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자주포는 정말 결함과 비리로 얼룩진 무기일까? : 월간조선

지난 8월 18일 K-9 자주포 폭발사고로 장병들이 사망한 이후 일각에서는 과거 K-9 자주포 관련 사고들을 내세우며 방산 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K-9 자주포는 정말 결함과 비리로 얼룩진 무기일까.

K-9 자주포는 사거리 40km 전후의 목표물을 향해 15초에 3발을 발사할 수 있고 1분에 6발을 쏠 수 있다. 포장도로에서 시속 60Km를 낼 수 있고, 야지에서도 시속 40Km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다. 다른 국가의 자주포들과 비교했을 때 K-9 자주포의 성능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M109A6 팔라딘과 영국 AS90 자주포보다 우수하고 세계 최강 자주포인 독일 PZH2000 판저파우스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는다. 또한 가격은 PZH2000 판저파우스트의 절반 이하로 수많은 해외 국가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터키, 폴란드, 핀란드, 인도와 수출계약을 체결했고 북유럽 국가와 수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K-9 자주포에 대한 해외의 긍정적인 평가와 달리, 국내 여론은 좋지 않다. K-9 자주포 폭발사고의 명확한 원인도 나오지 않았는데 일각에서는 과거 K-9 자주포 사고들을 내세우며 방산 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의혹들은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돼 있다.

▲ 2015년 K-9 자주포 화재사고

2015년 8월,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일어난 K-9 자주포 화재 사고는 전차나 자주포의 포신 끝에 달려 화염과 연기를 밖으로 제거하는 제퇴기 개발 과정에서 일어났다. 제퇴기의 한계 성능을 들여다보려고 실전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초강력 장약을 넣어 시험하다가 포의 폐쇄기가 파괴된 사고이다. 성능 결함이 아니라 평소보다 가혹한 사격 조건을 적용했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 5년간 1708회 고장 발생

K-9 자주포가 5년간 1708회나 고장이 발생해 결함이 있다고 주장한다. K-9 자주포는 현재 1100여 대가 실전 배치됐다. 대당 고장률을 계산하면 5년간 1대당 1.5회로 K-9 자주포의 고장률은 매우 낮다.

▲ 2010년 연평도 포격전 고장

2010년 연평도 도발 사건 때 6문 중 3문이나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함 많은 자주포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포격 당시 1문은 훈련 때문에 포신이 포탄에 걸려 있었고 나머지 2문은 공격을 받아 불이 붙어 있었다. 그래서 1차 대응 사격 때는 3문만 운용할 수 있었다. 그 후 1문을 고쳐서 2차 대응 사격 때는 4문을 운용했다.

▲ 97년 폭발사고

97년 폭발 사고는 K-9 자주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고이다. 국방과학연구소와 제조업체 연구진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연구하다가 포가 터져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로 성능결함, 방산비리로 볼 수 없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는 지난달 29일 공식블로그를 통해 K-9 자주포 관련 소식을 전하며 "우리는 K-9과 같은 명품 무기를 스스로 폄하하여 결함과 비리의 온상으로 만들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비리로만 매도하는 것이 아니라 더 뛰어난 무기를 만들 수 있도록 응원과 격려를 보내야 할 때"라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28일 국방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실제 압도적 비리 액수는 해외 무기 도입 과정에서 비롯되고 우리 자체 무기 비리는 크지 않다"며 "그럼에도 군 전체가 방산비리 집단처럼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정확한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월간조선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