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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년 8월호

崔鎭南 청도 햇미소식품유한공사 董事長

중국인에게 고추장·된장을 판다?

金容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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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중국 진출, 태양초 종자 들여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재배하여 고추장 제조
조선족, 중국 진출 한국인에 이어 중국인들이 고추장, 된장의 소비자로 등장
장춘시 햇미소 부총경리. 그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 출신으로 햇미소의 중국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칭다오 외곽지역인 저우저우구(膠州區)에는 햇미소(蜜笑)라는 회사의 생산공장과 본사가 위치하고 있다. 공장에 들어서자 ‘정직한 맛이 미소를 만듭니다’라는 슬로건이 보였다.
 
  이 회사는 특이하게 중국 내에서 고추장과 된장, 고춧가루, 조미료를 만들어 중국 전역은 물론 한국과 미국, 일본, 유럽, 중동 이집트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고 있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고추장과 고춧가루는 ‘맵고을’이란 브랜드로, 된장은 ‘미소슬’이란 브랜드로 중국의 수퍼마켓과 식품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1995년 중국에 진출한 이 회사는 초기에는 중국 내에서 제품을 생산해 중국 내의 조선족 및 중국에 진출한 한국 식당, 그리고 현지 주재하는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판매해 왔다. 그런데 2000년부터 한국 드라마를 통한 韓流(한류) 붐이 일면서 중국인들이 한식에 접하게 됐고, 이들이 고추장, 된장을 찾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중국 내수시장에 뛰어들게 됐다고 한다.
 
  회사를 방문했을 때 최진남 동사장은 해외 출장 중이어서 중국인 張春蓍(장춘시) 부총경리가 회사 상황을 설명했다. 장춘시 부총경리의 말에 의하면 이 회사의 직원은 260여 명이고 현재 고추장과 된장을 매달 300t씩, 그리고 고춧가루를 연간 4500t 정도 생산한다고 한다. 전체 매출 중 해외 수출이 65%, 중국 내수판매가 35% 정도를 차지하며, 중국 내에서 판매되는 내수 매출은 연간 2000만 위안(약 37억원) 정도.
 
 
  드라마 ‘대장금’ 여파로 고추장, 된장 찾기 시작
 
칭다오 곳곳에는 한국 음식점들이 성업 중이다. 이런 한국 음식점들이 햇미소 제품의 주 소비처라고 한다.

  장 부총리는 “전에는 중국 내 한국 교민 위주로 수요가 자연 창출됐는데, 한국 드라마 ‘대장금’이 방영되면서 중국인 사이에 한식을 자신의 집에서 만들어 먹기 위해 구입하면서 고추장, 된장 붐이 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인들이 고추장과 된장으로 어떤 요리를 어떻게 해먹어야 할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최근에는 요리방법을 알리는 데 마케팅 포인트를 맞추고 있다고 한다. 장 부총리의 말이다.
 
  “저는 중국인이지만 한국 음식을 대단히 좋아합니다. 특히 불고기, 삼겹살, 꼬리곰탕, 삼계탕을 즐겨 먹는데, 특히 탕 종류는 개운하고 담백해 중국 사람들 입맛에도 잘 맞아요. 그런데 중국과 한국 음식은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집에서 요리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못해 먹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는 “한국 음식에 어느 정도 중독된 상태지만 아직도 깻잎은 강한 향 때문에 꺼려진다”고 했다. 장 부총리는 “이번 미국發(발) 금융위기로 중국 내수 매출이 주춤거리고 있는데, 경제가 회복되면 본격적인 내수 붐이 일 것”이라면서 “우리도 내수시장 마케팅을 위해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도록 좀 덜 짜고 덜 매운 제품을 개발해 전력투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현재 고추장, 된장을 제조경력 30년이 넘는 한국인 기술인력을 초빙하여 만들고 있다. 장 부총리는 “발효음식인 고추장과 된장은 발효 시간을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 맛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한국의 匠人(장인)들에게 장 담그는 비법을 전수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일 어려운 것이 발효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라고 했다.
 
  제조 과정에 필요한 원료는 중국에서 조달하는데, 고추장의 경우 태양초 종자를 한국에서 수입해다가 중국 내에서 농사를 지어 납품을 받는다고 한다. 장 부총리의 설명.
 
  “태양초 종자를 수입한 후 이를 재배하기 위해 중국 전역을 돌면서 한국과 일조량, 토질 등이 거의 비슷한 지역을 물색했습니다. 이 와중에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한 지역에서 이런 땅을 발견했어요. 태양초가 잘 자라려면 일조량이 길어야 하는데, 이 지역은 일조량이 가장 길 때는 하루 16시간이나 되고 토질도 한국과 비슷해 우리 회사가 그 지역의 땅을 소유한 국영농업회사에 종자와 재배기술을 전수하고 그 회사로부터 태양초를 구매해서 쓰고 있습니다. 또 된장 제조용 콩은 중국 동북지역의 콩 산지에서 재배한 것을 납품받아 사용합니다.”
 
 
  최고 품질의 원재료 사용
 
  장 부총리는 “나도 신장 위구르 자치구 출신”이라면서 “햇미소에 태양초를 납품하는 신장 농사합작단위의 소개로 이 회사에 입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햇미소 시장은 아직은 조선족들이 밀집한 동북3성 지역과 한국 기업인들이 많이 진출한 산둥성 지역이 가장 크다고 한다. 다음으로는 베이징 지역이라고 한다. 주 판매처는 수퍼와 상점, 그리고 한국 식당이며, 현재 중국 내에 대리점 10곳이 개설되어 있으며, 별도의 영업조직이 있어 이들이 직접 소비자들을 접촉하여 한식 제조법 등을 알리고 있다고 한다.
 
