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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년 8월호

[마무리 글] 중국 내수시장은 한국경제 도약의 새로운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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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永鎬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ㆍ1952년 서울 출생.
ㆍ서울대 화학공학과 졸업, 美 버지니아주립대 경제학 석사, 경희대 경제학 박사.
ㆍ산업자원부 산업기술국장·차관보·자원정책실장, 대통령 산업정책비서관, 산업자원부 제1차관 역임.
ㆍ저서 : <미국통상정책과 대응전략>.
  미국과 중국을 지칭하는 ‘G2’라는 말이 통용되기 시작했다. 세계 증시를 전망하려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입보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입을 더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중국의 GDP는 3조826억 달러로 미국의 23% 규모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중국을 더 주목하는 이유는 중국 특유의 역동성 때문이다. 향후 5년 후인 2013년 중국의 GDP는 작년 대비 1조5300억 달러가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미국의 GDP 증가규모 1조1700억 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세계경제 성장에 미국보다 중국이 더 기여할 것이라는 얘기다.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한 중국이 초기에 채택한 경제성장 전략의 핵심은 개방과 외자유치를 통한 수출드라이브였다. 홍콩·타이완·한국 등 東(동)아시아 신흥국 기업이 중국에 들어와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 가공하여 再(재)수출토록 하고, 중국은 이 과정에서 외화 획득, 고용 확대, 기술 도입 등의 효과를 얻는 전략이다.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과 중국 정부의 개방 및 외자유치 정책이 어우러진 이 전략은 큰 성과를 냈다.
 
  특히 2001년 WTO 가입을 전후로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중국은 세계경제의 큰손으로 등장했다. 지난 2000년 중국이 세계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였으나, 2008년에는 8.1%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에 미국의 교역 비중이 15.5%에서 10.9%로 급감하고, 일본이 6.6%에서 4.5%로 떨어진 것과 대조를 이룬다.
 
  2008년 중국의 수출 규모는 1조4289억 달러로 세계 2위이지만, 조만간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영국 조사기관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는 올 수출액에서 중국이 독일을 제치고 1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수출 품목도 高(고)기술 품목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노동집약 생활용품이 밀려나는 대신 선박·프린터·LCD·집적회로 등 고기술 제품으로 대체됐다. WTO 가입 직전(2001년) 수출의 4.9%를 차지하던 컴퓨터 제품은 7.4%로 늘어났고, 1.3%에 불과했던 유선통신기기는 6.3%로 증가했다.
 
  중국의 浮上(부상)은 우리에게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對中(대중)수출은 지난해 914억 달러로, 총수출 4220억 달러의 21.7%를 차지했다. 대중 수입은 769억 달러로 총수입 4352억 달러의 17.7%를 차지했다.
 
 
  꿈틀대는 중국 내수시장
 
  문제는 중국이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세계경제 침체에 따라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에 대응하여 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률 인상 등의 수출지원 강화, 金利(금리) 인하를 비롯한 긴축 완화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2009~10년 중 4조 위안에 달하는 재정투자를 통해 인프라 건설, 지진피해지역 복구, 低(저)소득층 주택건설 등에 투자하는 한편, 농촌 소비를 강화하기 위해 자동차·전자제품 구매에 보조금을 지불하는 등 민간소비 촉진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변화에 따라 중국을 최대의 교역·투자 파트너로 삼고 있는 우리 기업의 전략도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의 대중 수출은 지난 2007년에 18%, 지난해 11.5%의 견실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올 들어 23.9%나 감소했다. 대중 수출의 격감세는 대중 수출이 완제품보다는 중간재 위주다 보니 중국의 수출이 줄면 우리의 대중 수출도 감소로 직결되는 구조다.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기준 무려 69.9%에 달하고 있다.
 
  또 우리 기업의 대중 투자가 수출품 생산 거점형으로서 가공무역의 비중이 높은 것도 최근 수출격감의 주요인이다.
 
  이러한 수출구조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은 중국 내수시장 개척이다. 중국 내수시장 개척은 중국 민간소비 시장에서 수출 확대의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는 돌파구라 할 수 있다.
 
 
  타이완의 ‘新鄭和 계획’
 
  이 점에서 최근 타이완이 추진 중인 ‘新鄭和(신정화) 계획’이 주목을 끈다. 정화는 15세기 明(명)나라 시절 ‘해양 실크로드’를 개척한 장군이다. 타이완의 ‘신정화 계획’은 중국 내수시장 개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같은 중국인으로 입맛이 같으면서도 타이완산 식품이 안전하고 품질이 우수한 점을 노린 식품판매 확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겨냥한 관련 설비자재 판매 확대 등이 목표다.
 
  타이완이 중국 내수시장 진출 확대에 매달리는 이유는 타이완 경제의 사활이 중국 경제의 향방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타이완의 수출에서 중국(홍콩 포함)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현재 39.0%에 이른다. 게다가 타이완과 중국 간 교역이 거의 대부분 가공무역인 까닭에 중국의 수출에 문제가 생길 경우 타이완의 對(대)중국 및 전체 수출은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된다.
 
