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사회에서 성공하려면 ‘다양한 사람과 관계를 맺고 협력할 수 있는 능력’과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
⊙ 소규모 기숙학교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人性을 기르고 핵심역량을
갖추는 것이 ‘명품 公교육’
金兌完 한국교육개발원장
⊙ 1948년 경남 창녕 출생.
⊙ 서울고, 서울대 교육학과 졸업. 同 대학원 석사, 미국 미시간대 석사(교육사회학·문학),
미국 미시간대 박사(교육재정).
⊙ 상인천중 교사, 미국 미시간대 강사·연구조교, 한국교육개발원 책임연구원,
한국교육재정·경제학회장, 계명대 교육학과 교수, 계명대 사범대학 학장 역임.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
⊙ 소규모 기숙학교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人性을 기르고 핵심역량을
갖추는 것이 ‘명품 公교육’
金兌完 한국교육개발원장
⊙ 1948년 경남 창녕 출생.
⊙ 서울고, 서울대 교육학과 졸업. 同 대학원 석사, 미국 미시간대 석사(교육사회학·문학),
미국 미시간대 박사(교육재정).
⊙ 상인천중 교사, 미국 미시간대 강사·연구조교, 한국교육개발원 책임연구원,
한국교육재정·경제학회장, 계명대 교육학과 교수, 계명대 사범대학 학장 역임.
- 아일랜드는 고등학교 입학 전 자유로운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전환학년제’를 실시해 학생의 역량을 키워주고 있다.
교육에서의 글로벌 스탠더드는 ‘정직과 봉사정신’이다. 먼저 정직에 대해 생각해 보자. 한국의 부모와 교사는 자신들의 자녀나 학생이 공부를 못하면 매를 든다. 그러나 서양사회의 부모와 교사는 자녀나 학생이 정직하지 않을 때 매를 든다.
왜냐하면 한국은 시험을 잘 치면 성공하지만, 서양은 추천을 잘 받아야 성공할 수 있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즉 시험이 중요한 사회에서는 공부 잘하는 것이 중요하고, 추천이 중요한 사회에서는 정직한 人性(인성)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글로벌 스탠더드는 무엇일까? 그것은 ‘정직한 인간’이다. 서양사람들이 금과옥조와 같이 여기는 ‘정직이 최상의 정책(Honesty is the best policy)’이라는 말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황우석 교수 사건에서 세계의 벽이 높다는 것을 실감했다. 아무리 우수한 능력이 있어도 정직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정직한 인성의 중요성과 관련해 독일 통일과정에서의 경험을 예로 들 수 있다. 통일 전 서독의 지도자들은 만약 통일이 될 경우, 경제체제는 서독이 동독보다 우월하기 때문에 서독식으로 바꾸면 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교육체제는 혹시 물질 중심의 서독보다 정신을 강조하는 동독이 나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고, 동독의 교육체제에서 취할 점이 있다면 취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통일된 후 동독의 교육체제는 취할 점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교육체제 전체를 서독식으로 바꾸었다. 왜냐하면 동독의 젊은이들이 공산 치하에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숨기고 거짓말하는 행동 등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당시 서독의 지도자들은 정직한 인간을 기르지 못하는 동독의 교육체제는 취할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직한 인간, 봉사정신 함양
정직한 인간을 길러내는 것은 사회의 부패지수(corruption index)를 낮추고, 신뢰지수(confidence index)를 높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일이다.
부패지수와 신뢰지수는 경제의 선진화에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부패한 사회에서는 경제가 발전할 수 없으며, 신뢰도가 낮은 사회의 경제는 沙上樓閣(사상누각)과 같다. 신뢰도가 낮은 국가는 국제경제가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쉽게 위기를 맞게 된다.
