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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도쿄타워」의 애환(哀歡)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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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와(昭和)시대의 상징물로서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는 「도쿄타워」가 등록 유형문화재가 되어 영원히 그 모습을 유지하게 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1958년에 완공된 이 탑(塔)은 TV, 라디오, 방송의 종합 전파 탑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일본의 부흥과 고도 경제성장의 심벌로서, 그리고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이어지게 하는 전망대로서도 그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일본 문화청은 「도시의 경관(景觀)을 상징하는 건물로서 지명도는 물론 건축사적인 가치도 대단히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등록 유형문화재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역사적인 건조물을 보호하면서 실생활에 활용도 한다는 것이다. 1996년부터 시작된 이 제도는 ‘지정문화재’와는 그 기준에 차이가 있다. 외관을 크게 변형시키지 않는다면 내부는 자유롭게 개장(改裝)할 수 있다.

 

등록 유형문화재는 건축 후 50년이 경과한 건물을 대상으로 한다. 일본에는 이러한 문화재가 5,428건이나 된다. 일본 문화청은 그 폭을 넓혀 지난해부터는 미술 공예품등도 등록 유형문화재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 도쿄타워」

 

아날로그 시대를 마감하는 현재의 「도쿄타워」는 외형적으로는 영원히 살아남지만, 그 역할은 끝나가고 있다.「도쿄타워」보다 키가 배(倍)가 크고(약 610m), 또 디지털 방송탑이 될 「신도쿄타워」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슬픈........도쿄타워’일까?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으로 최근 일본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여류작가 ‘에쿠니 가오리’(Ekuni Kaori, 42세)의 소설 「도쿄타워」의 첫머리를 보자.

 

'세상에서 가장 슬픈 풍경은 비에 젖은 도쿄타워이다.’
도쿄타워는 도심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애환(哀歡)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리라.
‘남자 스물 사랑을 가르친다.’
‘여자 마흔, 사랑을 배운다’는 것만 보아도 소설 속의 이야기가 짐작이 간다.
원조교제, 프리터(Free+Arbeit+er)족, 연상의 연인과의 거침없는 섹스 등, 일반인들의 상식을 무참히 날려버린 신세대들의 파격적인 몸짓들이 이 소설 속에서, 아니 일본사회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어머니의 친구와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불륜도 하나의 문화다’는 그들의 강변(强辯)일까?

 

“몸이라든지, 또래 여자애들보다 돈이 많아서 편하다든지, 함께 다니면 폼이 난다든지, 장래에 대해서 심각하게 캐묻지 않는다는지가 아니다. 연상의 여자를 좋아하는 데는 보다 더 단순한 이유가 있다.”

 

“연상의 여자는 천진난만하다.”


“실제로 사귄 연상의 여자 ― 아르바이트를 하는 백화점에서 알게 된 아줌마. 형의 약혼녀, 항상 개를 데리고 다니는 이웃집의 갈색머리 유부녀 등 모두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천진난만해졌다.” 

 

그래서 작가는 ‘남자 스물 사랑을 가르친다.’고 했나보다. 참으로 어른스러운(?) 신세대들이다.

 

현실속의 누나아내들―

 

일본의 후생노동성이 최근에 발표한 바를 보면, 소설속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적인 일들이 펼쳐진다. 연상남편의 부부가 1985년 73.7%에서 2004년에는 57.7%로 줄었다. 이와는 반대로 연상의 아내 즉, ‘누나아내’ 부부는 1985년 12.1%에서 2004년에는 23.1%로 늘었다. 4쌍의 부부 중에서 1쌍이 ‘누나아내’인 셈이다.

 

일본 아이치(愛知) TV 편성국에 근무하고 있는 이토슌이치(伊東俊-, 53세)씨는 “연상의 여자와 나이어린 부하직원간의 사랑을 그린 TV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바야흐로 ‘누나아내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한다. 이토(伊東)씨가 전해준 이야기가 참으로 재미있다.

 

“서로 신경을 쓰지 않아서 좋다. 남편의 수입이 적어도 아내 수입이 높아서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 (남편 35세, 아내 40세)

 

“결혼 후 2~3년이 지나자 연령차이가 느껴졌다. 여자로 보이지 않았다. 잠자리를 같이 하고 싶지 않았다. 남편이 어린애처럼 굴어서 마치 ‘모자관계’ 같았다.” (남편 30세, 아내 37세)

 

부부관계가 어떻게 본인들의 상식만으로 이루어지겠는가.

 

“그렇게 젊은 남자아이들과 저도 모르게 사랑을 해버린 그다지 젊지 않는 두 여자 ― 시후미와 키미코 - 에게 경의와 동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는 작가의 말에서 일본사회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필자는 「도쿄타워」 소설 속에 나오는 다음의 말들이 좋았다.

 

“한낮의 「도쿄타워」는 수수하고 온화한 아저씨 같다. 초등학교를 오가는 길에 ‘토오루’는 언제나 그렇게 생각했다. 수수하고, 온화하며, 견실한, 마음 푸근한 「도쿄타워」―”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수수하고 온화하고 견실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요즈음과 같은 어지러운 세상에서는...

입력 : 200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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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상인 장상인의 세계, 세계인

전 팬택전무(기획홍보실장) 동국대 행정학과/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석사)/인하대 언론정보학과대학원 박사(수료). 육군 중위(ROTC 11기)/한국전력/대우건설 문화홍보실장(상무)/팬택 기획홍보실장(전무)/경희대 겸임교수 역임. 현재 JSI파트너스 대표/ 부동산신문 발행인(www.renews.co.kr) 저서:홍보, 머리로 뛰어라/현해탄 波高 저편에/홍보는 위기관리다/커피, 검은 악마의 유혹/우리가 만날 때마다 무심코 던지는 말들/오타줄리아(공저) 기타:월간조선 내가 본 일본 일본인 칼럼 215회연재/수필가, 소설가(문학저널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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