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통신기술(ICT)산업, 1995년부터 2007년까지 13년간 총 3790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
창출하여 IMF 외환위기 극복에 결정적 기여
韓昌敏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
⊙ 1964년 서울 출생.
⊙ 용문고·연세대 철학과 졸업.
⊙ 조선일보 뉴미디어연구소 전략기획팀장, 한겨레신문 미디어기획팀장, <싸이버저널> 편집인,
딴지일보 편집장 등 역임.
‘2008년 세계 디지털 경제의 사업규모는 3조 유로(약 5400조원)이며, 디지털 경제의 성장률은 연평균 6% 정도로, 전체 경제성장률의 약 2배에 가깝다.’(IDATE·유럽의 통신인터넷미디어 조사기관)창출하여 IMF 외환위기 극복에 결정적 기여
韓昌敏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
⊙ 1964년 서울 출생.
⊙ 용문고·연세대 철학과 졸업.
⊙ 조선일보 뉴미디어연구소 전략기획팀장, 한겨레신문 미디어기획팀장, <싸이버저널> 편집인,
딴지일보 편집장 등 역임.
대한민국이 1인당 GDP 4만 달러 시대의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오늘날의 2만 달러 시대를 가능케 했는지 돌이켜 보는 것이 우선이다. 정보통신기술(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산업의 관점에서 뒤돌아 보자.
대한민국은 1970년대부터 ICT산업을 유망산업으로 인식하고 컬러 TV, 교환기, 반도체, 컴퓨터 등의 주력분야를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국내 최고의 산업으로 발전시켜 왔다. 1970년대에 전기통신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면서, 1980년대에는 TDX 개발(1984), 16비트 PC 생산(1984), 셀룰러 이동전화 서비스(1984), 4M DRAM 개발(1988), 수출 100억 달러 달성(1987), 유선전화 1000만 회선 돌파(1988) 등 정보통신 자립화 기반을 구축했다.
정보화 사회로의 전환이 이뤄지던 1990년대 들어서 세계적인 초고속정보통신 발전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추진됐다. 1994년 12월 정보통신부가 출범했다. 세계 최초 CDMA 상용화(1996)를 통해 1998년 이동통신 가입자가 1000만명에 도달했고,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전 국민 정보화교육이 본격화되는 등 지식정보 강국 도약이라는 국가전략이 수립됐다.
디지털 新산업의 폭발적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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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타임지가 2007년 ‘올해의 발명품’으로 선정한 아이폰.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들은 모바일 기술을 기반으로 ‘유선 IT 강국’ 한국을 추월하고 있다. |
ICT산업의 전체 산업에 대한 수출 비중은 1994년 21% 수준에서 1999년 이후 현재까지 30%대(2004년 최고 36.9% 기록)를 유지,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그리고 ICT산업의 GDP 비중은 1995년 4.0%에서 2007년 16.9%로 4배 이상 증가했다.
대한민국은 ICT산업의 수출 경쟁력, 전 세계 시장점유율, 세계 소비자 평가 등에서 모두 최상위 수준이다. 특히 현시비교우위 지수(RCA·한 나라의 특정산업의 경쟁력을 다른 국가와 비교한 상대적 지수) 측면에서 매우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OECD 평균 총 수출액 대비 ICT 수출액을 1.0이라 하면 우리나라의 ICT수출 RCA는 2006년 2.2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국내 ICT산업의 세계 생산비중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한국의 ICT 기기 세계 생산 비중은 1994년 4.3%에서 2005년 7.1%로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와 평판 디스플레이, 이동전화 단말기의 급속한 성장으로 무선통신기기와 전자부품의 세계 생산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 ICT산업은 초고속 인터넷, 반도체, LCD, 이동통신 등을 중심으로 1990년대 중반부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내 오늘날 ICT강국으로 도약했다. 현재 국내 ICT산업은 고성장으로 수출주도 및 상품수지 흑자, 투자확대 등 우리나라 산업과 경제의 대표적인 선도산업으로 확고히 정착했다. ICT산업은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고용창출을 확대함과 더불어 우리 경제의 저효율고비용 구조를 개선해 온 전략산업이다. 국민경제 성장의 견인차인 국가 제1의 성장 엔진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1998년부터 시작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기반으로 첨단 ICT기술을 서비스와 콘텐츠에 접목한 포털, 온라인 게임, 전자상거래 등 디지털 新(신)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00년 559억원이던 4대 포털 매출액이 2006년 1조원을 돌파했고, 2009년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인터넷 광고 시장은 2000년 1360억원에서 2007년 8907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2009년에는 1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게임도 2000년 1915억원에서 2006년 1조8000억원 시장으로 성장해 규모 측면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 전자상거래는 2000년 58조원에서 2008년 630조원으로 약 11배 성장했다. 인터넷 쇼핑 시장도 2001년 3조3000억원에서 연평균 29.5% 증가, 2007년에는 15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2006년 인터넷 쇼핑 시장은 전체 소매시장 181조6000억원의 7.4%를 차지해 미국과 일본의 2.9%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디지털 신산업은 이렇게 정량적으로 분석 가능한 가치 외에도, 대한민국 전체의 ‘정보경쟁력 향상’과 ‘민주주의의 발전’ 등 계량하거나 금전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부가가치까지 지니고 있다.
