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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년 4월호

기업 경영

시장경쟁에서 승리하는 기업이 곧 세계 표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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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성과 창출, 인재 양성, 윤리경영, 사회적 책임 이행이 성공 기업의 조건
기초과학 분야 종사자들이 정당한 사회적 평가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 마련 시급


李采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 1946년 경북 상주 출생.
⊙ 영남대 법학과 졸업.
⊙ 삼성물산 해외사업본부장, 삼성-GE 조인트벤처 대표, GE코리아 회장, GE헬스케어 아시아
    총괄사장, 한국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협회장 역임.
  2008 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여전히 혼란스럽기만 하다.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표류 중인 세계 경제호를 이끌 새로운 글로벌 스탠더드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필자는 위기의 시대에 우리나라 경제를 번영의 길로 이끌 글로벌 스탠더드의 조건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경제 분야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는 승자의 논리다. 그동안 지속가능한 경영의 모델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아 온 까닭이다. 일본 경제의 전성기였던 1980년대에는 일본식 경영이 표준이었고, 1990년대 후반에는 미국이 세계 표준을 이끌었다. 시대에 따라 표준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언제나 승리할 수 있는 기업의 조건은 무엇일까. 필자는 승자가 되기 위해 기업이 갖춰야 할 5가지 요소를 거론해 보고자 한다.
 
 
  성공 기업의 다섯 가지 조건
 
인천국제공항은 공항 서비스 부문 5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 글로벌 스탠더드 공항이 되었다.

  첫째는 성장이다. 성장하지 않는 기업은 죽은 기업이나 마찬가지다. 경영의 모든 문제는 기업의 성장이 멈추면서 나타난다. 성장하지 않는 기업은 투자가로부터 외면당하고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기업이 정체되면 조직에 몸담고 있는 종업원들 또한 성장이 멈출 수밖에 없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전해 온 기업은 모두 쉼 없이 성장해 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둘째는 성과 창출이다.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는 기업은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주주(株主)와 고객 등 이해관계자로부터 불신(不信)을 당하고 직원들의 미래도 보장할 수 없다.
 
  셋째는 인재를 모으고 길러내는 일이다. 우수한 인재가 모이지 않고 또 인재를 양성하지 못하면 기업은 영혼이 없는 기계장치와 다름없다. 현상유지와 이어지는 쇠락의 길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넷째는 윤리경영 실천이다. 모든 기업 활동은 정직과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 비윤리적인 기업은 성장은커녕 존속 자체가 불가능하다. 한철 장사에 만족하는 뜨내기 기업이 아니라면 윤리경영을 철저히 실천해야 한다.
 
  다섯째는 사회적 책임 이행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만이 높아진 시민들의 기대를 지속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다. 사회적 책임활동을 하지 않는 기업은 스스로 신뢰를 갉아먹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필자는 이 같은 5가지 원칙을 세우고 지난 20년 동안 글로벌 기업의 경영인으로 일했고, 지속가능한 ‘존경받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지금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을 세계적인 글로벌 공항전문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일하고 있는데, 예나 지금이나 천착하고 있는 나름의 경영철학의 핵심은 바로 변화와 혁신이다.
 
  변화는 이제 너무나 식상한 단어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시대를 초월해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진실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이다. 어느 시대에나 ‘더 이상 시도해볼 만한 새로운 것이 없다’고 여길 때쯤, 새로운 것이 등장해 그 기업은 물론 산업 전체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왔다. 이런 혁신과 변화를 통해 기업을 성장시키고 성과를 창출하는 것은 기업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일이며, 그 바탕에는 언제나 기업이 커야 종사자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기업과 직원의 성장을 동시에 추구할 때 기업은 성장의 선순환(善循環) 사이클에 올라타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고 순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기업을 위한 지속가능한 시장경제의 환경도 ‘변화와 혁신’으로 요약할 수 있다.
 
