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자당의 송영길 대표의 소위 '이재명 탄압' 주장에 대해 "국민과 당원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설훈 의원은 이날,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 11일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을 받던 사람이다. 기소돼 (정치적으로) 죽을 뻔하지 않았느냐" "이재명 후보도 새 정권 창출"이라고 주장한 송영길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송영길 대표의 거듭되는 "이재명 당선도 정권 교체'식의 주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소위 '정권 교체론'을 지지하는 응답률이 50% 이상 나오는 것과 달리 이른바 '정권 연장' '정권 재창출'의 경우 찬성 응답률이 30%대 중반에 불과한 현실에 편승하려는 일종의 술책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권 하에서 '집권 여당'이었고, 이재명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된다면 역시 집권 여당 노릇을 한다. 그럼에도 "이재명 후보도 새 정권 창출"이라고 강변하는 것은 그야말로 '견강부회(牽强附會)'라고 할 수 있다. 

이재명 후보가 과거 기소돼 재판을 받은 것은 친형인 이재선씨에 대한 정신병원 강제입원 지시 사실을 경기도지사 선거 토론 과정에서 부인했기 때문이다. 이는 문재인 정권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송영길 대표가 '문재인 정권의 이재명 탄압'을 주장한다면, 이는 세간에 문재인 대통령 또는 청와대가 기소권을 가진 검찰을 조종하고, 헌법상 기본원칙인 '삼권분립'을 망각한 채 사법부에 '이재명 유죄' 판결을 독촉했다는 오해를 자초할 단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송영길 대표의 '이재명 탄압' 발언과 함께 이재명 후보 측 현근택 대변인의 '강성 친문(親文)' 관련 음모론 제기 등을 계기로 소위 '친문'과 '친명(親明)' 의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설훈 의원은 송영길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설훈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이재명 후보를 탄압했다? 앞뒤가 안 맞는 얘기" "이낙연 후보뿐만 아니라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민주당 모든 사람이 저건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것은 원팀을 훼손하는 이야기"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실언이라고 정확하게 말하는 게 당의 단합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고 밝혔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