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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서 격화된 ‘한동훈 배신자론’ 향배는

서봉대  정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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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10일 오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부산, 울산, 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한동훈, 원희룡, 윤상현, 나경원 당대표 후보. 사진=조선DB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후보를 겨냥한 배신자론이 갈수록 가관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혔던 그가 4·10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정치권에 들어온 이후부터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던 것을 계기로 불거지기 시작,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들어선 채 상병 특검 수정안 제안과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등을 이유로 더욱 가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배신자 공세가 경선 판세를 흔들만한 꺼리가 돼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지난 대선에서도 윤 대통령을 겨냥, 배신자 논란이 가열됐으나 판세를 흔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은 검찰총장이었던 윤 대통령이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배신, 야당 후보가 됐다는 점 등을 부각시키며 공세를 폈으나 그다지 먹혀들지 않았던 것이다.

 

정치판에선 배신자로 낙인찍히는 게 다반사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탈당과 복당을 거듭하던 과정에서 배신자 논란을 피할 수 없었지만 최고령 의원(82) 기록까지 세웠을 만큼 정치적으로 건재하다. 특히 2015년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주류인 친문(문재인) 측과 갈등을 빚다 탈당·합류한 국민의당을 통해 이듬해 총선에서 호남을 석권, 더불어민주당에 텃밭 참패를 안겨줬던 주역이었다. 그럼에도 지난 22대 총선을 앞두고 복당할 수 있었고 공천까지 받아 5선 의원으로 당선됐다.

 

박 의원만 그랬던 게 아니라 정치판에 오래 있다보면 누구든 배신자라는 비난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다. 당론에 맞서 소신을 지나치게 앞세우다가 그렇게 되기도 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혹은 세력간 갈등 격화로 이합집산을 거듭해왔던 여의도 생리 때문이기도 했다. 선거를 앞두고 당 공천에서 떨어지면 소속 당을 거세게 비난하며 탈당, 무소속 혹은 경쟁 당으로 옮겨 출마했다. 운좋게 당선되면 갖가지 명분을 내세워 복당까지도 했다. 정치적 미래, 혹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면 복당이 유리할 것이란 계산을 했을 것이다. 게다가 탈당 정치인을 배신자라고 비난했었던 소속 정당조차 앞장서 복당시키려고 안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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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왼쪽부터)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지난 7월 9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첫 TV토론회에 참석했다. 사진=조선DB

 

이처럼 정치판에선 배신이 희화화(戲畫化) 되기도 했던 셈이다. 정치판이란 게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오늘의 적이 또 내일의 동지가 되기도 하는 배신자 세상 아닐까.

 

한동훈 후보를 겨냥, “윤 대통령을 배신한 사람이라고 몰아붙였던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배신자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험지 출마를 거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에서 배제되자 야비하다는 등 소속 당을 거세게 비난하며 탈당, 대구에서 무소속 출마해 미래통합당 후보와 맞섰던 것이다. 게다가 당선된 후 복당까지 했고 대구시장 후보로도 공천받았다.

 

3김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YS19903당 합당에 합류했을 때 배신자로 몰렸다. 민주화 투쟁의 지도자였다가 신군부 세력과 함께 하기로 했다는 이유에서다.

 

1997년 대선 정국에서는 DJP 연대를 놓고 DJJP 모두 지지세력으로부터 배신자 비난을 들어야 했다.

 

JP의 경우 3당 합당과 DJP연대 때 모두 합의됐던 내각제 개헌을 YSDJ에 의해 연거푸 배신당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집권한 직후 소속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을 탈당, 자신의 세력이 주축이었던 열린우리당으로 갈아탔다. 집권당을 교체해버린 전무후무한 대통령으로 자리매김됐던 것이다.

 

이처럼 배신자로 낙인찍히게 된 정치인들이 잇따랐음에도 어떤 쪽은 단기간에 씻을 수 있었던 반면 다른 쪽은 오랫동안 궁지로 몰리기도 했다는 건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출마했던 선거의 당락도 영향을 미쳤고, 특히 지지기반이 얼마나 견고한 지에 따라서도 갈렸다. 3김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배신자 프레임에 오랫동안 갇혀있는 유승민 전 의원만 봐도 그렇다.

 

정치판이 결국 세()대결의 장이란 측면에서 배신자 프레임을 씌운다는 것 역시 그 과정과 맞물리기 일쑤였던 것이다. 세력간 갈등이 고조될수록 배신자 공세도 더욱 격화되는 것이다. 이런 공세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는 건 지지기반이 열세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한동훈 후보에 대한 배신자 공세의 향배 역시 대표경선 관련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다.

입력 : 2024.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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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jisang3@daum.net 경북 청송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국민일보에 입사한 이후 2020년 뉴스 1 부국장을 마지막으로 30년 언론인생활을 마무리했다. 정치부장, 정치선임기자 등으로 여의도 정치권과 청와대, 총리실 등을 취재하고 후배 기사를 데스킹하는 데 20여년을 보냈다. 현재 민간연구원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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