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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이번 총선서 정권심판론 약발 얼마나 먹힐까

서봉대  정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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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총선을 이틀 앞 둔 2008년 4월 7일 오후 경기 수원 구운동 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지원유세를 마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유권자들에게 한표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4·10 총선에서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결과 야당의 정권심판론이 여당의 국정안정론을 앞섰던 게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거대 양당이 자체 분석한 판세 예상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우세했다. 하지만 접전 선거구들이 50여개나 된다는 점이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현재의 판세 기류가 투표소 표심으로 그대로 이어질 것인지 속단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게다가 역대 총선을 되짚어 보면 정권심판론은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다. 야당이 지거나 박빙 승부로 끝났을 때가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였던 2008년 총선에선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허니문 선거였기에 정권심판론이 끼어들 여지가 별로 없었다.

 

집권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과거 서울시장 선거공약이었던 뉴타운 건설 등 부동산 재개발공약을 제시, 수도권 민심을 파고들었으며 선거결과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을 휩쓸며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던 반면 제 1 야당인 통합민주당은 100석에도 못 미치는 참패를 당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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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4월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 중앙시장에서 열린 거리유세에서 김근태 열린우리당 선대위원장이 화이팅을 외치며 지지자들과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사진=조선DB

 

4년 앞선 2004년 총선에서도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은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압승,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다. 집권 2년차인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선거를 앞두고 20%대라는 저조한 상황에 처해있었던 만큼 정권심판론이 먹혀들 듯했으나 반전이 일어났던 것.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노무현 탄핵의결에 따른 역풍이 표심을 뒤흔들었고 정치권 쇄신을 기치로 내건 열린우리당이 가세함으로써 압승을 이끌어냈다.

 

문재인 정부 3년을 막 넘기던 시기에 치러졌던 2020년 총선에서도 권력형 비리의혹들이 터지는 등 여당 측 악재들이 잇따랐으나 야권의 분열과 막말 파문에다 집권당이 코로나 사태에 편승, 여권 악재들을 덮어버렸던 덕에 압승으로 끝났다. ‘()’퓰리즘이란 비난속에 투표일 직전 긴급 재난지원방침을 강행했던 게 표심에 주효했던 것이다.

 

대통령 임기말의 총선이라도 정권심판론이 늘 통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명박 정부 임기말 치러졌던 2012년 총선이 그랬다.

 

권력형 비리의혹들에 휩싸이면서 대통령의 국정운영지지율도 20%대로 추락했던 상황이었음에도 야권의 분열과 막말 파문 등으로 집권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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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14일 오전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 참석,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조선DB

 

물론, 집권당이 정권심판론에 휩쓸리면서 졌을 때도 있었다. 박근혜 정부 임기말이었던 2016년 총선때였다. 당시 여론조사결과도 정권심판론이 국정안정론을 압도했던 분위기였던 것.

 

하지만 양대 정당간의 의석차는 1석에 불과했다.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비박 공천학살·진박논란과 맞물려 정권심판론이 더욱 탄력을 받았으나 야권 분열상황때문에 더불어민주당 의석 수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역대정권에선 정권심판론이 대통령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거셌으나 승부를 가를 정도로 탄력을 받기는 쉽지않았다.

 

때문에 대통령 임기가 반환점도 돌지않은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총선에서 정권심판론이 탄력받고 있다는 것은 이례적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타깃이었던 86운동권출신들이 공천에서 밀려나는 등 더불어민주당의 선거전략이 먹혀들고 있기도 하지만, 저변에는 윤석열정부의 국정난맥상 등에 따른 비난여론이 자리해 있는 것이다.

 

정권심판론이 더불어민주당이 목표했던 대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할 정도의 파괴력을 갖기는 어려워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선거연대를 하고 있는 조국혁신당에서도 당 대표가 사법적 심판대에 올라 있는 상황 역시 정권심판론처럼 표심을 흔들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심판론으로 맞불을 놓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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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막말전력으로 사퇴압력을 받고있는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가 2012년 4월 8일 오후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그럼에도 정권심판 표심을 과신하고 있기 때문인 듯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당내 후보들의 막말과 각종 의혹 등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져도 뒷짐만 지고 있다. 2012년 총선 때 김용민 막말 파문까지 오버랩되고 있다. 당시 총선 막바지에 김용민 막말파문이 판세를 뒤흔들었으나 후보 사퇴 없이 버텼고 더불어민주당의 참패로 이어졌던 것.

 

또 권력형 비리의혹과 대통령 레임덕에 빠질 집권 후반기가 아니라 초·중반 상황에서 여당이 총선에서 진다는 것은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도 야당의 의도만큼 판세가 현실화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임기를 절반 넘게 남겨둔 상황에서, 집권당의 참패로 대통령의 레임덕이 조기 가시화될 경우 국정은 마비되고 사회 전반적으로 혼란에 빠져들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대통령 탄핵론까지 꺼내들고 압승 기세로 몰아붙이고 있으나 그럴 정도의 표심을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간에는 어느 쪽이 이기든 박빙 승부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총선 결과가 양당 중 어느 한쪽의 참패로 가닥잡힐 경우에는 후폭풍으로 총선이후 상황이 더욱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했을 때는 물론이고, 국민의힘도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당정간 갈등이 증폭될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이미 대통령 탈당론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입력 : 2024.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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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jisang3@daum.net 경북 청송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국민일보에 입사한 이후 2020년 뉴스 1 부국장을 마지막으로 30년 언론인생활을 마무리했다. 정치부장, 정치선임기자 등으로 여의도 정치권과 청와대, 총리실 등을 취재하고 후배 기사를 데스킹하는 데 20여년을 보냈다. 현재 민간연구원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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