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남편들은 대체로 가정 일에 무관심하다. 지난 9일, 일본의 「인구문제 연구소」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일본 남편 다섯 명 중 네 명은 가정 일과 어린아이 키우는 일에 “나 몰라라…” 한다고 한다. 20~60대의 가정 중 약 80%가 이에 해당된다고 하니, 일본 남편들이 가사(家事)에 등한한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맞벌이 가정에서도 집안 일에 손 하나 까닥하지 않는 ‘간 큰 남편’도 20%나 된다는 것이다. 예의바르고, 친절하며, 원칙적인 일본 사람이지만 정(情)은 부족한 것 같다. 사실 일본에 가면 호텔에도 더블 베드가 드물다. 온천에 가면 이불과 요가 따로따로 펴진다. 몸속의 모든 병이 달아나 버릴 것만 같은 좋은 온천수와 분위기는 마치 ‘동화속의 주인공’ 같은 느낌이지만, 잠자리에서의 부부는 이산가족(?)이 된다. ‘황혼 이혼’을 기다리고 있는 일본 부인들-꽤 오래 전부터 일본에서 유행하는 사회풍조이다. 남편이 정년 퇴직할 때까지 온갖 뒷바라지를 하던 부인은 남편의 퇴직금이 통장에 들어오는 순간 이혼을 제의한다는 것이다. “그 동안 참고 견디었으나 이제는 내 갈 길을 간다.” 남편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냉정한 부인이다. 그러나 부인 입장에서 보면 그 반대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20년 이상 살아온 부부가 이혼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23년 사이에 네 배나 늘었다는 통계도 있다. 황혼 이혼 현상은 일본 남편의 경우만은 아닌 것 같다. 가족과의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이 중요하다 일본의 「커리어개발 연구소장」인 누마나미 쇼타로(沼波正太郞, 59세) 씨가 최근에 주창한 ‘가족과의 커뮤니케이션 체크 포인트’를 소개한다. <熟年 1人起業> 채점 방법은 △거의 없다 (0점) △가끔씩 있다 (1점) △자주 있다 (2점) 이다. ①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인사를 한다. ( ) ② 일을 시키고 나서 “고마워” 등을 말한다. ( ) ③ 부를 때 정확한 이름을 부른다. ( ) ④ 결혼기념일에는 꼭 선물을 한다. ( ) ⑤ 외출할 때는 뭔가 메시지를 남긴다. ( ) ⑥ 그날 있었던 일을 자세히 말한다. ( ) ⑦ 저녁식사는 가급적 같이 한다.( ) ⑧ 미용실에 다녀오거나 새 옷을 사 입었을 때 칭찬을 한다. ( ) ⑨ 부인이나 자녀들이 남편(아버지) 친구들의 이름 또는 얼굴을 알고 있다. ( ) ※거의 모른다 (0점) / 몇 명 알고 있다 (1점) / 5명이상 (2점) ⑩ 주 1회 정도는 같이 외출을 한다. ( ) 이상의 채점표에서 14~20점은 정상 커뮤니케이션, 9점~13점은 요주의 상태이며, 0점~8점은 위험수위에 도달한 가정이란다. 이 경우, 정년 이후에 「황혼이혼」내지는 「비에 젖은 낙엽」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비에 젖은 낙엽의 신세를 면하려면 자기 계발을 잘해야 「비에 젖은 낙엽」은 수 년 전에 도쿄대학의 여교수가 명명하여 유명해진 말이다. 비에 젖은 낙엽이 빗자루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듯이 ‘부인 옆에 꼭 붙어있는 처량한 남편 신세’를 비유한 것이다. 아침 일찍 출근하여 매일 밤늦게 집으로 들어가는 샐러리맨들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에 쫓겨 특별한 취미도, 노년에 대한 설계도 없이 퇴직을 맞은 사람은 영락없는 ‘비에 젖은 낙엽’이다. 얼마 전에 도쿄에서 일본 친구인 고사카 준이치(小坂順一, 59세) 씨를 만났다. 그는 일본 3위의 건설회사(鹿島)에 다니고 있다. 내년에 정년퇴직을 하는 그는 두 가지의 진로를 놓고 고민하고 있었다. 하나는 현재의 회사에서 65세까지 계약사원으로 근무하는 것이다. 물론 연봉은 현재 받는 것의 4분의 1로 줄어든다. 또 하나는, 중소기업에 재취업하여 그 동안의 노하우(Know how)를 살리면서 제2의 인생을 펼치는 것이다. “무일푼의 백수(?)는 ‘황혼 이혼’의 지름길이며 ‘비에 젖은 낙엽’의 표본”이라면서 그는 술잔을 비웠다. 이런 사람들을 위하여 누마나미(沼波) 씨는 ‘자기만의 세일즈 포인트’ 10계명을 제시했다. 수십 년 동안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한 사람도 ‘3분 이내에 자기 PR을 하라’고 하면 1분도 채 못 채운다면서 재취업시의 면접요령을 정리한 것이다. 그 내용을 소개한다. ① 밝은 미소를 띤다. ② 책임감이 강하다. ③ 성실성과 진지함이 있다. ④ 착실하고 꼼꼼하며, 사무능력이 있다. ⑤ 컴퓨터의 스킬이 우수하다. ⑥ 인내심과 지구력이 있다. ⑦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받고, 또 사람을 좋아한다. ⑧ 영업제안(기획제안형 영업) 능력이 있다. ⑨ 사고력이 깊어 기획력이 있다. ⑩ 그 동안 쌓아온 두터운 인맥이 있다. 가족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것과 시대의 흐름에 맞는 자기 계발이 ‘황혼이혼’과 ‘비에 젖은 낙엽’을 면하는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나는 왜 내가 혼자인가를 알았다. 푸른 나무와 무성한 저 숲이 실은 하나의 이파리라는 것을…. 제각기 돋았다 홀로 져야 하는 하나의 나뭇잎. 한 잎, 두 잎이 동떨어져 살고 있는 고독의 자리임을 나는 알았다. 그리고 그 잎과 잎 사이를 영원한 세월과 무한한 공간이 가로막고 있음을……. (이어령,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장상인 팬택계열 기획홍보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