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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년 1월호

4만 달러 시대의 지방행정

유비쿼터스化 행정으로 4만 달러 시대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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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원은 선제적이고 충분하고 확실하게 해야 한다. 늑장행정은 뒷돈을 받는 행위보다 더 나빠
⊙ 행정은 서비스산업, 행정기관은 서비스 생산공장, 행정공무원은 서비스맨

柳和善 파주시장
⊙ 1948년 경기 파주 출생.
⊙ 양정고·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일본 히토쓰바시대 객원연구원.
⊙ 삼성전자 부장, 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논설위원, 경기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한국경제TV 사장 역임.
  골프 붐이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나타난 현상이다. 그러나 골프를 치던 사람들은 얼마 후 클럽을 던져 버릴 것이다. 대신 사람들은 승마복을 입을 것이다. 3만 달러 시대의 모습은 그럴 것이다.
 
  4만 달러 시대의 모습은 어떨까? 화성의 전곡항에 가 보라. 수많은 요트가 넘실거릴 테니까.
 
  과연 이뤄질 꿈인가. 물론 쉽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꿈꾸는 자에게 새벽은 밝아 온다.
 
  그렇다면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향한 행정은?
 
  최근 전경련의 조사에 따르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4만 달러는 되어야 선진국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또 국민의 64%는 우리나라가 10년 내에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돼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것이란다.
 
  세계 금융위기를 잘 극복하면서 李明博(이명박) 대통령도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대작전’을 계획하는 것은 일단 시의적절한 일이다.
 
  문제는 ‘작전계획’이다. 환율효과에 무임승차하여 명목상의 4만 달러 선진국에 합류할 것이 아니라면 새로운 작전에 따른 새로운 엔진이 요구된다. 특히 행정에서의 엔진이 요구된다. 글로벌 경쟁에서 현재의 추진력으로는 결코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의 행정, 특히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한 행정은 생존행정이다. 4만 달러의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지방행정이든 중앙행정이든 넘어야 할 산, 건너야 할 강이 너무나 많다.
 
  이겨 본 사람이나 조직은 이기는 법을 안다. 그래서 또 이길 수 있다. 바로 승리의 善(선)순환 구조다. 선순환 구조는 변화와 경쟁을 통해서 얻는다. 그 때문에 변화를 읽고 경쟁을 즐겨야 한다.
 
  익숙함에 빠지면 조직은 도태한다. 굳은살과 딱딱한 껍질은 보호막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발전과는 거리가 멀다. 자르고 걷어내고 고쳐서 구각을 깨야만 발전할 수 있다.
 
 
  발, 땀, 눈물의 행정
 
  이제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 더 높은 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지금 서 있는 산에서 내려와야 한다. 경쟁은 경쟁력을 북돋운다. 경쟁력은 능력의 시너지효과다. 다원주의와 신자유주의의 글로벌 사회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한다.
 
  스포츠는 안방에 앉아서는 결코 할 수 없다. 행정도 이젠 책상물림이나 탁상공론 또는 펜대작업이 아니다. 발과 땀과 눈물의 행정을 해야 한다. 벤치마킹을 해야 하고, 아웃소싱을 찾아야 하고, 업그레이드 작업에 나서야 한다. 경쟁이 바로 희망인 까닭이다.
 
  경쟁은 아름답다. 가장 아름다운 경쟁의 장은 올림픽이다. 올림픽 경쟁에서 승리한 금메달은 그래서 아름답고 좋은 것이다. 사람들이 열광하고 박수를 치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인간은 세상에 나올 때부터 숙명적으로 경쟁에 뛰어들게 돼 있다. ‘본 투 윈(Born to Win)’이다. 따라서 경쟁을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경쟁에 익숙해져야 한다. 경쟁을 즐겨야 한다는 말이다.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가 더 빨리 오게 하려면 적어도 그렇다.
 
  시민 중심의 행정서비스가 시민주의 행정이다. 흔한 말로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행정이 시민주의 행정이다. 다시 말해 시민의 편의와 행복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는 시민만족 행정이다.
 
  공무원은 생산과 판매하는 사람이고 시민은 고객이고 소비자다. 그래서 공무원은 ‘시민은 옳다. 시민은 항상 옳다’라는 단순함을 신앙해야 한다. 정답은 소비자인 시민 속에 있기 때문이다.
 
  4만 달러 시대에 도달하기 위한 시민주의 행정의 최우선 과제는 민원행정이다. 시민의 소원을 지체없이 해결해야 한다. 때로는 시민을 찾아가야 한다.
 
  원하기 전에 먼저 충분히 챙겨 주기도 해야 한다. 챙겨 주되 확실히 해 줘야 한다. 그러니까 선제적이고 충분하고 확실하게 해야 할 게 민원처리다. 왜 그런가? 시간은 돈보다 더 귀하기 때문이다. 늑장행정은 뒷돈을 받는 행위보다 더 나쁠 수 있다.
 
