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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년 1월호

4만 달러 전략, 마음이 부자되기

‘존경받는 부자’ 많이 나와야

黃相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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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만 달러 문턱의 한국은 ‘배고픈 부자’ 유형
⊙ 존경받는 부자 코드를 가진 사람에게 돈이란 ‘남에게 잘 베풀 수 있는 수단’ 자신이 가진 것을
    남과 나눌 수 있는 사람

黃相旻
⊙ 1962년 경남 진해 출생.
⊙ 서울대 심리학과 졸업. 美 하버드대 심리학 박사.
⊙ 서울대 강사, 세종대 교육학과 교수.
나누는 것이 자연스럽고, 나누는 삶이 일상으로 일어날 때 우리는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사진은 소외된 이웃들에게 제공할 김장을 담그는 자원봉사자들.
  필자는 국민소득 1000달러,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하면 우리가 잘살게 될 것이라는 소리를 듣고 자랐다. 1980년대에 들어와서 어느덧 국민소득이 1000달러가 넘게 됐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1000달러보다 10배나 더 되는 1만 달러를 넘자는 소리까지 듣게 됐다.
 
  다행히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제 우리는 1만 달러 국민소득을 넘게 됐다. 그리고 지난 10년 동안 다시 2만 달러를 부르짖으며 계속 더 잘사는 나라를 바라고 있다. 2만 달러 문턱에 있는 나라에서 4만 달러 국민소득을 기대하는 국가나 개인전략을 이야기할 때, 이제는 물어봐야 할 것 같다.
 
  “이렇게 계속 국민소득 달러 숫자만 올라가면, 우리의 삶이 나아지고, 이 나라는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하는 것인가요?”
 
  우리가 원하는 부자 나라, 우리가 생각하는 부자의 모습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 채 4만 달러 운운하는 국가전략은 猝富(졸부)의 삶을 그릴 뿐이다. 배고픈 사회에서 열심히 노력하여 잘살게 됐다고 하지만 결국 서로에 대해 배 아파 하는 나라가 된다.
 
  4만 달러 국민소득 달성도 중요하지만 정작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삶의 풍요가 무엇인지,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삶과 정신의 풍요가 무엇인지를 알고 그것을 추구하는 것이 진정한 4만 달러 달성의 국가전략이 되어야 할 것 같다.
 
  4만 달러 선진국의 삶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선진국 사람들이 가진 부자 심리, 즉 富(부)에 대한 마음이다.
 
  우리가 가진 부자에 대한 생각이 우리 모두에게 자부심을 주고, 또 부자가 되는 것이 우리에게 정당함을 줄 수 없다면, 부자가 되려는 마음은 헛된 욕심에 불과하다.
 
  한국인의 마음속에 담겨 있는 부자의 이미지를 파악해 본 결과 대다수 사람이 가진 가장 일반적인 부자의 코드는 ‘배고픈 부자’ ‘품격 부자’ ‘존경받는 부자’ 세 가지였다.
 
 
  돈 자체가 목적인 ‘배고픈 부자’
 
  부를 ‘성장’ 혹은 ‘부의 축적’ 이라는 측면에서 보는 부자의 코드는 ‘배고픈 부자’다. 이는 누구나 부자가 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가지게 되는 코드다. ‘배고픈 부자’는 우리가 주위에서 쉽게 보는 부자의 모습이자, 2만 달러 문턱에서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배고픈 부자는 현재는 돈을 버는 와중에 있고, 돈을 쓰는 것은 미래의 일로 생각하는 심리 상태에 있다. 일단 주변이나 사회를 고려하기보다 ‘나’ 를 중심으로 ‘돈’을 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들의 마음속에는 경제력, 투자, 재테크, 부동산이 뚜렷이 자리 잡고 있다. 사람을 보더라도 그 사람의 인맥이나 투자감각을 중시한다. 풍요로운 삶을 얻기 위해 정보(지식)를 중시하고, 또 부자가 되기 위한 자기 절제나 자기관리를 중시한다. 배고픈 부자의 궁극적인 목표는 남들에게 번듯한 모습의 ‘빌딩’을 가지는 것이다.
 
  ‘배고픈 부자’ 코드는 어느 정도 부가 쌓여 있음에도 계속 부를 축적하고자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는 사람의 모습이다. ‘돈은 곧 자신이 만드는 것이며 돈이 곧 자신의 존재의 이유’라고 생각하는 부자들이다.
 
  배고픈 부자 코드는 현재 우리의 삶을 잘 나타내고 있다. 돈을 버는 데에만 열중한 나머지 계속 돈을 벌어야만 자신의 삶이 가치있는 것으로 여긴다. ‘4만 달러 국민소득’이라는 전략 속에 경제력과 투자, 재테크, 그리고 막연한 풍요라는 단어가 계속 등장한다면, 우리 모두는 여전히 ‘배고픈 부자’의 심리 상태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배고픈 부자 코드를 가진 사람들이 계속 더 많은 부를 축적하면 어떤 변화를 거치게 될 것인가? 2만 달러 수준의 배고픈 부자가 지향하는 모습에는 ‘품격 부자’와 ‘존경받는 부자’가 있다.
 
