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0일 광주(호남·제주)에서 시작한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합동연설회가 부산(6월 2일, 부산·울산·경남권), 대구(6월 3일, 대구·경북권)를 거쳐 지난 4일 대전(충청권)에서 막을 내렸다. 수도권·강원 지역 합동연설회도 계획돼 있었으나 TV토론회로 대체될 예정이다.

KT인재개발원(대전 서구)에서 마지막 합동 연설을 마친 당대표 후보들은 각자 합동 연설회를 치른 소감을 밝혔다.

나경원, “네거티브 대응 전략에 관심 가져달라”

나경원 후보는 “전당대회가 치러지는 동안 합동연설회에서 비전을 많이 말했지만, (연설회 횟수가 적어) 많은 당원이 보고 듣지 못 해 안타깝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와 나 후보 간의 격차가 크다’는 물음에 대해서는 “(본 경선에서) 70%를 차지하는 당원들이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이라며 “분위기, 바람만으로는 대선을 이길 수 없다. 대선을 이끄는 선장은 치밀한 전략을 갖고 거대 야당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매일경제》는 국민의힘 당대표 선호 여론조사에서 이준석 후보(46.7%)가 1위, 나 후보(16.8%)가 2위를 했다고 보도했다.

주호영 후보가 나 후보를 향해 ‘(패스트트랙과 관련해) 재판을 받는 이가 당대표가 돼선 안 된다’고 한 것에 대해 나 후보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겠다. 급하신가 보다”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중동원 등 조직력을 발휘하지 못 해 아쉽지 않은가’에 대해서는 “대면 선거가 되지 못 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나 후보는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을 9월에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예비 대선 출마를 희망하는 이들을 당 상임고문에 위촉해 미리 대선판을 깔아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네거티브 대응 전략’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나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해) 민주당이 ‘파일’ 운운하며 진흙탕 싸움을 하겠다고 했다. 네거티브 대응에 당의 총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준석, “당심이 민심 앞지를 것”

나 후보 다음으로 연설을 마친 이준석 후보는 이날 “정치적 의미가 많은 대구·광주에선 정치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대전은 교육도시인 만큼 교육 비전을 말했다”며 “어떤 대선 주자가 오더라도 교육, 안보, 경제 정책은 당의 정강‧정책과 부합해야 한다. 당대표가 되면 보수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 부친의 고향인 충청만을 위한 다른 메시지는 없나’라는 물음에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어떠한 대선 주자에 대한 선호도 밝히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예외적으로 어제 대구 합동연설회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나 윤 전 총장과 같은 유력 대선 주자들이 국민의힘으로 입당하는 과정에서 탄핵에 대한 우리 당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으면 장애물이 될까 우려해 이례적으로 언급했다”고 했다. 

이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에서 전체 4위를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차기 정치지도자의 한 명으로 인정받은 것에 대해 국민께 감사한다”면서도 “우리 (당) 대권 주자들이 빛이 바래지 않기 위해 전당대회를 마친 후에는 해당 여론조사 기관에 ‘아무리 주관식 답변이라고 해도 앞으로는 제 수치를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공식 요청하겠다”고 했다. 

‘과반수 득표에 자신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당심이 오히려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당원들이 항상 개혁에 저항하는 대상으로 묘사되는 것에 마음이 아팠다”며 “당심이 민심보다 더 열렬하게 (저를 지지하는 것은) 우리 당원들이 누구보다 정치에 깨어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어 “절대적으로 어떤 수치(득표)를 얻느냐보다 당심이 민심을 앞지르는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언택트(비대면) 전당대회의 최대 수혜자’라는 평가에 대해 이 후보는 “시험 제도나 시험 과목이 입시 결과에 항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전당대회가) 치러졌어도 변화에 대한 당원의 열망은 비슷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나 후보가 ‘대선주자를 위한 네거티브 팀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번 전당대회부터 네거티브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줬으면 한다”면서 “‘대선주자가 다치지 않겠다’는 마음에는 깊이 공감하지만, 전당대회에서는 다른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선 의아하다”고 했다. 

주호영, “이번 대선은 실수하면 안 된다”

주호영 후보는 “깨어있는 우리 당원들은 이번에 선출되는 당대표가 대선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당 대표라는 것을 (알 것)”이라며 “▲야권 단일 후보 ▲안정적이고 공정한 대선 경선 관리 ▲중도실용으로 외연 확장 ▲‘매력정당’·‘공감정당’ 만들기 등을 놓고 보면 누가 당대표가 돼야 하는지를 확실히 정했다고 본다. 이 네 가지 기준에 후보들을 넣어보면 정답이 있다”고 했다.

코로나19로 대중 동원 등 조직력을 발휘하지 못 한 것에 대해서는 “(비대면 전당대회도) 나쁘지 않다. 예전의 전당대회가 워낙 소모전이었다. 앞으로 코로나19가 없다고 해도 이런 방식이 점점 정착할 것”이라고 했다.

‘매력정당·공감정당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는 “그간 우리 당은 국민과의 거리가 있었다”며 “무슨 일이 생기면 당이 즉각 파악하고 공감하며 정책을 내놓는 것. 기쁨·슬픔을 같이하는 것이 공감정당”이라고 했다. 

