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달 29일 밤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지 1시간59분이 지난 0시14분이 되어서야 사고 사실을 처음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과 언론보다도 늦게 알게 된 것이어서 경찰 내 보고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찰청은 2일 "윤 청장이 경찰청 상황1담당관에게 참사 발생 사실을 최초 보고받은 시각이 지난달 30일 오전 0시14분"이라고 밝혔다.  이 시각은 이태원에서 수십명이 심정지 상태라는 언론보도가 나오던 때다. 

최초로 사고가 일어난 시점은 29일 오후 10시 15분경이며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오후 11시 1분에 상황을 인지했고 재난 대응 주무부처 수장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오후 11시 19분에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장의 인지 시점이 상관인 이 장관보다는 55분, 윤 대통령보다는 1시간13분 늦었다. 

윤 대통령은 국정상황실 보고로, 이 장관은 행안부 내부 알림을 통해 상황을 인지했다. 이때까지 경찰청의 보고는 없었던 것이다. 

윤 청장은 보고를 받은 직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기동대 등 가용 경찰력 최대 동원 △질서 유지 등 신속 대응 △구급차 진출입로 확보 등을 구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서울청장은 윤 청장에게 전화를 받기 43분 전 용산경찰서장과 통화해 참사 발생 사실을 알고 있었다.  여기에서도 즉시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일선 경찰서-경찰청-행안부로 이어지는 보고 체계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보고 및 지휘 체계가 제대로 작동됐다면 경찰의 초동 대응으로 피해 규모가 줄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크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