 
  품격 부자와 존경받는 부자
 
  품격 부자의 모습은 자신이 축적한 돈을 쓰는 부자다. 이미 비교적 안정된 부를 형성한 사람이기에 이들은 자신의 부를 활용하여 자신의 삶의 格(격)을 높이려 한다. 2만 달러 국민소득 수준에 다다른 우리나라에서 國格(국격)이나 국가 경제력에 맞는 국가 브랜드나 이미지 등등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품격 부자의 코드로 국가의 부를 보기 때문이다.
 
  품격 부자 코드를 가진 사람들에게 부란 자신의 품격을 높이는 유용한 도구다. 예를 들면 품격 부자는 예술의전당이나 국립극장 등의 회원이 되려고 한다. 자신의 품격을 높이는 활동이다. 자신이 소수 회원을 위한 클럽의 멤버십을 가졌다는 것을 중시한다. 하지만 자선모임의 회원이 되는 것은 그리 품격 있는 일이 아니다.
 
  품격 부자의 코드는 강남의 타워팰리스 같은 곳에 살고 있는 부자의 이미지다. ‘부자는 부자의 격에 맞는 삶을 살아야 한다’ 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축적한 부에 맞는 품격을 중요시 생각한다.
 
  이들에게 돈은 잘 유지하고 관리하는 대상이다. 돈 자체를 잘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은 이들 자신의 품위와 격조에 맞는 소비생활이다. 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녀와 가정이다.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있기에 자녀가 이런 전문성을 얻을 수 있는 교육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쓴다. 이들은 세상사를 현명하게 처리한다고 믿고 산다.
 
  품격 부자와 다른 형태의 부자가 ‘존경받는 부자’다. 보통 우리 사회에서는 이들을 커다란 자선사업을 한 미국의 카네기나 경주 崔(최) 부자, 또는 故(고) 柳一韓(유일한) 박사 같은 사람을 연상한다.
 
  하지만 존경받는 부자는 커다란 자선사업을 하여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부자인 사람이다. 이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비교적 아낌없이 베푸는 부자의 이미지다. 부를 통한 자선행위나 사회적 기여를 하는 사람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존경받는 부자 코드를 가진 사람에게 돈은 ‘남에게 잘 베풀 수 있는 수단’이다. 굳이 노블레스 오블리주 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가진 것을 남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다.
 
  4만 달러 국민소득을 지향하는 우리의 미래에 많은 사람이 가지게 될 부자의 코드는 무엇일까? 2만 달러 시대인 현재 우리 사회는 다수의 ‘배고픈 부자’들이 품격 부자의 모습으로 변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배고픈 부자들이 존경받는 부자로 변신하는 모습은 비교적 찾기 힘들다.
 
 
  우리가 바라는 4만 달러 미래
 
  국내 최고의 부자 수준에 있는 사람들은 품격 부자의 코드를 잘 보여주지만, 자신의 부를 우리 사회의 사람들과 나누는 모습은 그리 뚜렷하지 않다. 많은 대기업이 公益(공익)사업 형태로 하는 사회공헌 활동들은 배고픈 부자가 품격 부자의 格(격)을 대중에게 보여주는 또 다른 모습일 뿐이다.
 
  품격 부자가 존경받는 부자로 변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언뜻 생각하면 두 부자 유형은 공통점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돈에 대한 두 유형의 인식을 살펴보면, 두 유형은 아주 다른 양상을 보인다.
 
  품격 부자는 돈을 관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반면, 존경받는 부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그 자체의 대상(혹은 수단)으로 돈을 바라본다. 품격 부자는 돈을 품위있게 관리하고 유지하는 데 관심이 집중되어 있지만, 존경받는 부자는 자신의 부를 ‘잘 베푸는 것’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한쪽은 ‘변화’ 보다 ‘유지와 관리’에 위치하고 있고, 다른 한쪽은 ‘변화’ 에 서 있는 형상이다.
 
  배고픈 부자 코드를 가진 사람이 품격 부자에서 존경받는 부자로의 전환은 그리 쉽지 않다. 보통은 절제하는 모습으로 부를 이룬 사람이 배고픈 부자 코드에 머물지 않고 바로 존경받는 부자로 갈 뿐이다.
 
  존경받는 부자는 우리가 4만 달러를 이루게 될 때, 우리 주위에서 많이 보았으면 하고 바라는 부자의 모습이다. 그들은 물질적 측면에서 많은 것을 가진 게 아니라, 자신의 마음이 넉넉하고 풍요롭기에 자신이 가진 것을 주위 사람들과 쉽게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하는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에서 이런 유형의 부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누는 것이 자연스럽고, 나누는 삶이 일상으로 일어날 때, 우리나라는 4만 달러 국민소득에 걸맞은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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