경부고속도로가 대한민국 고도성장의 상징인 것처럼 초고속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고속도로’는 1인당 GDP 2만 달러 시대의 상징이다. 제조업이 1만 달러 시대의 핵심동력이었다면 ICT산업과 디지털 신산업은 2만 달러 시대를 이끌어 온 핵심동력이었다.
<디지털 경제(통신, 영상, 소프트웨어, 정보서비스, 온라인 서비스)는 세계 경제에서 가장 역동적인 분야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디지털 경제 분야의 성장률은 전체 경제성장률의 2배이며, 전 세계 경제 성장의 25%를 차지한다. 또 5년 안에 30%에 이를 것이다. 디지털 경제는 선진 경제에서 경쟁력을 가지는 데 필요한 중요 요소다. 디지털 경제에 대한 투자는 다른 경제 분야의 경쟁력을 증진시키기 때문에 가장 생산적인 것으로 판명됐다. 프랑스에서 이 분야의 투자는 미국에 비해서는 2배 정도, 그리고 북유럽이나 일본, 한국 등에 비해서는 3배 정도 작다. 디지털 경제에 대한 투자를 2배로 늘리는 것은 추가적인 성장을 이룩하는 하나의 포인트가 될 것이다.> (프랑스의 디지털 경제 발전 계획, <디지털 프랑스 2012>)
有線 한국을 추월하는 無線 선진국들
대한민국이 ‘IT 강국’, ‘인터넷 강국’이라는 찬사에 도취해 컨트롤 타워인 정보통신부를 해체하고 ‘IT가 고용을 줄인다’, ‘이공계와 IT를 홀대한다’는 말이 나오는 등 주춤하는 사이, 세계 각국은 대한민국을 ICT산업과 디지털 신산업의 모범사례로 벤치마킹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1인당 GDP 4만 달러 국가인 미국과 프랑스는 우리가 2만 달러 시대에 들어서기 위해 펼쳤던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내세우고 있는 새로운 성장 모델인 ‘초고속통신망 구축을 기반으로 한 녹색성장과 사회통합 추구’는 대한민국을 모델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은 自國(자국)이 디지털 분야에서 뒤떨어져 있음을 통감하고 디지털 경제의 발전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그는 ‘공공 정책 평가전망 및 디지털 경제개발’ 장관을 신임하고 디지털 경제 발전의 중장기 액션 플랜을 담은 정책보고서 <디지털 프랑스 2012>를 발간케 했다. ‘디지털 프랑스 2012’ 계획은 朴正熙(박정희) 정부 시절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金大中(김대중) 정부의 지식정보화 강국 계획을 합성한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모바일 인터넷 이용 확산에 따라 2012년경에는 휴대기기를 통한 인터넷 접속이 PC를 통한 접속 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 2008년 전 세계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는 5억5000만명에 달 하며, 2012년에는 15억명을 넘어설 전망.> (삼성경제연구소 <인터넷이 바꾸는 산업의 지도>)
우리는 어떤 전략을 수립하고 어디에 핵심역량을 집중해야 할까. 정답은 ‘모바일(무선) 인터넷’이다. 우리가 유선 인터넷에서 앞서 가는 동안 무선 인터넷에서는 후진국으로 전락했다. 이제는 우리가 일본과 싱가포르, 미국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일본에서 무선 인터넷은 이미 대중화된 지 오래다. 일본의 무선 인터넷 이용자는 약 9000만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80%를 훌쩍 넘은 상태다. 일본 어디를 가나 휴대전화를 들고 인터넷을 하거나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면서 무선 인터넷을 즐기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휴대전화를 구매하면 제일 먼저 비싼 요금이 무서워 무선 인터넷 버튼을 비밀번호로 잠그고, 요금 때문에 청소년이 자살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에는 무선 인터넷이 생활화됐다. 일본에서 무선 인터넷이 활성화된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저렴한 정액제와 무선망 개방 활성화, 그에 따른 업체 간 경쟁이다.
싱가포르도 ‘무선 인터넷 천국’이다. 무선 인터넷의 발전은 이동통신과 광대역 무선 인터넷 가입자의 급속한 증가로 이어졌다. 과거 우리나라의 정보통신부와 같은 역할을 하는 IDA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3세대(3G)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지난 2006년 초 31만7000명에서 2년 후인 2008년 말 247만3600명으로 8배나 늘었다. 현재 싱가포르의 인구가 484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국민 2명 중 1명은 3G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인구 대비 3G 가입자 비중인 약 35%와 비교해도 15%P 이상 높은 수치다. 또 무선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도 1년 만에 120만명 이상 늘어 현재는 80%에 육박하는 373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과거 무역과 금융이 싱가포르를 먹여살렸다면 지금은 무선 인터넷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정부의 시의적절한 정책과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 네티즌의 열성적인 참여로 유선 인터넷 강국으로 부상했다. 이제는 무선 인터넷을 꽃피워야 할 때다.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모바일 대운하’가 건설돼야 한다. 모바일 대운하는 이미 구축된 찻길인 디지털 고속도로와 이어져 이공계 회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벤처 활성화, 청년실업 극복 등 4만 달러 시대로 가는 바다를 잇는 뱃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