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 관련 최재해 감사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명태균’이라는 이름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기자는 3년 전 지방선거 및 총선 출마 준비를 하던 복수(複數)의 지인을 통해 명씨의 존재를 알게 됐다. 경남지역에선 이미 유명인사이며, 윤 대통령의 사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를 방문해 김건희 여사와 직접 교류하면서 정치적으로 조언을 하는 사이라는 얘기도 들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상당부분이 명씨의 ‘허풍’인 것으로 보여 더 이상 파헤치지 않았다.
최근 다시 취재에 나서자 그의 '독특한' 여론조사 방식에 호감을 가졌거나 혹은 그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정치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각 인물의 주장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1) 경남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했던 한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의 얘기다.
“명씨는 이른바 ‘여론조사 마사지(주무르기) 전문가’로 유명했다. 조작까지는 아니고, 기술적으로 맞춤형 여론조사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신인이 판을 뒤집는 일도 가능하다고 했다. 진짜라면 내 입장에서 시도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
2) 출마를 준비했던 또다른 인사 역시 명씨를 처음 만났을 때 그의 얘기에 혹 했다고 했다.
“영남지역에서 정치 신인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는 것은 아무리 든든한 빽이 있다고 해도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명씨는 뒤집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헸다. 여론조사에서 특정인이 유리한 방향으로 조사대상을 추출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해줬다. 자신이 오랫동안 수많은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해 놓았기 때문에 조사대상의 나이, 성별, 직업, 정치성향 등을 분석해 특정인이 유리하도록 표본을 추출할 수 있고, 자신이 여론조사기관과 조사의뢰 양쪽 다 하고 있기 때문에 합법적인 방법으로 원하는 조사결과를 받을 수 있다고도 했다.”
3) 명씨가 컨설팅한 인물과 총선 후보 경선에서 경쟁했다 패배한 한 정치인의 얘기다.
“당시 명씨가 사용했다는 표본추출방법에 대해 뒤늦게 듣고 충격을 금할수 없었다, 명씨에 대해 다시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
다만 현재의 정당 공천 구조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각 정당이 계파공천,밀실공천을 배제하고 시스템공천을 강조하면서 마치 여론조사가 절대공정의 지표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서울에서 먼 지역은 공천과 여론조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중앙당이 일일이 들여다보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하는 정치브로커가 너무 많다. 심지어 명씨의 업체는 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여러 번 고발당한 업체인데 어떻게 당 대표나 대선후보를 결정하는 경선에 참여를 할 수가 있나."
이들뿐만아니라 다수의 정치인들이 털어놓은 이야기를 포함해 명씨가 어떻게 정치권에서 활동해왔고 윤대통령 부부와 언제부터 언제까지 교류해왔는지, 국민의힘 당내 여론조사에 언제 어떻게 관여했는지, 이들이 공통적으로 '이번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하는 정치인 L씨는 누구인지 등 명씨의 정체를 심층취재한 기사는 <월간조선> 11월호(10월 17일 발행)에서 볼 수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