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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년 1월호

韓食의 세계화 전략

철저한 현지화, 표준화로 현지인 韓食요리사 양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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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스시의 세계화는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일본 특유의 근성과 일본 정부와 기업의 합작품
⊙ 韓食 세계화를 위해서는 와인과 궁합이 맞는 음식 개발이 필요

서홍진 ㈜Raei 수석 컨설턴트·前 삼성에버랜드 골프문화사업부 식음팀장
⊙ 1957년 전북 전주 출생.
⊙ 서울YMCA호텔전문학교 수료.
⊙ 서울 신라호텔 F&B(식음) 매니저, 서울르네상스호텔 F&B매니저, 삼성에버랜드 리조트 식음팀
    차장, 同 골프문화사업부 식음팀장, 삼성인력개발원 국제테이블매너·에티켓 강사 역임.
  세계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총성 없는 문화전쟁 시대에 돌입했다. 문화전쟁의 핵심에는 음식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음식문화는 상대국에 감성적인 파급효과를 줄 수 있으며, 고부가가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가 自國(자국) 음식의 세계화에 정열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韓食(한식)을 세계 5대 음식의 하나로 만들겠다며 열을 올리고 있다. 한식의 세계화를 표방하며 여러 개인이나 조직 및 단체의 관심표명과 목소리가 커지면서 어수선한 느낌이 든다. 한마디로 정부나 지자체 산하 각종 연구소나 기관들이 너무 난립하고 있다.
 
  기존에 있던 한국 전통음식연구소나 궁중요리연구원 등을 비롯하여 복분자 연구소, 홍삼 연구소, 세계 김치 연구소 등이 착공되거나 문을 열었다. 여기에 더해 용인의 떡볶이 연구소, 전주시의 비빔밥 연구소, 부산 신라대의 막걸리 세계화 연구소, 안성시 한경대의 막걸리 연구소 등을 포함해 한식 또는 전통식품, 전통주와 관련한 연구소를 설립하려는 지자체나 대학교가 적지 않다.
 
  문제는 이들 연구소의 방향과 역할이 상당 부분이 기존의 국가나 기업, 학계와 중복된다는 점이다. 김치를 비롯한 전통 장류와 한식, 전통주 분야는 이미 여러 연구소에서 활발한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다. 농촌진흥청의 한국식품연구원과 한식세계화사업단도 별도로 전담조직을 만들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식 관련 연구소와 部處(부처)의 난립으로 업무혼선, 중복투자와 과열경쟁, 지역과 부서 간의 이기주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필자는 과감하고 혁신적인 정부주도의 조직정비를 제안한다. 정부는 해외식품박람회 사업 추진 주체인 농수산물유통공사를 포함하면서, 각종 단체를 효율적으로 통합하는 강력한 범국가적 조직위원회를 발족해야 한다.
 
  이 위원회에는 한식요리 전문가는 물론 전통음료 및 酒類(주류), 위생, 디자인, 운영 및 서비스, 기물관리 전문가 등 각 분야의 식음 관련 전문가를 포함하고, 전통한식(궁중요리 포함)과 관련해서는 무형문화재들의 전통요리의 기술이 시의적절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위생문제 개선, 조리법 표준화 시급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맛있는! 대한민국 Korea Food Expo 2008’. ‘한식 세계화 선포식’을 비롯한 식품산업발전을 위한 다양한 세미나가 열렸다.

  현재 우리나라의 한식 세계화 사업에서는 민간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이탈리아, 일본, 태국 등은 정부 차원에서 自國(자국) 음식의 세계화가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을 참고해야 한다.
 
  서양인들이 국내 대중식당을 이용하면서 가장 놀라는 것이 ‘냅킨 문화’다. 지금은 계도가 많이 되어 다양한 식탁용 냅킨이 제공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식당에서는 화장실용 두루마리 휴지를 냅킨으로 사용하고 있다.
 
  서양인들 입장에서는 두루마리 휴지를 식탁 주위에 비치하고 있는 것 자체가 매우 비위생적이고 몰상식한 일이다. 또 韓食堂(한식당)에서 2인 이상이 동일한 테이블에서 식사할 경우 찬이나 찌개 등을 여러 명이 같이 먹을 수 있게 제공하는데, 이것 또한 비위생적이다. 1인용 찬그릇이나 국물용 개인용기와 별도의 국자를 제공해야 한다.
 
  또 식당 근무자들이 투철한 프로정신을 가지고, 청결유지와 개인위생을 준수하도록 습관화하는 것이 한식 세계화의 기본이다. 식품위생법상의 위해요소 중점관리 기준을 잘 활용하여 식품의 제조·가공·조리방법의 선진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된장찌개든 김치찌개든 늘 즐겨 먹는 우리 음식이 많지만, 이를 직접 제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조리법의 어려움은 차치하고, 우리 음식 재료의 상당 부분이 발효 음식이라 재료를 만드는 것도 어렵다. 우선 복잡한 조리법을 단순화하고, 국제적인 계량단위에 맞춰야 한다. 적당량, 큰 술, 작은 술 등과 같은 모호한 표현들은 온스(oz), g, cm, 분, 초와 같은 세계 공용의 계량단위로 바꿔야 하며, 조리 후 음식의 산출량(1인분 기준량)을 표준화하는 등 국제 기준의 조리법(Recipe)이 全(전) 한식 요리에 적용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렇게 표준화를 하면 세계 어느 조리사가 만들어도 유사한 맛과 모양, 양을 보여줄 수 있어 자연스럽게 한식 조리사를 양성할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 한국 언론에도 여러 번 보도가 된 한식의 영어 표준 표기법도 개선해야 한다. 미국에서 일본인들이 운영하는 한식당의 김치는 기무치(Kimuchi), 갈비는 가루비(karubi)로 통일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의 한식당은 김치만 해도 Kimchi, Kimchee, Gimchy 등 제각각이다.
 