이어 “매력정당은 소위 꼰대정당, 우리 당이 가진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는 것이다. 그러면 국민의 지지가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후보는 “지난 1년간 원내대표를 지내며 부정적인 이미지를 많이 고쳤다”며 수해 발생 지역 봉사활동과 호남동행·약자와의 동행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당무를 연속적 맡아와 (필요하다면) 바로 고치고 바꿀 수 있지만, 다른 후보들은 당무와는 멀었기에 이를 파악하고 보고받고 결정하는 데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7월 11일부터 당장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다.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경쟁력과 차별성 갖고 있다”고 했다. 

주 후보는 “우리 당 당원증을 구경한 사람이 없다. 이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는 사람도 없다. 당원증 없는 당이 어디 있느냐. 당원으로 5년, 10년, 20년 활동한 분에게 감사장, 표창장 준 적 있느냐”면서 “당이 당원의 권리를 잘 인정하지 않으니 우리는 당원이 28만5000명이지만 민주당은 80만명”이라고 했다. 

주호영 후보는 “16년째 없던 당사를 누가 마련하자고 해서 마련했느냐”며 “당이 지속 가능하고 국민에게 지지받을 수 있는 물적·시스템적 토대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은 실수하면 안 된다. 한 치라도 실수하면 정권 못 찾아온다”며 “실수할 위험성이 있거나 여러 가지로 불안정한 후보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조경태, “전당대회 통해 분에 넘치는 별명 얻었다”

조경태 후보는 “상당히 의미 있는 합동연설회, 역동적인 토론회였다”면서 “많은 당원이 (현장에서) 연설회를 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대중동원이 제한돼 손해를 좀 많이 본 것 같지만 재미있었다”고 했다. 

‘무엇이 재미있었는가’라는 물음에 조 후보는 “당이 국민께 관심을 많이 얻고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전대가 돼 재밌었다. 조경태라는 정치인을 많은 국민께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했다.

조경태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빨간색 가방을 메고 다녔다. ‘가방에 무엇이 들었나’라고 묻자 “물과 영양제, 명함과 메모지가 들었다”고 했다. 

‘남아있는 TV토론회에 어떻게 임할 것인지’를 묻자 그는 “언론이 편파적으로 일부 후보들의 메시지만을 주로 보도하는데, TV토론회는 시간을 공정하게 배분해줘 고맙다”면서 “앞으로도 준비된 후보가 누군지 객관적으로 국민들이 잘 판단해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TV토론회를 통해 사법시험 제도 부활이라든지, 국적법 개정 논란이 이슈가 된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조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뚜벅뚜벅 빛경태’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뚜벅뚜벅’은 성실함을 뜻한다”며 “요행을 바라지 않고 실력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노력한다는 뜻이기에 마음에 든다”고 했다. 경기도의 한 책임당원이 ‘뚜벅뚜벅’이라는 단어를 붙여줬다고 한다.

이어 “빛경태는 ‘빛나는 경태’라는 뜻으로, 토론과 연설을 잘한다는 의미로 네티즌들이 지어줬다. 이번 전당대회의 성과는 분에 넘치는 닉네임을 얻은 것”이라고 했다. 

홍문표, “정책 없는 ‘진흙탕’ 전당대회, 안타깝다”

이날 마지막으로 연설을 마친 홍문표 후보는 “답답하다.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당대회가 가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충남 홍성‧예산군을 지역구로 둔 홍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이날 연설회장 입구에는 약 50명의 지지자가 모였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청년청 신설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경력단절 여성 지원 제도 ▲ 노인복지청 신설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홍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가 소위 ‘정책’은 없고 진흙탕 싸움이 돼 ‘입’만 있는 전당대회로 가는 게 아쉽다”며 “우리 당의 역대 전당대회는 사람 평가·정책 평가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자화자찬에 남을 욕하고 패거리 싸움으로 흘러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원인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그는 “인기 있는 대선 후보를 두고 ‘(누구를) 만났다’‘데려온다’‘기차를 같이 탔다’‘(같은) 아파트에 산다’는 식의 보도가 인기를 얻으니 (후보들이) 여기에 매몰돼 ‘정책’이 없다”고 했다.

‘대표에 당선되지 않더라도 선호하는 후보가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내가 돼야지 (다른) 누군가가 되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며 “비닐우산으로는 태풍과 폭우를 막을 수 없다. 또 한 번 실패한 장수를 다시 또 전쟁터에 내보내는 것은 그 전쟁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연소 출마자 김용태, “구태 정치인 도태시키는 선거 될 것”

1990년생으로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연소 출마자(청년 최고위원)인 김용태 국민의힘 경기 광명을 당협위원장은 “당대표 경선에 임하는 일부 후보들은 변화와 혁신에 대한 고민은커녕 85년생 당대표 도전자를 특정 계파로 낙인찍고 프레임을 씌워 공격을 가하고 있다”며 “분열만을 획책하는 게 이분들이 내세우는 ‘경륜의 정치’라면 이제는 그만두시고, 국민과 이 당을 위해 정계를 은퇴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는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경험과 경륜이라는 그럴듯한 포장으로 구태 정치 문법에 얽매여 있던 기성 정치인들을 역사적으로 도태시키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조경태, 홍문표 의원께서 선배 정치인으로서 보여주신 모습은 존경하고 본받겠다”고 했다. 

나경원 후보는 김용태 후보의 발언에 대해 “김용태 후보는 이준석 후보하고 삼성 라이온스 (야구 경기를) 같이 보러 가신분 아닌가”라고 했다.

이준석 후보와 김용태 후보는 일종의 ‘러닝메이트’처럼 함께 전당대회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