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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1. 칼럼

나이지리아에도 성북동같은 부촌이 있더라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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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프리카에 대해서 많이 아는 것 같으나 그 내면을 잘 알지 못한다. 실제로 아프리카를 다녀온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 업무적인 출장이거나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여행을 하는 사람들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언젠가 가보고 싶은 신비(神秘)의 나라로 꼽히기도 한다.
 
필자도 30여 년 전 북아프리카의 리비아(Libya)에서 2년 정도 근무한 적은 있으나, 그 아래로 내려가 본 것은 처음이었다. 리비아가 북아프리카라고는 하나 중동권의 나라다. 언어도 아랍어. 하지만 나이지리아(Nigeria)는 리비아(Libya)와는 색깔이 판이하게 달랐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
 
"햇빛은 희게 빛나는 동시에 속삭이며 부서진다. 모래가 잔뜩 삼킨 열 기운을 붉게 토해내면 대기는 부옇게 산란하며 뒤챈다. 더는 못 견디겠다는 듯."
 
정미경의 소설 <아프리카의 별> 첫 부분을 떠올리며 아프리카의 서장(序章)을 연다.
 
수도 아부자(Abuja)에 첫발을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나이지리아의 수도 아부자(Abuja) 국제공항까지의 비행시간이 6시간 반이나 걸렸다. 새벽 여명(黎明)의 시각이어서인지 보잉 777기(BA83)는 삼라만상의 새벽잠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듯 소리를 낮추며 조용히 아니, 사뿐히 내려앉았다. 공항은 생각보다 컸고, 인구가 많은 탓에 사람들도 무척 붐볐다.

이 나라는 인구 1억8천만 정도의 대국이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30분 정도로 예측했으나, 한 시간 넘게 걸렸다. 출근길 교통체증 때문이다. 도로는 제법 넓었으나, 군데군데 공사를 많이 하고 있었다. 차가 막히는 곳마다 행상들이 곡예(曲藝)를 하면서 물건을 팔고 있었고, 신호등이 없는 탓에 사람들이 아슬아슬 도로를 가로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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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의 시골풍경

대지는 더없이 넓고 푸르렀으며, 태양은 아침부터 눈을 부릅뜨고 이글거렸다. 시내로 들어갈수록 생각보다는 세련된 도시의 모습에 놀랐다. 필자의 뇌리 속에서 '나이지리아가 위험한 나라다'는 인식이 서서히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호텔 입구에서 총을 든 사람들이 차안을 뒤지기기에 약간 긴장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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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호텔의 철조망, (오)호텔 내부의 정원

공항 검색대처럼 가방을 뒤지는 엄격한 절차가 불편하기는 했으나 호텔은 제법 화려했다. 정원에는 키 큰 열대 식물들이 하늘을 받치듯 기둥처럼 촘촘히 버티고 서 있었고, 로비의 조각품과 그림들이 아프리카의 모습을 살짝 드러냈다.
 
호텔 내부의 장식이 특이한 것과 종업원들의 피부가 까만 것 말고는 여느 나라의 호텔과 다를 바가 없었다. 금강산도 식후경-. 호텔 레스토랑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비행기의 좁은 공간보다는 넓은 의자가 편해서 좋았다.
 
"Good Morning Sir!"
 
까만 얼굴의 종업원들이 무섭게 느껴졌으나 인사말은 정중했다.
 
남부 지역은 불안해
 
저녁에는 위험(?)을 무릅쓰고 외부로 나갔다. 현지 음식에 대한 도전은 자신이 없었고, 일본인 소개로 만난 케네스(Kenneth, 38)라는 사람의 안내를 받아서 중국식당으로 갔다. 그는 '일본에 아내와 딸을 두고 있다'고 했다. 일본에서 20년을 살았고, 일본을 자주 왕래하는 관계로 일본어가 능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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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 케네스씨
"인구 200만의 수도 아부자는 100% 안전합니다. 곳곳의 CCTV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누구나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실체를 모를 수 있다. '나이지리아는 치안이 불안해서 호텔 밖에 나가면 큰일이 벌어진다'는 말이 기우(杞憂)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현상은 수도 한 복판에 불과하다. 나이지리아의 속사정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수도 아부자만의 이야기입니다. 남부 지역으로 내려가면 심각한 일이 자주 벌어집니다."
 
케네스(Kenneth) 씨의 경고 메시지였다. 그는 "국가 비상사태가 아직도 연장선상에 있다"고 했다. 언젠가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분위기라는 것이다.
 
아무튼, 케네스(Kenneth) 씨와의 첫 만남에 대한 축배는 나이지리아 맥주 스타(Star)로 했다. 장시간의 비행시간을 잊고 별(Star)이 된 기분. 제법 매운 맛의 중국 음식이 입에 딱 맞았다. '일식당이나 한식당은 아직 없다'고 했다.
 
