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의 벽, 정책의 벽, 산업의 벽, 미디어와 채널의 벽을 허물면 4만 달러 진입 가능
⊙ 신문과 방송, 통신과 인터넷 콘텐츠를 융합한 새로운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해 주는
제5의 뉴미디어 디바이스가 등장할 날 멀지 않아
河東瑾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1955년 경남 산청 출생.
⊙ 부산고, 한국외국어대 영어과, 와세다대학원 국제정치 전공,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석사.
⊙ MBC 보도국 기자·도쿄특파원·국제부장·보도제작부장, iMBC 대표이사 역임.
⊙ 신문과 방송, 통신과 인터넷 콘텐츠를 융합한 새로운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해 주는
제5의 뉴미디어 디바이스가 등장할 날 멀지 않아
河東瑾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1955년 경남 산청 출생.
⊙ 부산고, 한국외국어대 영어과, 와세다대학원 국제정치 전공,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석사.
⊙ MBC 보도국 기자·도쿄특파원·국제부장·보도제작부장, iMBC 대표이사 역임.
- 미디어와 채널의 벽을 허물어야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해진다. 사진은 케이블 TV의 모든 것을 보여준 `KCTA 2008 디지털 케이블 TV 쇼’의 모습.
미국의 오바마 정부는 기술과 이노베이션 전략을 주요 정책으로 삼고 있다. 프랑스의 사르코지 정부도 2008년 10월 디지털 국가전략 정책으로 ‘디지털 플랜 2012’를 발표하고 경제적 위기에 직면해 있는 미디어 업계를 살리기 위해 미디어 구조 개편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선진국이 추진하고 있는 구조개편이 단순히 경제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디어산업을 경제, 사회, 문화적 측면을 모두 고려해 국가의 중요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국의 미디어와 통신산업계의 내부 환경은 기술과 서비스 측면에서는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할 정도로 비교적 성숙되어 있다. 그러나 국가의 정책 지원과 인력 양성, 콘텐츠 유통과 개발 등 주변 환경은 보충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
우선 방송과 통신, 신문, 인터넷의 경계선을 허무는 일이다. 현재 미디어법 개정으로 신문의 방송진출이 일차적으로 허용됐다. 방송의 경우 소유와 규제가 일부 풀리고 종합편성 채널이 허용됨에 따라 방송업계 내부에 새로운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방송 부문의 규제완화는 신규 사업자 진입과 추가자본 유치로 이어지고, 투자여력을 확보한 사업자 간의 콘텐츠 품질 경쟁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이 선순환 구조로 정착되면 우리나라 방송시장은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방송은 방송대로 새로운 미디어와 채널에 적응할 수 있는 융통성이 부족하다. ‘원소스 멀티 유즈’를 실현해 줄 수 있는 채널별 디바이스별 동영상 콘텐츠의 제작과 활용, 합리적인 공급 체계 구축, 그리고 디지털 양방향 서비스 체제 보편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와 투자, 그리고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신문의 한계를 극복하라
신문은 아직 활자 정보 서비스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정보제공 서비스 개발을 위한 디바이스나 콘텐츠 개발에는 역량과 투자가 부족하다. 신문의 방송업 진출이 보다 큰 차원에서 신문과 방송의 콘텐츠 융합을 위한 진출이라면 모를까, 단순히 현재 직면하고 있는 신문업계의 경영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방편으로 생각한 방송계 진출이라면 오판일 수 있다.
현재 미국의 검색포털과 출판유통업계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e-북은 향후 복합 정보매체 디바이스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 신문업계가 투자와 기술개발을 집중해야 할 분야는 방송 진출보다는 오히려 유비쿼터스 서비스를 구현해 주는 스마트 폰과 e-북 등 모바일 디바이스의 서비스를 이용한 정보 서비스 개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구글과 머독이 벌이고 있는 기 싸움의 결과는 향후 인터넷 서비스에서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업계와 웹 서비스 업계가 어떤 모양의 협조를 해야 할지 그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문과 방송 그리고 통신과 인터넷 콘텐츠를 융합한 새로운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해 주는 제5의 뉴미디어 디바이스가 등장할 날이 멀지 않았다.
