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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년 4월호

金永龍 - 《선택할 자유》, 《자본주의와 자유》 밀턴 프리드먼 著

개인의 자유가 번영의 기초임을 실증적으로 보여줘

글 : 金永龍 한국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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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永龍
⊙ 60세. 서울대 금속공학과 졸업. 고려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美오하이오주립대 경제학 박사.
⊙ 국방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 전남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 역임.
⊙ 저서: 《생활 속 경제》 《의료면허제 비판과 대안》 《시장경제의 이해》(공저) 등.
  시카고학파는 사람들의 경제행위를 가장 잘 설명하는 분석도구는 가격이론이며, 자유시장경제가 자원배분과 소득분배를 가장 효율적으로 하기 때문에 정부개입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믿음에 서 있다.
 
  이런 시카고학파의 대부(代父)로 잘 알려진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은 1912년 뉴욕에서 태어나 러트거스(Rutgers) 대학과 시카고대학을 거쳐 컬럼비아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시카고 대학에서 보냈다. 65세에 은퇴한 후 그는 스탠퍼드 대학 후버연구소에서 연구활동을 하다가 2006년 11월 16일 94세를 일기로 별세하였다.
 
  프리드먼은 1930년대 대공황을 계기로 전(全) 세계가 케인스혁명에 휘둘릴 때, 이에 맞서 시장경제를 옹호한 시장경제론자다. 그는 스스로 무정부주의자(無政府主義者)가 되기를 원했으나, 국가나 정부는 없어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인식 아래 ‘작은 정부’ 입장을 고수한 현실주의자였다.
 
  1976년 프리드먼에게 노벨경제학상을 안겨준 것은 통화이론과 소비함수론이었지만, 그 스스로 세상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끼친 저작으로 《선택할 자유》(Free to Choose)와 《자본주의와 자유》(Capitalism and Freedom)를 꼽는다. 그는 “통화이론과 소비함수론이 과학적 연구의 기술적 부산물이며 직업을 통해 얻은 분별력으로 정책에 영향을 준 것이라면, 더 광범위하게 세상에 영향을 미친 것은 바로 위의 두 책”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곤 했다. 이 두 책은 그 철학적 바탕을 같이하고 있지만, 《선택할 자유》는 더 구체적 사례를 바탕으로 자본주의와 시장이 움직이는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선택할 자유》는 프리드먼이 시카고 대학에서 은퇴한 후 시장경제의 장점과 우수성을 대중에게 널리 알릴 수 있도록 경제·사회 철학을 담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는 치테스터(Robert Chitester)의 제안에 따라 빛을 보게 되었다. 1978년부터 미국·홍콩·일본·인도·그리스·독일, 그리고 영국 등지에서 만들어진 비디오 및 오디오 테이프의 총 길이는 무려 6마일을 넘었다.
 
 
  자본주의가 자유를 보장한다
 
  《선택할 자유》는 ‘시장의 위력’(The Power of the Market), ‘통제라는 이름의 폭군’(The Tyranny of Control), ‘요람에서 무덤까지’(Cradle to Grave), ‘학교교육, 무엇이 문제인가?’(What's Wrong with Our School?), ‘누가 소비자를 보호하는가?’(Who Protects the Consumer?), ‘인플레이션의 치료’(The Cure for Inflation) 등, 총 10개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각 비디오 테이프는 프리드먼의 설명을 곁들인 30분간의 다큐멘터리와 30분간의 토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후 새로 제작된 비디오 테이프는 5개로 축약되었다. 프리드먼의 설명은 간단한 메모를 토대로 한 것이었으며, 나중에 그의 부인인 로스(Rose Friedman)가 내용을 재구성하여 책으로 출판했다.
 
  필자가 《선택할 자유》 비디오를 처음 접한 것은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경제원론 TA로 학생들을 가르칠 때였다. 그 이전에 대학원의 ‘가격이론’ 강좌에서 프리드먼과 베커 등을 접할 수 있어 그 내용이 생소한 것은 아니었지만 경제학 전반에 걸친 프리드먼의 해박한 지식과 논리와 실증에 기초한 토론에서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 책은 이후 필자가 자유시장경제주의자가 되는 바탕이 됐다.
 
  프리드먼은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인도되는 자발적 교환과 토머스 제퍼슨이 기초한 미국 독립선언문의 핵심이 개인의 자유임을 강조하고, 미국의 정치·경제적 기적은 바로 이 개인의 자유로 인해 가능했다고 주장한다. 즉 자본주의와 자유시장이 정치·경제적 자유를 보장하고,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번영을 약속할 수 있음을 명쾌한 논리와 각국의 역사적 실증(實證)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자본주의와 자유》 역시 자본주의가 경제적 자유를 보장하고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제도임을 강조하는 책이다. 이 책은 하이에크(Friedrich A. von Hayek)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쓴 《예종에의 길》(The Road to Serfdom)이 볼커 재단의 주목을 받으면서 미국과 유럽의 자유주의 지성인 하이에크, 미세스, 나이트, 프리드먼, 스티글러, 해즐릿 등 39명이 1947년 스위스의 도시인 몽펠레린(Mont Pelerin)에서 회합, 결성한 ‘몽펠레린 소사이어티’에서 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볼커 재단은 1950년대 중반, 자유시장 제도에 관심이 있고 호의적인 청년들을 대상으로 여름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프리드먼이 여기에서 강의한 내용을 재구성하여 1962년에 펴낸 책이 바로 《자본주의와 자유》다.
 
  《자본주의와 자유》는 결론까지 총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경제적 자유와 정치적 자유의 관계’(The Relation Between Economic Freedom and Political Freedom)’에서는 경제적 자유가 정치적 자유의 근간이 된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자유시장경제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프리드먼은 처음에는 홍콩을 보고 경제적 자유가 정치적 자유의 근간이 된다고 생각했으나, 나중에 칠레의 피노체트 정권을 경험하며 경제적 자유와 정치적 자유는 별다른 관련이 없다는 쪽으로 생각을 정리했다.
 
  제9장 ‘면허제도’(Occupational Licensure)에서는 면허제도는 특정 직업군(群)의 공급을 제한하므로 공급 과소에 따른 가격상승과 함께 소비자 복지 감소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의료인 면허제도를 폐지해도 된다는 주장은 일반인들의 견해와는 사뭇 다른 것으로서, 이는 프리드먼의 강한 주장 중의 하나이다. 제11장 ‘사회복지정책’(Social Welfare Measures)은 임대주택 등 정부의 복지정책이 어떤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선택할 자유》와 《자본주의와 자유》에 담겨 있는 프리드먼의 사상은 자유와 시장을 옹호하는 시카고학파의 본류(本流)를 반영하는 것으로서, 30년간 미국의 동부학파와의 논쟁을 승리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였다. 학문세계에서의 이러한 승리를 바탕으로 1980년대의 ‘시카고혁명’을 일으켰고, 각종 산업정책에서 정부개입을 줄이고 시장기능을 촉진하게 함으로써 미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를 마련했다.
 
  개인의 자유와 책임보다는 국가의 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오늘의 한국적 현실에 비춰볼 때, 정책 당국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평이한 에세이 형태지만 엄정한 논리와 다양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읽기가 쉬운 책은 아니다. 하지만 국가개입이 의도하지 않게 어떤 불행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깨달을 수 있으며, 특히 요즈음의 무상(無償)복지정책을 둘러싼 논쟁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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