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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년 1월호

지식재산을 통한 國富창출 전략

“특허 없이 미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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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2009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지식재산권 보호지수에서 33위에 올라
⊙ 위조 상품 구입, 불법 다운로드 등의 행위는 결국 부메랑이 돼 우리 기업에 치명적인 상처로
    돌아온다

高廷植 특허청장
⊙ 1955년 서울 출생.
⊙ 중앙고, 서울대 화학공학과 졸업. 미시간대 응용경제학 석사, 화학공학 박사.
⊙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 아태지역 에너지정책 자문관, 駐오스트레일리아 상무참사관,
    산업자원부 자원정책과장·자원정책심의관·에너지자원정책본부장 역임.
183개 특허를 보유한 SKT 김진식 매니저. 고교시절부터 발명에 관심을 가진 그는 183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5%는 불가능해도 30%는 가능하다’는 말이 있다. 구태의연한 방식으로는 5%의 개선도 어렵지만, 새로운 접근방식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면 30%의 혁신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지난 3~4년간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언저리에 머물고 있는 한국이 곱씹어 보아야 할 말이다. 과거 한국은 노동력과 자본을 투입해 경제성장의 발판을 마련했고, 기술력과 생산성 향상으로 오늘날의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그러나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의 지표라는 4만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전혀 다른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그 새로운 전략의 중심에 ‘지식재산(IP·Intellectual Property)’이 있다.
 
  特許(특허), 商標(상표), 디자인 등 지식재산이 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이 됨에 따라 이른바 ‘지식재산 전쟁’의 시대가 도래했다. 주요 선진국 기업들이 후발기업을 견제하고 시장을 지키는 수단으로 1980~1990년대 ‘반덤핑 제소’가 사용됐다면, 지금은 ‘특허소송’으로 후발기업들을 견제하고 있다. 최근 ‘특허괴물’이 등장해 대기업을 비롯한 한국 기업으로부터 막대한 로열티를 챙겨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우리 기업이 지식재산 전쟁에서 승리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달성하는 가장 확실한 방안 중의 하나는 한국을 지식재산 强國(강국)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은 강한 지식재산권의 획득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세계 일류 지적재산권 보유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하고, 국가는 범국가적인 親(친)지식재산 정책을 강력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2만 달러 달성이 제조업 기반에서 가능했다면, 4만 달러 달성은 지식재산 경제에서 가능할 것이다.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10개만 있다면 우리나라를 먹여살릴 수 있다’는 말이 있었다. 2008년 기준 삼성전자의 매출은 국내 GDP의 7.1%, 수출은 11%를 차지한다. 이는 삼성전자가 ‘특허 없이 미래 없다’를 외치며 전 세계 기업 가운데 미국 내 특허등록 2위를 차지할 만큼 공격적인 특허경영을 펼친 결과다.
 
  기업의 핵심자산이자 경쟁력의 원천으로 급부상한 원천·표준·핵심특허 등 강한 지식재산권을 확보한 일류 기업들을 계속해서 육성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제품을 부품들의 결합체’로 인식하던 과거의 시각에서 벗어나 ‘제품을 국제특허의 복합체’로 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퀄컴은 지난 10년간 한국에서만 5조원이 넘는 로열티를 챙겨 갔다. 퀄컴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코드분할 다중접속(CDMA) 모뎀칩에서만 1700여 개의 국제특허 복합체로 구성된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세계 최초로 MP3 플레이어 원천특허를 확보한 한국의 ‘엠피맨닷컴’은 단 3건의 특허만 보유해 결국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말았다. 이 같은 사실은 왜 우리가 강한 지적재산권의 포트폴리오를 갖춰야 하는지를 말해 준다. 이렇게 제품과 기술을 국제특허 복합체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바탕으로 기업은 ‘지식재산권 중심의 기술획득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5~10년 후 미래시장을 주도할 특허 포트폴리오와 이러한 특허들을 확보하는 최적의 전략을 수립해 시행해야 하는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먼저 해당 기술 분야에서 시장을 지배하는 주요 경쟁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와 시장의 발전방향을 분석한 후, 미래시장을 주도할 제품과 이를 구현할 원천·핵심특허 등으로 구성된 미래 최강 특허 포트폴리오를 설계하고, 이를 획득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지적재산권을 획득하는 전략은 스스로 연구개발하는 것도 있겠지만, 라이선싱하거나, 他(타)기업의 특허를 매입하는 방법도 있다. 또한 필요한 특허의 획득이 어려우면 특허를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2009년 60여 개 기업이 지적재산권 중심의 기술획득 사업을 추진한 결과, 1396건의 지적재산권 포트폴리오와 이를 구성하는 개별특허의 획득전략, 282개의 연구개발(R&D) 전략, 676건의 신규 특허 출원(예상)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허권 획득이라는 최종 결실을 맺게 되는 3~4년 후에는 우리 기업의 지식재산 경쟁력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特許 마인드를 가진 엔지니어를 육성해야
 
