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별책부록
  1. 2010년 1월호

‘제조업 중심’ 패러다임의 혁신

청년의 역동성에 기반을 둔 창업형 국가 건설해야

著者無   

  • 기사목록
  • 프린트
⊙ 한국의 경제구조는 제조업 중심의 대기업 체제가 지속되어 세계적인 반도체, 자동차,
    철강 기업은 있으나 세계적인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인터넷기업은 不在
⊙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인터넷 분야는 30대 이하의 청년세대가 적극 진출하기를 원하는 분야

邊熙宰 실크로드CEO포럼 회장
⊙ 1974년 서울 출생.
⊙ 서울대 미학과 졸업.
⊙ 現 주간 <미디어워치> 대표.
  미국의 경우 뉴스코퍼레이션, 타임워너 등의 글로벌 미디어기업, 파라마운트 등 영화 및 엔터테인먼트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인터넷기업 등이 제조업의 경제 영향력을 뛰어넘어 성장하고 있다.
 
  이런 경제구조 덕택에 미국의 25세 청년인 마크 주커버그와 크리스 휴스는 페이스북이라는 인터넷회사를 창업, 3년 만에 2조원 가치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오랜 동안의 자본과 기술 축적이 필요한 제조업과 달리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인터넷의 경우 진취적인 도전 정신과 신기술 개발력 하나로 단기 성장이 가능한 영역이다. 이 영역의 力動性(역동성)을 살려내야만 대한민국의 청년들도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한국은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韓流(한류)에 힘입어 대중문화와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미국 다음의 수출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터넷도 기술력과 디자인 능력에서 미국에 뒤지지 않는 人的(인적)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영역에서 세계적인 기업이 나오지 못하는 것은 정책의 실패 탓이다.
 
  한류와 인터넷 빅뱅은 金大中(김대중) 정권과 盧武鉉(노무현) 정권 시절 시작됐다. 이 두 정권은 이러한 새로운 흐름을 지속시키는 정책보다는 문화 권력과 인터넷 권력을 정치적으로 악용, 독점 권력을 키우며 시장을 급속히 위축시켰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몇몇 연예기획사들이 문어발식으로 시장을 잠식하여, 신규업체의 진입을 차단시켰다. 특히 노무현 정권의 수혜자인 한국의 포털은 강력한 검색기술 개발보다는 미디어 권력을 침탈하는 데 골몰하면서 국제경쟁력을 상실하고 국내 언론계를 장악하는 비정상적인 사업모델로 변질됐다. 이 때문에 기형적인 한국의 포털은 대기업과는 달리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는 국내용으로 전락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결정적인 플랫폼이라 할 수 있는 지상파 방송사도 수십 년째 방송 3社(사)가 독점하면서 콘텐츠 시장 역시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20대 위기론이 20대 포기론으로 확산
 
  그러나 모든 청년이 이 분야에서 취업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청년실업이 8%대에 이르게 됐다. 일자리의 절대 숫자가 부족하다기보다는 몇몇 거대기업 이외에 청년들이 취업을 기피하면서 청년 이직률 상승, 청년 실업난이 점차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경제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20대 전체적으로 무기력한 패배감이 횡행하고 있다. 이른바 ‘88만원 세대론’을 시작으로, 20대 위기론을 넘어 20대 포기론으로까지 비관적 담론이 확산되는 형국이다.
 
  親盧左派(친노좌파) 세력은 2008년 촛불 광기 이후, 20대를 反(반)정부 투쟁의 전위부대로 인식, 끊임없이 20대 위기론을 과장 선동하고 있다. 현재 인터넷의 경우 무정부주의 경향을 보이는 20대들이 ‘다음’ ‘아고라’를 중심으로 여론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20대들의 무기력증, 이로 인한 무정부주의 경향은 친노좌파 세력이 선동한 탓도 있지만, 정부와 여당 등 중도우파 시민사회에서 구체적이고 비전 있는 代案(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탓도 크다.
 
  대한민국의 30대 이하 청년들은 1992년 金泳三(김영삼) 정권 출범 이후, 세계화의 수혜를 받은 첫 세대다. 세계화의 부작용도 있었지만, 누구나 배낭여행 한 번쯤은 다녀올 정도로 손쉽게 해외체험을 할 수 있었다. 해외진출에 적극적이었던 산업화 세대들이 미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높은 고층빌딩에 주눅 들던 일은 요즘 청년들에게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일일 뿐이다.
 
  또 1990년대 후반부터 인터넷의 급속한 발달로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인터넷 영역에서 자유롭게 전 세계의 웹사이트를 접속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웹사이트와 콘텐츠가 그 어떤 나라의 것보다 우수하다는 점도 실시간으로 체험하고 있다.
 
