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주변 소위 윤핵관이라 불리는 몇몇 정치인들 사이에 공통점이 발견됐다. 

윤 당선인과 개인적인 친분이 없고, 오히려 그에게 쓴소리를 해왔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은 장제원 의원이다. 장 의원은 지난 2018년 10월 19일  서울고검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때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 당선인과 설전을 벌였다. 장 의원이 장모가 연루된 사기 사건을 윤 당선인이 무마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이후 장 의원에게는 '윤석열 저격수'라는 별명이 붙었다.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 입당하면서 장 의원에게 "꼭 도와 달라"고 했을 때 믿지 않은 장 의원이었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 권성동 의원은 윤 당선인과 친구다. 그러나 권 의원은 윤 당선인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2021년 5월 29일. 3월 4일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뒤 물밑에서 대선 준비를 하던 윤 당선인은 전격적으로 강릉을 찾아 주말을 맞아 지역구로 내려온 권 의원과 만찬 회동을 했다. 

한 시간여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윤 당선인의 대선 출마 의지를 확인한 권 의원은 자리가 끝난 뒤 “총장님이 자리를 주든 안 주든 제가 대선까지 ‘바른 소리 특보’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경선 도중 캠프의 일부 참모가 당시 후보였던 윤 당선인에게 듣기 좋은 말만 하자 "아부하지 말라"고 쓴소리를 한 그였다. 

윤 당선인 주변인 다수가 직접 하기 어려운 말을 권 의원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전언이다.

윤석열 당선인의 입인 김은혜 의원은 작년 국민의힘 당 대표를 도전하면서 당내 윤 당선인의 영입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아직 정치참여 선언도 하지 않은 분의 입만 바라보면서 우리의 미래를 얘기하고 있다. 이런 판단과 선택은 몹시 공허하고 위태로운 것이다. 영입·통합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변화와 혁신이다."

김 대변인은 대선 전에는 선대위 대변인, 후에는 윤 당선인 대변인직을 수행 중이다.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당선인 총괄보좌역을 맡은 이철규 의원도 윤 당선인과 인연이 없었다고 한다. 대개 경찰 출신은 검찰 출신과 관계가 껄끄럽다. 

그러나 윤 당선인은 조직 장악력이 뛰어난 이 의원을 경선 과정에서 직접 영입했다. 이 한 번의 만남에 이 의원의 마음이 완전히 돌아섰다고 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무조건 실력 위주의 인사를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아부를 하는 사람들을 멀리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