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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4·10총선, 中道가 사라졌다

서봉대  정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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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과 참석자들이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압승 전망이 발표되자 박수치고 있다. 사진=조선DB

4·10 총선 결과는 역대총선 신기록으로 자리매김됐다. 1988년 소선거구제가 부활된 이후 집권 후반기가 아닌 초·중반기의 정권이 총선에서 참패했던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선 집권당인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가 개헌·대통령탄핵 저지선을 겨우 확보한 108석에 그쳤던 반면 제 1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은 175석을 차지했다.

 

김대중 정부 중반기인 2000년 총선에선 제 1야당인 한나라당의 ‘DJ 정권 심판론이 거셌지만 박빙승부에 그쳤다. 한나라당이 133석으로 제 1당을 차지, 승리했으나 당시 공동정부를 구성했던 새천년민주당(115)과 자민련(17)의 의석을 합칠 경우 1석 차이에 불과했던 것이다.

 

게다가 당시 선거에서는 새천년민주당과 자민련 간의 선거공조가 무산됐던 덕에 한나라당이 수도권 등 상당수 선거구에서 이겼다는 점까지 고려할 경우 어느 쪽의 승리라고 꼽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박근혜 정부 임기 후반기였던 2016년 총선에서도 정권심판론이 거셌으나 판세를 뒤흔든 건 여권과 야권의 분열이었다. 총선 직전 여론조사에서도 정권심판론이 국정안정론을 압도했으며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 역시 30%대로 추락했던 상황이었음에도 그렇게 됐다.

 

집권당인 새누리당은 비박 공천학살·진박논란에다 중진 의원 탈당사태에 휩싸였으며 야권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열돼 있었던 상황이 선거결과로 이어졌던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새누리당보다 단 1석 많은 제 1당이 됐다.

 

이처럼 역대 총선에서는 대부분의 정권심판론이 승패를 갈랐을 정도까지는 힘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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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 오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조선DB

 

그런 점에서도 압승-참패로 드러난 이번 총선은 이례적이다. 이유는 뭘까?

 

야권의 정권심판론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소통 부재와 일방통행식 국정운영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지적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있지만,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도 적잖게 받았던 것으로 윤 대통령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압승할 만큼의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국민의힘이 이준석 전 대표의 탈당 등으로 대선 지지세력의 이탈을 초래했다는 지적 역시 비슷한 상황에 처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를 감안하면 집권당 참패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이외에도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논란, 호주대사의 출국금지 해제논란 등 정권심판론의 불씨로 꼽히는 것들이 있지만, 이런 이유들보다는 더욱 날선 진영싸움의 결과때문 아닐까. 지역주의를 토대로 한 영·호남은 물론, 인천 대전 수원 등 수도권과 충청권에서도 갈수록 텃밭 색채가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천의 경우 2012년 총선 때만 해도 여야가 절반씩 차지했으나 2016년 총선 때부터 더불어민주당이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을 압도하기 시작, 이번 총선에선 전체 14석중 11석을 차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원에서도 2012(당시에는 민주통합당)총선 때 5석 중 4석을 차지한 이후부터는 줄곧 의석을 독점해왔다.

 

대전에서는 2012, 2016년 총선 때만 해도 양대 정당이 비슷하게 의석을 가져갔으나 2020년부터는 더불어민주당이 전석(7)을 차지해 왔다.

 

인천과 대전의 경우 정당별 득표율에서도 갈수록 더불어민주당으로 기울고 있다. 인천은 34.86%(2016)52.88(2020), 대전은 같은 기간 43.51% 53.73%로 높아졌던 것.

 

이처럼 영호남 이외지역으로도 텃밭 색채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은 진영 대결이 그만큼 거세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최대 수혜자는 더불어민주당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 당선자가 없었다는 점도 진영대결의 위세가 어느 정도 였는지를 뒷받침한다. 201611명에서 2020년엔 5명으로 줄었다가 이번에는 아예 없었다. 역대 총선 신기록이기도 하다.

 

군소정당들도 지역구 254석 중 3석을 얻기는 했으나 2석은 더불어민주당 후보 사퇴나 야권 후보단일화 덕을 봤다.

 

그만큼 이번 총선은 양대 정당간의 대결구도로 치달았던 것이다. 2020년 총선에서 6석을 얻었던 정의당(이번 총선에선 녹색정의당)이 지역구나 비례대표 의석을 한 석도 얻지 못해 원외정당으로 추락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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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오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비례대표 후보들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각 방송사의 22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보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진영대결 구도가 첨예화되면서 중도층의 이성적·합리적 판단까지 흔들었을 것이다. 투표에 참여했던 중도 표심도 이같은 구도에 휩쓸렸을 가능성이 높다.

 

정권심판론에 맞서 이·(이재명·조국) 심판론이 고조됐으나 표대결에서 역부족이었던 저변에도 이런 상황이 자리해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당대표들이 모두 사법적 심판대에 올라있고 후보들조차 전과자 혹은 재판받고 있거나 각종 의혹들에 휩싸였음에도 압승했고, ‘돌풍을 일으켰다. 과거 선거때라면 판세를 망치는 패착이 됐을 정도였으나 이번 총선에서는 그다지 흔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내로남불 묻지마 진영투표가 기승을 부렸기때문 아닐까. 투표일 직전까지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연령대에 따라 1030%대였다는 부동층의 존재감이 허()해 보인다.

입력 : 202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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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jisang3@daum.net 경북 청송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국민일보에 입사한 이후 2020년 뉴스 1 부국장을 마지막으로 30년 언론인생활을 마무리했다. 정치부장, 정치선임기자 등으로 여의도 정치권과 청와대, 총리실 등을 취재하고 후배 기사를 데스킹하는 데 20여년을 보냈다. 현재 민간연구원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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