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예인의 투자 참여를 앞세워 스캠 코인(사기 가상화폐)인 ‘퀸비 코인’을 만들어 약 1만3000명으로부터 300억원을 편취한 가상화폐 개발업체 실운영자와 대표 등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은 19일 배우 배용준이 투자에 참여한 점을 홍보해 관심을 모았던 ‘퀸비 코인’ 개발업체 실운영자 A(45)씨와 대표 B(40)씨, 전자지갑 서비스업체 대표 C(39)씨, 스캠코인 전문처리 조직의 마케팅 담당 간부 D(51)씨 등 4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퀸비 코인은 한때 ‘배용준 코인’으로 불리는 등 유명세를 탔지만, 주가조작 등으로 결국 상장폐지됐다. 배용준씨는 실제로 해당 코인에 소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2월부터 3월까지 가상화폐 사업을 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오로지 코인 판매대금을 취하기 위해 퀸비 코인을 발행해 상장시켰다. 이후 허위의 홍보기사를 배포하고 시세조종 등 수법으로 가격을 인위적으로 띄운 뒤 퀸비 코인 2억3000여개를 매도해 피해자 4000여명으로부터 151억원 가량을 가로챈 혐의(사기)를 받는다.

또 2020년 2월부터 10월까지 거래소에 허위로 작성된 코인배분 현황 자료 등 상장심사자료를 제출해 퀸비 코인을 상장하고 시세조종에 동원된 차명 계정주들 명의의 허위 확약서 등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차명 계정에 대한 거래소의 이용중지조치가 해지되도록 하는 등 거래소의 상장심사 및 이상거래감시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도 받는다.

또 이들은 2021년 1월부터 4월까지 스캠 코인 처리업자에게 퀸비 코인 전부와 해외에서 코인을 발행하는 재단을 일괄 처분했으면서도 퀸비 코인 사업을 계속할 의사가 있는 것처럼 홍보해 투자자 9000여명으로부터 150억원 가량을 추가 편취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2020년 10월부터 2021년 1월까지 퀸비 코인 발행재단 소유의 퀸비 코인 매각대금 중 56억8000만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횡령금을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주택이나 외제차 등을 배우자 명의로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를 몰수·추징보전해 판결 전에 임의로 빼돌리지 못하도록 일단 동결시켰다.

이들은 코인을 다량 판매하기 위해 일정 기간 내 특정 코인을 거래한 거래량에 따라 거래 고객에 포상을 지급하는 ‘거래량 이벤트’를 펼치는 등 신종 수법을 활용하기도 했다. 이벤트 당시 퀸비코인 거래량은 1200억개에 달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가상자산법)이 이날부터 시행돼 가상자산거래소를 비롯한 사업자들에 대한 감독·제재가 강화됐고, 시세 조종 등 불공정 거래 행위도 전면 금지됐다. 

검찰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 거래 질서를 어지럽히고 다수의 서민 피해자를 양산하는 범죄 세력을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글=김세윤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