교육에서의 두 번째 글로벌 스탠더드인 봉사정신은 자신만을 위하는 이기적인 생활이 아니라 이웃과 사회를 생각하며, 자신이 가진 중요한 것을 내놓을 수 있는 마음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자라나는 우리의 2세들이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그리고 육체적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을 위해 내놓고 나눔으로써 다른 사람과 더불어 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도록 해야 한다. 서로 나눌 줄 아는 습관은 성인이 된 후에는 쉽게 형성되기 어려운 습관이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길러져야 한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후진국을 도울 줄 아는 심성을 가져야 한다. 한국은 OECD 가입 15년 만에 30개 회원국 중에서 23번째로 다른 나라를 돕는 개발원조위원회(DAC: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에 가입했다. 지금까지는 도움을 받아 온 우리나라가 이제는 도움을 주는 국가가 되는, 실질적으로 국가의 위상이 격상되는 변화를 맞은 것이다.
이러한 국가의 위상에 어울리는 봉사정신을 가진 국민을 길러내야 하며, 교육과 훈련을 통해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습관을 형성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명품 공교육을 위해 선진국의 지도자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빌 게이츠는 모든 학생이 인종과 경제능력에 관계없이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가난한 흑인들이 밀집해 있는 필라델피아의 도심에 최첨단 시설의 미래학교(School of the Future)를 지었다. 미래학교는 현재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흑인 학생들에게 최고의 명품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또 빌 게이츠는 청소년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작은 기숙고등학교가 바람직하다고 보고, 자신과 부인이 운영하는 게이츠재단을 통해 뉴욕, 시카고, 보스턴, 오클랜드, 밀워키 등 주요 대도시에 500여 개의 소규모 기숙고등학교를 지어주고 있다. 그는 이 사업을 위해 이미 2조원 이상을 쓰고 있다고 한다.
미국 기업계에서 영향력이 막대한 게이츠가 이처럼 스스로 앞장서서 학교교육을 지원하자 다른 지도자들도 교육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워런 버핏은 전 재산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310억 달러를 게이츠재단에 기부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미국 토크쇼 호스트인 오프라 윈프리도 4000만 달러(약 380억원)를 들여 남아공에 여학교를 세우고 학생들에게 전액 무료로 최고의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소규모 기숙학교 운동
이처럼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경제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많은 지도자가 교육에 대한 비전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게이츠가 모든 학생이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과, 이를 위한 작은 기숙고등학교 운동은 21세기 지식사회를 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선진국이 주목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빌 게이츠와 같은 교육에 대한 애정과 비전을 가진 지도자가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명품 공교육을 위한 첫째 전략은 모든 학생에게 교육에서의 글로벌 스탠더드인 정직한 인성과 봉사정신을 기르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 전략은 모든 학생이 생활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셋째 전략은 소규모 기숙학교 교육을 통해 이러한 인성과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경제인 등 사회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성과 핵심 역량은 학교교육만으로는 기르기 어렵다. 예를 들어 아일랜드에서는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의 일년 동안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를 도입해 학생의 역량을 키워주고 있다. 즉 이 기간 동안 청소년들은 향후 자신의 진로에 대한 판단과 실용적인 역량강화를 위해 여행, 봉사, 사회활동 등 다양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것은 학교교육과 학교 밖의 교육을 통합해 학생의 역량을 키워주려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다.
일본의 약 30% 정도의 고등학교에서는 졸업할 때 우리의 대학 논문 수준의 연구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것은 학생들로 하여금 방대한 양의 독서를 하도록 하며, 자신이 정한 주제를 나름 탐구한 결과를 자신의 생각으로 정리하는 경험을 하게 해 준다. 좋은 교육은 방대한 양의 독서와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해 말과 글로 표현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교육은 분명히 좋은 결과로 나타난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핵심역량 중심의 교육과정(competency-based curriculum)을 도입하고, 소규모 기숙학교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인성을 기르고 핵심역량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기숙학교는 학생에게 의미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주며,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선진국의 의미 있는 교육경험을 정리해 소개하면서 우리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명품 공교육이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한국교육개발원이 가고자 하는 지향점이며, 앞으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