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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년 4월호

15-1 지리산둘레길 인월~금계 구간

가자, 천왕봉이 손짓하는 곳으로!

글 : 황소영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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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는 거리 : 19.3km
⊙ 걷는 시간 : 8시간
⊙ 코스 : 인월~매동마을~등구재~
    창원마을~금계마을
⊙ 난이도 : 구간 거리가 길어 조금 힘들어요
⊙ 좋은 계절 : 겨울을 제외하곤 어느 때나




인월~금계 구간에는 지리산 제석봉~천왕봉~하봉 능선의 웅장한 조망이 펼쳐져 있다.
  2008년 시범구간으로 먼저 알려진데다 지리산 정상인 천왕봉(1915m) 조망, 촘촘히 펼쳐진 다랑이논,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고갯마루 등 전체적 풍광이 빼어나고, 출발지인 인월까지의 접근성이 좋아 현재 개통된 지리산둘레길 18개 코스 중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둘레길에는 따로 구간 번호가 붙지 않지만 사람들은 통상 이 구간을 지리산둘레길의 제3코스라 부른다.
 
 
  발끝에 부딪히는 정겨운 풍경들
 
  길은 구인월교 앞에서 시작해 람천을 끼고 제방으로 이어진다. 개울 건너편으로 지리산둘레길 안내센터와 그 앞에 주차해 둔, 지금쯤 어느 구간을 유유자적 걷고 있을 둘레꾼들의 차량이 햇살에 부딪혀 반짝인다. 허수아비처럼 팔 벌린 이정표를 따라 중군~장항~매동을 각각 지난다. 장항마을에서부터 이어진 포장길은 매동마을과 멀어지며 끝을 맺는다. 시멘트 길을 잠시 버리고 오솔길을 따라 올라서면 다랑이논의 정겨운 풍광들이 눈앞에 흩어진다. “옛날에 한 농부가 논을 갈다가 집에 가려고 삿갓을 들어보니 그 안에 논이 하나 더 있더라”는 유래에서 ‘삿갓배미’라고도 불리는 이 계단식 논들엔 자투리땅도 소홀히 할 수 없었던 지리산민들의 억척스러움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산에선 미처 볼 수 없었던 육중한 산줄기와 낮은 땅이 주는 편안함. 빠르게 걷지 않아도 누가 뒤에서 독촉하지 않고, 산행에 익숙지 않은 가족과의 동행도 부담 없다.
 
  남원 땅을 등지고 ‘거북 등을 닮았다’ 혹은 ‘아홉 구비를 오르는 고개’라는 의미로 이름 지어진 등구재를 넘는다. 한때는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유일한 교통로이자 두 지역의 연결고리였던 길. 이 고개를 깔딱 넘어서면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과 중봉, 그리고 두 봉우리 옆의 하봉이며 제석봉이 장엄하게 보인다. 경상도로 진입한 둘레길은 함양군에서 산청을 거쳐 하동군으로 이어지다 전라남도 구례를 지나 다시 남원으로 연결된다. 지리산둘레길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 말투와 생활습관, 사고방식이 다른, 그러나 결국은 지리산이라는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인, 같으면서도 다른, 다르면서도 같을 수밖에 없는 삶의 조각들을 엿볼 수 있다. 이번 구간은 천왕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까운 창원마을을 지나 금계마을 앞 버스정류장에서 끝이 난다.
 
● 지리산둘레길 인월~금계 가이드
 
  인월면소재지를 출발해 중군마을~수성대~장항마을~매동마을~등구재~창원마을~금계마을로 이어지며 제방, 농로, 차도, 임도, 숲길 등이 골고루 섞여 있다. 중군마을 윗길로 오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황매암 방향은 오르막 숲길이고, 삼신암 쪽은 평탄하다. 이 길은 백련사 직전에서 다시 만나므로 어디로 가든 상관은 없다. 이후 중군마을 주민들이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수성대와 운봉이 호수일 때 배가 넘나들었다는 배너미재, 또 지금도 당산제를 지내는 장항마을을 차례대로 지난다. 장항교에서 도로 건너 감식초공장 옆을 오르면 녹색농촌체험마을인 매동마을이 나온다. 매동에서 등구재 넘어 금계마을까지의 11km는 지리산 주능선 조망이 가능한 길로 ‘다랭이길’로도 불린다. 전체 구간 소화가 어렵다면 매동마을~등구재~금계마을만 걷는 것도 좋다. 문의 지리산둘레길 안내센터 063-635-0850.
 
 
  ● 교통
 
  동서울터미널에서 인월행(종점 백무동) 버스를 탈 수 있다. 아침 7시부터 밤 12시 심야우등까지 하루 8회 운행하며 3시간20분쯤 걸린다. 요금은 1만5300원. 인월행 직통이 없는 지역에서는 남원이나 함양으로 이동 후 인월행 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자가용의 경우 서울에선 대전–통영고속도로를 타고 함양JC에서 88고속도로로, 부산 등 경남권에서는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진주에서 대전–통영고속도로로 진입, 이후 함양JC에서 88고속도로를 타면 된다. 인월은 88고속도로 지리산IC가 있는 곳이다. 다만 원점 회귀가 아니므로 차량 회수를 위해선 배차 간격이 뜸한 버스보다는 택시를 타는 것이 좋다. 두 지점 간 택시요금은 약 1만5천원. 차량이 두 대라면 시작점과 마지막 지점에 각각 한 대씩 주차하고 회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 숙식
 
  둘레꾼이 자주 찾는 곳이어서 숙식시설도 가장 발달된 곳이다. 인월면소재지에 모텔형 숙박시설이 있고, 지나는 마을의 웬만한 가정집마다 민박을 한다. 민박집을 정하지 못했을 경우엔 마을의 이장님을 찾아간다. 가정집 민박은 하룻밤 3만원 선. 식사는 한 끼당 5천원 선. 조망 좋은 곳마다 펜션이 들어서 있지만 가정집 민박에 비해 2~3배 정도 가격이 비싸다. 매동마을 인근에 사진작가 강병규씨가 운영하는 갤러리 ‘길섶(www.gillsub.com)’이 있다. 지리산둘레길 전체 구간 중 매점이 제일 많이 밀집된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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