  행정은 곧 경영이고, 경영은 곧 이익창출이다. 행정의 손익분기점은 시민의 기쁨과 행복이다. 그 중심에 민원처리가 있다. 빠른 민원처리는 기회비용을 줄이고 경쟁력을 확보한다. 또 민원처리 기간이 길다 보면 비리와 압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시민주의 행정은 종합선물세트를 만드는 일이다. 미래의 행정은 시민의 삶의 질까지 책임져야 한다. 시민이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인형을 원하면 초콜릿을 든 인형을 줘야 한다. 과자를 바라면 사탕과 껌도 함께 제공해야 한다. 이는 당근과 채찍의 논리와 맥을 같이한다. 인센티브를 주되 페널티 또한 강화해야 한다.
 
  행정은 서비스산업이고, 행정기관은 서비스 생산공장이며, 행정공무원은 서비스맨이다.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고 자조한다. 그러나 자조하기 전에 생각을 바꿔야 한다. 공무원의 영혼은 서비스라고, 그리고 행정서비스에 ‘셀프(self)’는 없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행정서비스는 ‘비포(before)와 애프터(after)’, ‘요람에서 무덤까지’ 全(전) 생애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에게는 人格(인격)이 있고, 도시에는 市格(시격)이 있고, 나라에는 國格(국격)이 있다. 행정은 시격이나 국격을 높이는 행위다. 한 사람의 꿈은 그냥 꿈일 수 있지만 萬人(만인)의 꿈은 현실이 된다.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는 만인의 꿈이다. 그러나 그것이 賤民(천민)자본주의의 실현이어서는 안된다. 지갑만 두둑한 猝富(졸부)가 아니라 용모와 태도와 사고에서 모두 격조 높은 모습이 드러나야 한다.
 
  고품격은 청결과 질서와 안전과 복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래서 행정공무원은 도우미요 무수리요 상머슴이 돼야 한다. 쓸고 닦고 고치고 살펴야 한다. 파주시에는 ‘청결이 먼저다. 질서가 편하다. 안전이 복지다’라는 슬로건이 거리 곳곳에 내걸려 있다. 깨끗한 환경에 깨끗한 공무원과 깨끗한 시민이 있다. 그러면 깨끗한 도시가 되고, 도시의 격이 올라가고, 브랜드 가치가 올라간다.
 
  품격은 브랜드 가치와 연결된다. 도시건 국가건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 도시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이다. 같은 제품이라도 브랜드가 명품이면 가격이 몇 배 비싸다. 물건의 격이 브랜드로 결정된다. 경영학의 원산지 효과는 브랜드 가치가 도시나 국가의 격과 직결됨을 말한다. 격을 올리려면 시민 스스로 눈을 떠야 한다. 행정이 그 몫을 담당할 수 있어야 한다.
 
 
  스피드와 단순함으로 승부
 
파주시의 ‘클로징 10’ 발대식 모습. 클로징 10은 모든 공사를 동절기 이전인 10월말까지 마무리한다는 제도로 대통령 및 감사원의 표창을 받은 파주시의 새로운 대민행정서비스다.

  반응이 빠른 조직은 활기가 있다. 살아 있다는 증거다. 행정력은 스피드에서 나온다. 요즘의 스피드는 첨단정보 없이 불가능하다. 행정의 達人(달인)이 되는 방법 중 하나가 남보다 빨리 하는 것이다. 빨리 하는 방법의 하나가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하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 공무원들은 쓸데없는 일을 많이 한다. 그러다보니 항상 바쁘기만 하다. 우사인 볼트처럼 팬츠와 운동화만 착용하고 달려라. 그러나 그 운동화와 팬츠가 최첨단 제품이 돼야 함은 물론이다.
 
  행정의 유비쿼터스화가 필요하다. 또 행정의 노마드(Nomad: 유목민)화도 요구된다. 유비쿼터스가 수직이라면 노마드는 수평이다. 원터치와 원포인트로 모든 걸 해결해야 한다. 단순함과 신속함으로 유목행정을 실현해야 한다.
 
  4만 달러의 시대는 지금보다 복잡하다. 복잡할수록 빠르고 단순함으로 승부해야 한다. 그래서 미래의 행정력은 스피드와 심플한 것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로 가기 위한 행정의 외길이 바로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행정은 원칙과 상식이 어긋나지 않고 명분과 도리에 맞아야 한다. 법과 규정의 잣대가 사람과 때에 따라 고무줄 자가 되면 안된다. 그건 원칙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너무 원칙에만 매달리면 시민이 불편해진다. 불이익을 당할 사람도 있게 된다. 그래서 행정은 상식이 통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명분과 도리는 大義(대의)와 이치에 관한 것이다. 명분은 전체에 이익이 되고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느냐의 문제와 직결된다. 그러나 아무리 명분이 좋다 해도 도리를 따라야 한다. 도리를 따르는 것은 이치에 맞고 경우에 밝아 無理(무리)함이 없는 걸 뜻한다. 그래야 행정은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
 
  원칙과 상식에 맞으면 합법행정, 합리행정이 된다. 명분과 도리에 맞으면 투명행정, 윤리행정이 된다. 합법행정, 합리행정, 투명행정, 윤리행정은 행정의 4대 ‘기본강령’이다. 친구나 친척이나 고향을 잃더라도 할 수 없다. 행정은 이들 기본강령에 집착해야 한다. 4대 기본강령과 4만 달러 시대는 바늘과 실이다. 행복이라는 옷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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