  기업이 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일은 특허 마인드를 갖춘 엔지니어를 육성하는 것이다. 특허 마인드를 가진 엔지니어는 새로운 법칙이나 기술을 발견·개발하는 통상 과학자의 모습에다 인간이 만든 규칙인 지식재산권 제도의 중요성을 같이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은 R&D 결과로 특허가 생산된다는 종래의 인식과 달리, 최강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필요한 R&D 전략을 수립해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인력이다.
 
  엔지니어에게 특허 마인드를 심어 주기 위해 대학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대학이 기본 특허지식을 갖춘 엔지니어를 배출해야 기업은 특허 분쟁 대응 등 심층적인 교육을 통해 특허에 강한 엔지니어로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탠퍼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버클리대 등 미국의 주요 대학은 특허교육을 공학교육의 일부로 인식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특허교육을 하고 있다. 이렇게 특허 마인드가 몸에 밴 인재들이 향후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최고기술경영자(CTO)가 되면,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로 무장한 기업을 만드는 핵심 주역이 되는 것이다. 미국이 지식재산강국으로 자리 잡은 것은 이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특허 엔지니어 양성과 함께, 우리 경제의 장기 성장 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중·고등학교에서 대학까지 지식재산에 기반한 창의적인 영재 기업인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탠퍼드대학 컴퓨터공학과 동료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1998년 작은 창고에서 구글(Google)을 창업했지만, 10년 뒤인 2008년 구글은 218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20개국 약 1만7000여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두 英才(영재) 기업인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 삼성, LG, 포스코보다 주식가치가 더 큰 기업을 만든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제조업 강국의 기반 위에 최고의 영재들이 지식재산으로 구글 같은 세계적 기업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
 
  이러한 민간의 노력은 국가차원에서의 정책적 지지와 변화가 있어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우리의 경쟁국인 미국, 일본, 중국 등은 이미 지식재산 전략을 국가적으로 채택해 추진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특허를 중시한 미국은 2008년 ‘Pro-IP’ 법으로 불리는 ‘지식재산을 위한 자원·조직의 우선화 법’을 제정했고, 백악관에 ‘지식재산집행조정관’을 설치해 국가 주요전략으로 지식재산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일본은 2002년 고이즈미(小泉) 총리가 자신의 정부를 ‘지식재산 내각’으로 명명, 지적재산기본법을 제정하고, 지적재산전략본부를 설치하면서 자신이 본부장에 취임하는 등 지식재산 입국을 천명했다.
 
  한국 정부도 대통령의 관심 속에 2009년 7월 국가 지식재산시스템 혁신을 위한 ‘지식재산강국 실현전략’을 국가경쟁력강화회의에서 13개 부처와 공동으로 대통령께 보고하고, 지식재산기본법 제정·국가지식재산위원회 설치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국가 지식재산 전략 수립, 지식재산기본법 立案(입안) 지원, 지적재산권 존중 문화의 형성, 지적재산권 제도 개선, 국가 기술혁신시스템과 지적재산권과의 정책 연계 조정 등 국가 지적재산권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명확하게 설정해 추진해야 할 것이다.
 
 
  한국, 지식재산권 보호지수 세계 33위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을 위한 기업과 대학, 정부의 노력은 일반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 속에서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우리 사회는 ‘짝퉁 상품’이 넘쳐나고 있고, 최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지식재산권 보호지수도 33위(2009년)에 불과하다. 僞造(위조) 상품 구입, 불법 다운로드 등 우리가 무심코 하는 수많은 행위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서 우리 기업에 치명적인 상처로 돌아오게 된다. 이제 지식재산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사회문화를 시민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 지식재산에 대한 존중, 보호의 정도와 1인당 국민 소득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2007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실증적 분석결과는 그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국가의 지식재산 전략을 산업계, 학계, 정부가 힘을 모아 추진한다면 우리나라가 2만 달러의 제조업 강국을 넘어, 4만 달러의 지식재산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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