, 체포영장 집행을 막을 어떠한 권한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체포영장 재집행 시기는 영장 발부 나흘째에 접어드는 10일로 점쳐진다. 11~12일은 주말이라 시위대가 몰리기 때문에 평일에 움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혹은 주말 직후인 13~14일에 집행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글=고기정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