나이지리아 거주 한국인은 약 500여명. '라고스'에 200명 정도이고, 수도 '아부자'에는 50여명에 불과하다. 그것도 대사관 직원이나 기업 관계자를 빼고 나면 이곳에서 생업에 종사하는 순수 교민은 손으로 꼽을 정도의 적은 숫자에 불과하다.
 
다음날 점심식사도 중국집에서 했다. 그곳은 우리의 성북동에 비해도 손색이 없는 부촌(富村)이었다. 누가 아프리카를 빈국(貧國)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도심의 일부분일 뿐 큰길만 벗어나도 가난이 통째로 묻어났다.
 
현지인들과 재래시장을 돌아보기로 했다. 예비역 장군 한 사람이 동행했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했던 재래시장을 찾지 못하고 도중에 포기하고 말았다. 일단 이슬람교의 모스크를 방문했다. 들어가는 절차가 복잡했으나, 들어가서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사진 촬영이 엄격하게 제한돼 있기에 외관만 보고 나왔다. 아직도 이 나라는 사진 촬영에 대해 총을 든 군인들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 거리에 나가서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었으나, 주변의 만류로 포기했다.
 
부패(腐敗), 무위도식(無爲徒食), 안전(安全)
 
호텔 앞 공원에는 현지인들로 붐볐다. 은행보다 좋은 레이트로 환전을 해주는 사람들 때문이다. 비공식 거리 은행인 셈이다. 너덜너덜한 현지화(라이라)가 한 보따리 씩 건네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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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머리에 이고가는 현지인
그리고, 남녀 구분 없이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걷는 모습들이 신비스러웠다. 도심의 대로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아프리카를 왜 그토록 싫어하는 걸까? 아프리카 사람들이 무슨 폐를 끼쳤기에?"
 
남아프리카 출신으로 런던에서 교사를 하고 있는 작가 '베벌리 나이두(Beverley Naidoo)'의 소설 <들려요? 나이지리아>의 한 구절이다. 사람들이 아프리카를 싫어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현지인 케네스(Kenneth) 씨는 아프리카가 안고 있는 문제를 크게 세 가지로 요약했다.
 
"부패(腐敗), 무위도식(無爲徒食), 안전(安全)입니다. 그리고, 덧붙인다면 나이지리아의 당면 문제는 전기(電氣)입니다. 대단히 심각합니다."
 
실제로 고급 호텔인데도 불구하고 전기가 수시로 나갔다. 갑작스런 정전으로 엘리베이터가 지진을 만난 듯 덜컹 서기도 했다. 개인들의 집에는 소형 발전기를 두고 있다고 했다. 정전에 대비해서다.
 
자원이 풍부하고 땅이 넓고 인구가 많은 이 나라가 왜 아직도 전기 문제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을까.
 
"부패(腐敗)"
 
이 나라는 석유 생산을 통해 벌어들인 막대한 부(富)가 강물처럼 어디론가 흘러버린다. 이  곳에서 만난 한 회사원은 "40여 년 전부터 이 나라의 잠재력을 기대했으나, 아직도 그 잠재력이 발휘되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는 탁월한 리더십을 통한 도덕성과 윤리성이 정립되지 못한 때문일 것이다.
 
또한, 기독교와 이슬람으로 반반 씩 갈라진 종교적 갈등과 250여 개 부족 간의 대립이 이 나라 발전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그래서 지도층에 대한 국민들의 증오(憎惡)가 태양처럼 뜨겁다.
 
"세상에 증오를 치료할 약은 없다."
 
'베벌리 나이두(Beverley Naidoo)'는 소설 <들려요? 나이지리아>에서 '증오를 치료할 약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증오를 치료할 약이 분명 있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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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F의 행사장 입구

글로벌피스재단(GPF:세계의장 문현진)은 11월 7일부터 9일까지 나이지리아의 수도 아부자에 있는 쉐라톤 호텔에서 이들의 증오를 치료하기 위한 행사를 열었다. 도덕과 혁신의 리더십이라는 주제 하에 풍요로운 미래를 위한 지속적인 평화 건설이라는 명제를 제시한 것이다(계속).

입력 : 201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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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상인 장상인의 세계, 세계인

전 팬택전무(기획홍보실장) 동국대 행정학과/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석사)/인하대 언론정보학과대학원 박사(수료). 육군 중위(ROTC 11기)/한국전력/대우건설 문화홍보실장(상무)/팬택 기획홍보실장(전무)/경희대 겸임교수 역임. 현재 JSI파트너스 대표/ 부동산신문 발행인(www.renews.co.kr) 저서:홍보, 머리로 뛰어라/현해탄 波高 저편에/홍보는 위기관리다/커피, 검은 악마의 유혹/우리가 만날 때마다 무심코 던지는 말들/오타줄리아(공저) 기타:월간조선 내가 본 일본 일본인 칼럼 215회연재/수필가, 소설가(문학저널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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