  타이완은 더 나아가 정치적으로 대립해 온 중국과의 경제통합 노력에 나서고 있다. 우보슝(吳伯雄) 중국국민당 주석은 지난 5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중국판 FTA인 ‘양안경제협력기구협정(ECFA)’ 체결 협상을 올 하반기에 시작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타이완과 마주보는 푸젠성(福建省)에 ‘해협서안경제구’를 설치한 데 이어 광둥성(廣東省)에도 일종의 자유무역구인 ‘양안경제협력구’를 설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5월 말 분단 60년 만에 처음으로 타이완에 대규모 상품구매사절단을 보냈고 연내 7~9차례 더 보낼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뿐만 아니라 중국과 타이완은 작년 7월부터 직항노선 항공기 운항을 개시하여 지난 1년간 중국 관광객 36만5000명이 타이완을 여행했다. 줄잡아 하루 1000명이 타이완을 방문한 셈이다. 이를 통해 타이완은 180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타이완의 정치·경제·사회적 통합을 의미하는 차이완(Chiwan)의 등장은 중화권의 영향력 확대를 뜻하며, 이는 결국 우리 경제를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아웃소싱 시장을 잡아라
 
  우리의 대중교역 역시 가공무역이 54.2%의 비중을 차지하고 이 중 수출 대 수입 비중은 65 대 35다. 이에 따라 정부와 무역협회를 비롯한 수출지원기관들은 중국 내수시장 개척을 위해 다각적인 수출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무역협회가 추진 중인 중국 내수시장 진출 사절단 파견, 중국 대형 바이어 초청 상담회(9월, 11월), 상하이 한국상품전 개최(11월), 중국 내수시장 성공사례 전파, 중국 내 유통·물류망 구축 지원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중국 내수시장 개척의 중심은 역시 일선에서 뛰는 우리 기업들이다. 가공 생산 후 재수출이라는 과거의 중국 활용방식과 달리 내수시장 진출에는 몇 배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중국 내수시장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先行(선행)돼야 한다. 그리고 이 바탕 위에서 업종별·지역별·소비계층별로 세분화된 맞춤형 진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지역별로 차별화된 진출 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중국은 한대와 아열대 기후가 공존하며, 습윤기후와 사막기후가 공존한다. 또 중국만큼 도시와 농촌이 크게 격리되어 있는 곳도 드물다. 이런 차이는 지역별 소비 수준과 성향의 차이의 원인이 된다.
 
  예를 들어 같은 의류 분야라 하더라도 여성 고급의류는 상하이(上海)·베이징(北京)·선전(深 )등 중·남부 연해지역에서 잘 팔린다. 스포츠 의류는 고급과 저급을 막론하고 동북지방에서 잘 팔린다.
 
  경제발전의 확산에 따라 서부지역의 소비도 늘고 있지만, 연해지역은 이미 웰빙 소비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낙후된 서부지역에서도 청두우(成都) 같은 도시의 소비 수준은 웬만한 연해지역을 능가한다.
 
  두 번째는 업종별로 차별화된 진출 전략이다. 중국의 내수시장 하면 소비시장을 먼저 떠올리는데, 이는 중국시장의 일부에 불과하다. 중국시장에서 정말 중요한 시장 중 하나는 아웃소싱 시장, 즉 기업 간 거래시장(B2B)이다. 중국 내 글로벌 기업 및 중국 토착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중국 내 아웃소싱은 세계 최대 규모다. 세계 최대의 무역거래 사이트인 알리바바 닷컴 등을 이용한 온라인 마케팅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세 번째 진출 전략은 우리의 장점을 살리는 일이다. 우리 기업들의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력, 디자인 능력 등은 경쟁상대인 화교계 업체나 일본업체가 갖추지 못한 장점이다. 특히 ‘韓流(한류)’는 우리 기업만이 갖고 있는 강점이다.
 
 
  중국 비즈니스 20년의 노하우 적극 활용하자
 
  새로운 소비주체인 바링허우(八零後·1980년대 이후 출생자)는 인터넷 쇼핑과 프레미엄 家電(가전)을 선호하고 한류 스타들에게 열광한다. 중국 소비시장의 신규 엔진인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의 구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기존 진출업체의 경험과 노하우를 꼼꼼하게 새겨보고 새로운 진출 전략에 대한 시사점을 찾는 일이다.
 
  우리 기업의 중국 진출 역사는 20년을 넘어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쌓였다. 일부 업체와 CEO들은 중국시장에 관한 나름의 노하우와 관점을 형성해 가고 있다. 이들의 귀중한 경험과 노하우, 관점은 중국 내수시장 진출의 교과서로 삼아도 손색 없는 수준이다.
 
  이번에 月刊朝鮮이 발간한 우리 중국 진출 기업들의 풍부하고 생생한 경험담은 우리 기업의 중국진출 전략 모색의 나침반이 돼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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