  세계 경제는 지금 급격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맞고 있다. 이른바 돈과 정보가 돈을 만드는 시대에서 지식이 서로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더 거대하고 힘 있는 지식으로 재편되며 새롭고 엄청난 부(富)가 창출되는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强小기업이 新성장 동력
 
  한국은 지난 반(半)세기 동안 세계가 놀라워할 만큼의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이는 경공업・중화학・전자공업 등 양적인 생산력 확대를 기반으로 한 제조업 중심의 성장 동력이 가져다준 열매였다.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시대를 견인할 동력은 지식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산업이 될 것이다. 이에 발맞춰 경제・산업・기업・인력의 체질 변화와 혁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경제체질이 급격히 바뀐 시대로 이끌 핵심 동인(動因)은 우수한 인재를 확보한, 작지만 강한 기업과 관점의 전환이다.
 
  독일 경제학자 헤르만 지몬(Hermann Simon)의 주장대로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의 발굴과 육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히든 챔피언’은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확실한 목표와 전략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중간 규모의 기업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종업원 250명 이상 되는 기업의 비중이 전체 기업의 0.2%에 불과해 미국의 7.1%, 영국의 5.9%, 독일의 8.4%, 일본의 8.5%에 비해 매우 부족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혁신적인 관점의 전환은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시장에서 생존하고 승자로 우뚝 서기 위한 자양분이다. 얼마 전 강소기업을 소개하는 국내 TV 프로그램에서 자동차 와이퍼를 생산하는 업체의 CEO가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이 회사의 목표는 와이퍼를 없애는 것이란다. 언뜻 이치에 맞지 않는 말처럼 들리지만 와이퍼 없는 자동차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작지만 강한 기업들이 경제 패러다임의 급변기에 신속히 대응하며 진화할 수 있는 유기체로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이 신(新)성장동력 산업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우리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이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호의 미래를 밝혀줄 정보통신, 바이오, 나노기술,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산업에서 이른바 ‘되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혁신을 통해 핵심원천기술을 개발할 인재의 육성은 가장 기본적인 숙제다. 그럼에도 ‘돈 되는’ 전공과 직업에 인재가 몰리는 현실이 안타깝다. 기초 과학 분야 종사자들이 창의적인 연구를 생계 걱정 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과 정당한 사회적 평가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더불어 과학기술이 기술혁신을 선도하며 첨단산업의 질적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글로벌 스탠더드가 된 로컬 스탠더드
 
  창의적 인재 육성과 맞물려 우려되는 것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잠재성장률 역시 급속도로 악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전 세계 평균(2.54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22명으로 나타나 세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속도로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된다면 2030년 이후에는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고, 2040년 이후에는 1% 미만으로 내려앉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노령층의 고용을 촉진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고, 경제적 부담 등으로 인해 아이 낳기를 기피하는 부부들의 출산을 장려해야 한다. 또한 국경을 초월해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우리나라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생산가능 인력을 확충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대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 선수는 이제 세계 정상, 세계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 역설적이지만 글로벌 스탠더드의 출발점을 로컬 스탠더드에서 찾을 수 있을 만큼 우리 경제와 기업의 위상이 높아졌다.
 
  세계 각국의 공항 관계자 4300여 명이 인천공항을 배워 갔을 만큼 인천공항은 이제 세계 최정상 공항으로 성장했다. 인천공항에 오면 다른 공항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경험을 한다.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느끼고, 즐기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시설들이 공항에 구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IT 기술은 인천공항을 그 어떤 공항보다 수속이 빠른 공항으로 만들어 주었다. 덕분에 ‘공항 서비스 부문 5년 연속 세계 1위’라는 세계 공항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수립했다.
 
  ‘인천공항에 착륙한다는 것, 그것은 곧 세계 최고 공항에 착륙한다는 것.’
 
  인천공항을 방문한 어느 외국 손님이 남긴 글이다. 그 글 한 줄이 글로벌 스탠더드의 다른 표현인 것 같아 가슴을 뛰게 한다. 더 높이 더 멀리 비상하기 위해서는 한곳에 머무르지 말고 부단히 변화하고 혁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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