두 번째 사안은 디지털 콘텐츠의 융·복합 서비스의 실현이다. 인터넷의 확산과 유무선 네트워크의 광대역화에 따라 웹 TV, DMB, 와이브로(이동하면서도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무선 휴대인터넷), IPTV 등 콘텐츠의 유통창구가 다양화하면서 방송통신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플랫폼보다는 방송 콘텐츠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화되긴 했으나, 콘텐츠 제작자의 영세성과 비합리적인 유통 체계 때문에 늘고 있는 콘텐츠의 수요 대응에 한계가 있다. 방송, 통신 콘텐츠 산업의 경우 2000년대 이후 경기 둔화와 서비스 시장 포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TV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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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과 보도전문 채널은 뉴미디어 시대를 예고한다. 사진은 위성DMB와 지상파DMB를 지원하는 네비게이션 신제품발표회 모습. |
이를 위해서는 방송과 통신 콘텐츠 산업의 제작과 유통 환경 개선을 위한 경쟁력 강화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또 디지털 양방향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채널별 다양한 포맷의 프로그램 개발과, 개인이 생산한 콘텐츠를 활용한 미디어의 발전을 위한 논의와 연구가 필수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디지털 융·복합 시대에 디지털 콘텐츠가 갖게 된 새로운 기능이 양방향 서비스와 개인 미디어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사안은 디지털 입체방송의 조기 실현이다. 방송을 시청하는 가장 전통적인 디바이스인 TV가 빠른 속도로 진화 발전하고 있다. 디지털 방송과 함께 시작된 PDP와 LCD TV 모니터는 100인치가 넘는 대형화로 이어졌다. 이제는 선명한 컬러, 사실감 있는 화면, 수명 연장과 경비 절감 등에서 차원을 달리하는 OLED TV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화면의 대형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디지털 가전업계의 총아로 각광받게 될 것은 3D TV라고 할 수 있다. 현재는 일부 상용화된 제품이 시중에 선을 보이고 있으나, 3D TV는 조만간 TV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것이다. 3D TV 전용 콘텐츠 제작은 TV뿐 아니라 다양한 채널과 디바이스, 양방향 서비스에 3D라는 서비스를 계속 확대 발전시킬 수 있는 킬러콘텐츠라는 점에서 그 폭발력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네 번째 사안은 모바일 산업의 서비스 정책과 콘텐츠의 개발에 개방이라는 바람을 불어넣는 일이다. 국내 이동통신 정책에서 가장 큰 과제는 이통업체 위주의 유통구조와 실질적 망 개방 미흡이라는 문제다.
모바일 콘텐츠 제작업체의 진출·입이 실질적이고 자유롭게 허용되어야만 모바일 서비스와 콘텐츠의 발전 환경이 조성된다. 그동안 이동통신업체의 망 독점으로 모바일 콘텐츠 업계는 사실상 퇴보를 거듭했으며 와해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무선 네트워크와 연결된 새로운 서비스
한편, 차세대 모바일 기기로 주목을 받고 있는 스마트폰의 발전과 관련해 간과해서는 안될 분야가 커넥티드 디바이스(Connected Device)산업의 발전이다. 커넥티드 단말기란 무선 랜 등 무선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휴대용 기기를 말한다. 다양한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범용 플랫폼을 탑재하고 있으며 웹브라우저를 통해 인터넷 풀브라우징 서비스가 가능한 단말기 그룹인 커넥티드 디바이스에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PMP, 휴대용 게임기, 넷북, 디지털카메라, PND(Potable Navigation Device), e-북 리더(reader), 보안 단말기, 헬스케어, 운송, 자동차 내비게이터 등이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미디어업계의 몇 가지 관심 사안은 국민 소득 4만 달러 목표 실현에 훌륭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목표를 실현하는 데는 세 가지 요소가 장애물로 지적되고 있다. 투자 부진과 고용 창출력 약화, 그리고 혁신능력 부족이 그것이다. 투자와 고용창출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내야만 가능하며, 새로운 비즈니스의 창출은 연구 개발과 국제 경쟁력의 제고 없이는 추진이 불가능하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미디어정책이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은 두 가지다. 첫째, 우리에게 주어진 다양한 조건과 환경과 법, 제도 등을 여건에 맞게 변형·정착시키고, 통합적 사회 구성과 운영 원리에 대한 합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소통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벽을 없애라! 정보의 벽, 정책의 벽, 산업의 벽, 미디어와 채널의 벽을. 그러면 4만 달러 실현의 날은 더욱 빨리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