  이들은 이런 체험을 통해 전자제품, 엔터테인먼트 상품, 인터넷 거래 등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소비자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최고의 IT기업들이 한국의 청년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베타서비스(인터넷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나 게임의 정식버전이 출시되기 전, 프로그램상의 오류를 점검하고 사용자들에게 피드백을 받기 위해 정식 서비스 전에 공개하는 미리보기 형식의 서비스)를 하는 이유는 게시판을 통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소비자 리포트를 얻기 위해서다. 이러한 ‘똑똑한 청년 소비자’ 덕택에 인터넷 기업은 물론,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 역시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청년들이 창업하기 좋은 나라가 4만 달러 국가이자 선진국이다. 사진은 2009년 9월 모 대학 채용박람회 모습.

 
  리더가 없는 20~30대
 
  문제는 이런 소비자로서의 능력을 생산자로 전환시키는 데 시간이 너무 지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똑똑한 소비자는 언제든 똑똑한 생산자로 발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청년 네티즌들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불평 불만을 늘어놓는 것 외에 경제와 정치 분야의 참여의 길이 막혀 있다.
 
  이제 40이 넘은 386세대가 30대였을 때, 그 세대는 각계각층에서 리더의 지위에 올라 있었다. 대표적인 386 주자인 任鍾晳(임종석) 의원은 2000년 35세의 나이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1968년생인 ‘다음’의 이재웅 대표는 1999년, 32세의 나이에 자신의 회사를 코스닥에 등록시켰다.
 
  문학계에서는 공지영을 비롯한 386세대가 1990년대 문단의 흐름을 주도했고, 영화계는 박찬욱, 봉준호 감독 등이 30대 초반부터 기대를 받기 시작했다. 이들은 현재까지 대부분 사회의 주류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반면 현재의 30대인 1970년대생 중에는 정치 경제 문화 영역에서 사회적 리더 역할을 하는 인물을 찾아보기 어렵다. 청년세대의 리더가 없다는 것은 대한민국 20대와 30대의 비전과 잠재력을 국가 정책적으로 반영시킬 통로가 없다는 점을 뜻한다.
 
  GDP 2만 달러를 넘어, 4만 달러 시대를 맞으려면 가장 큰 잠재력을 갖추고 있지만, 시장질서로 볼 때 가장 낙후된 대중문화와 미디어, 인터넷 분야에서 청년들이 과감하게 창업에 도전,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20대와 30대 스스로 강력한 정치·경제 決社體(결사체)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친노좌파 386세대들은 그 이후의 세대의 미래는 아랑곳하지 않고, 인터넷과 대중문화에서 독점 권력을 형성, 이를 정치에 이용하는 데에만 골몰한다.
 
  반면 산업화 세대가 중심이 된 중도우파세력은 큰 차원에서는 대중문화와 인터넷시장 개혁 측면에서 청년세대와 뜻이 맞지만, 섬세한 시장 정책에 대한 감각이 뒤떨어진다. 20대와 30대가 스스로 정치세력화하여 직접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해야 되는 시대적 이유다.
 
  20대와 30대가 정치·경제 결사체 구성에 성공한다면, 김대중 정권의 자금 지원 중심의 벤처창업 정책을 넘어, 미국식 인큐베이팅이 강조되는 새로운 청년 창업 정책을 개발 시행할 수 있다. 또 대중문화 시장과 인터넷 시장을 개혁, 이 시장이야말로 가장 進入(진입)과 退出(퇴출)이 자유로운 완전 경쟁 시장으로 발전시켜, 기술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뜻을 이룰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 親美(친미)와 反美(반미)를 뛰어넘어, 아시아 문화·경제 공동체를 형성, 청년들의 문화와 경제 활동 영역을 아시아로 확장시키고, 이 기반을 통해 미국과 유럽과 새로운 협력 관계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진취적인 사고가 청년들에게 형성된다면, 친북의식이라는 고질적인 벽도 쉽게 뛰어넘을 수 있다. 북한을 이끌며, 몽골 및 유라시아 코리아 연방에까지 상상력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反(반)기업 정서도 극복될 수 있다. 청년들 입장에서의 반기업 정서라는 것은 극소수의 대기업에 취업하지 못한 다수 청년의 불만이다. 대기업은 제조업 기반으로 국제 경쟁을 하고, 청년들은 新(신)분야에서 창업으로 돌파하면서, 대기업과 청년기업이 손잡고 세계로 나가게 되면 기업에 대한 반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한민국이 GDP 4만 달러의 국가가 되려면, 경제 성장이 1차적으로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이는 청년들이 새로운 분야에서 자유롭게 창업할 수 있는 창업형 국가 건설로 가능하다. 본질적으로는 친미와 반미, 친기업과 반기업,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등등 한국사회의 고질적 갈등 구조를 타파해야 한다. 이는 先後(선후) 문제가 아니라 청년들이 사회의 리더가 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다.
 
  미국의 오바마 세대의 혁명보다 더 본질적이고 중장기적인 대한민국의 청년세대 혁명이 곧 4만 달러 국가 건설의 시작이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