  세계적인 붐을 일으킨 일본의 대표적인 요리 ‘스시’ 가운데 압도적인 인기를 끄는 것이 ‘마끼’(김을 이용해 밥, 야채, 게살 등을 만 것으로 ‘캘리포니아 롤’이 대표적)다. 스시의 판매 금액 중 80% 정도를 마끼가 차지한다. 니기리 스시(밥 위에 생선을 얹은 정통 스시)를 먹는 미국인은 극소수다. 즉, 현지화의 산물인 캘리포니아 롤의 탄생이 없었다면 스시 붐도 어려웠다는 이야기다. 그밖에 일본의 대표 음식인 라면, 카레라이스, 도리아, 고로케, 요깡, 뎀뿌라 등도 일본인들이 외래음식을 再(재)창조해서 세계화한 것들이다.
 
  우리의 대표적인 음식인 김치를 생각해 보자. 1997년 일본과의 김치 규격분쟁에서 이겼다고 하여 이를 일본의 ‘기무치’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간다면 곤란하다. 기무치는 김치를 일본인의 입맛에 변화시킨 현지화의 産物(산물)이다.
 
  기무치를 부정하는 것은 김치의 현지화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김치가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현지인들의 음식, 그들의 전통적인 기호, 식생활 양식 등에 부합하도록 과감하게 변신해야 한다. 우리 음식이라고 우리 방식(주인)대로만 고집해선 현지화(손님)의 길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와인과 한식, 그리고 막걸리
 
  음식문화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영어권에서는 식음을 F&B, 즉 푸드&베버리지(Food&Beverage)라 부른다. F&B는 항상 어우러지는 것이다.
 
  F&B 중에서 식탁의 꽃이라 불리는 와인을 요리의 나라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선 거의 常飮(상음)한다. 따라서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한식에 와인을 飯酒(반주)로 어울릴 수 있게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서구에서는 와인을 모르고서는 일류 조리사의 반열에 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우리의 (한식)조리사들도 한식의 세계화와 고급 한식을 위해서는 와인을 알아야 한다.
 
  와인과 병행하여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우리의 전통주인 막걸리의 발전을 위해서는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와인등급 구분처럼 막걸리도 만들어지는 재료나 기술에 따라 등급 구분을 하여 가격부터 차별화해야 한다. 다른 우리의 전통주들과 더불어 연구를 깊이 있게 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공모하여 적절한 네이밍(Naming) 과정을 거치면 세계적인 명품 막걸리를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미각 패키지 상품에 막걸리를 포함시키는 것이다. 막걸리는 빈대떡, 파전, 순대, 두부김치 등과 잘 어울리기 때문에 패키지 상품으로 잠재력이 크며, 사이다나 오렌지 주스 등을 활용한 막걸리 칵테일도 세계인의 호감을 얻을 만하다.
 
  셋째, 막걸리는 마신 후 포만감이 강한 술이기 때문에 식사 시 반주로 상음하기 불리하고, 색감이 탁해서 상품성으로도 불리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
 
  한식 세계화 방법 중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이벤트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2010년 G20 정상회의, 2012 여수박람회 등 향후 많은 굵직한 국제행사를 앞둔 우리로서는 이 행사와 더불어 한식관련 이벤트를 치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1964년 도쿄 올림픽 당시 일본정부는 서양인들을 위한 메뉴개발 사업을 주도하면서 일본 음식의 세계화를 추진했다. 1981년에는 농림수산성 산하에 ‘외식산업 종합연구센터’를 설립했고, 2005년에는 ‘수출촉진 전국협의회’를 구성하면서 2010년까지 日食(일식) 애호가를 12억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도쿄 올림픽을 전후하여 소개된 스시는 세계 최고의 일본 음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은 스시만 파는 것이 아니라 스시를 파는 식당도 ‘작은 일본’으로 만들어 갔다. 실내장식, 꽃꽂이, 도자기, 기모노, 예절, 위생과 청결, 시청각적인 미의 창조 등 대표적인 일본문화를 일본 식당에 접목시킨 것이다.
 
  우리나라 특급 호텔의 경우 한식당의 존재가치가 대단히 크지만 경영난이 심해 문을 닫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고, 구조조정으로 기술과 능력이 절정에 오른 식음 전문인력(조리사, 지배인 등)들이 호텔을 떠나고 있다. 한 나라의 음식문화 전파는 반도체, 자동차, 배 등을 만들어 내다 파는 일과는 다르다. 음식은 상품이라기보다는 문화에 속하기 때문이다. 한국 식음 문화에 21세기의 꿈과 희망을 가득 싣고 세계로 뻗어나갈 좋은 기회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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