  현재 중국 내에서의 경쟁 브랜드는 중국산 후후, 그리고 한국에서 수입된 청정원, 해찬들이라고 한다. 장 부총리는 “중국에서 식재료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바람에 중국산 식재료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 우리는 최고 품질의 제품을 제조하기 위해 원재료는 모두 신뢰도가 높은 국유농장에서 구매하고 있다”면서 “현재 시장에서는 햇미소가 사용하는 원재료가 제일 비싸고 신뢰성이 높다는 평이 나오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장 부총리는 “일은 재미있는데, 업종이 식품이다 보니 품질에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큰 사회문제가 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그는 “식품회사로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외부 인증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 감독을 받고 있고, 직원 내부교육을 통해 ‘내가 먹는 제품을 내가 생산한다’는 철학을 계속 주입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장 부총리의 말이다.
 
  “현재 우리의 내수 매출액이 보잘것없는 수준이지만, 중국인들에게 한국 음식이 조금만 더 알려지고, 요리법이 좀 더 구체적으로 확산되면 중국 내에서의 고추장, 된장 수요는 폭발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중국의 가정에서 고추장과 된장으로 조리한 음식이 식탁에 오르는 그날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interview] 崔鎭南 董事長
 
  “중국인들을 한국 전통 발효식품 애호가로 만들겠다”
 
  崔鎭南(최진남) 햇미소 동사장은 중국 진출 1세대 중에서도 그 이력이 가장 빠르다. 그는 1980년대 초 홍콩에 진출하여 홍콩의 아파트형 공장에서 고추장과 된장을 제조해 미국 시장으로 수출하다가, 장소 문제 등으로 고민하던 중 1987년 12월 중국으로 진출했다.
 
  “당시 언론에선 대우전자가 푸젠성(福建省)에 냉장고 공장을 지어 운영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질 때였어요. 저는 홍콩에 설립한 홍콩법인을 통해 중국에서 큰 꿈을 시작한 겁니다.”
 
  그의 중국에서의 첫 사업지는 지린성(吉林省) 창춘(長春). 한동안 잘 나가던 사업이 1995년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직원이 엄청난 금융사고를 터뜨렸기 때문.
 
  “당시 저는 중국 공장에 큰 신경을 쓸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해외수출이다 뭐다 해서 계속 해외 나들이가 잦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회사에 근무하는 중국인 직원에게 법인 인감과 통장을 맡겨놓았는데, 이 친구가 나 몰래 회사 돈을 빼돌리고, 중국 은행에서 불법대출을 받아서 잠적해 버린 겁니다.”
 
  당시 이 사고로 그는 200만 달러라는 큰 손해를 보고 큰 좌절에 빠졌다. 정이 떨어진 최 동사장은 창춘의 법인을 정리하고 한동안 방황하다가 마음을 다져 잡고 칭다오(靑島)로 내려와 현재의 장소에 공장을 설립했다. 그가 칭다오 공장에 투자한 자금은 400만 달러.
 
  “처음에는 중국에서 고추장, 된장을 만드는 회사가 우리밖에 없어 손쉽게 장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분야가 돈이 좀 된다는 소문이 나면서 너도나도 뛰어들어 지금은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 됐어요. 특히 중국 기업들이 한국인 기술자와 장을 잘 담그는 匠人(장인)들을 스카우트해다가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요. 겉으로 보면 완전 중국 기업이지만 한국인 장인들이 장을 담그고 있으니, 한국산이나 다름없는 제품이 생산되는 겁니다.”
 
 
  고추종자 품질 개량하기도
 
  최 동사장은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품질관리와 위생관리에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에서 생산되는 고추장의 맛을 위해 고추 종자 개량에도 큰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중국에도 고추장 비슷한 음식재료가 있어요. 우리와는 제조법이나 맛이 완전히 다르죠. 처음엔 중국 고추를 사용해 고추장을 담갔더니 빛깔은 그런대로 잘 나오는 데 비해 대단히 맵고 당도도 떨어지는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그래서 국산 태양초를 비롯해 여러 품종을 가지고 중국 종묘회사와 함께 품종개량을 했어요. 그 결과 우리나라 품종과 맛이 비슷한 너무 맵지 않고 당도가 높은 종자가 개량돼 이것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개량된 종자를 어디에다 심을 것인지도 고민거리였다고 한다.
 
  “현재 우리 공장에서 사용하는 원재료는 100% 무농약 제품입니다. 식품에 잔류농약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중국의 일반 농가는 대부분 자기 땅에 농사를 짓기 때문에 이력관리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국영 집단농장 시스템으로 농사를 짓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된 원료를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 납품받아 사용하고 있어요. 이 지역의 집단농장은 무농약으로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이죠.”
 
  햇미소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1500만 달러 정도인데, 이익률은 7~8% 정도라고 한다. 한국의 전통 발효식품인 고추장과 된장, 조미료를 입맛과 음식문화가 다른 중국인들에게 판매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최 동사장은 “韓流(한류) 붐으로 인해 한국 음식에 대한 친밀도가 높아진 데다가 웰빙 바람으로 야채류가 풍부하고 영양이 가미된 한국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중국인들에게 중국 음식을 권하면 아주 좋아하면서 먹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중국 시장에서 韓食(한식)은 자기들이 좋아서 돈을 주고 사 먹는 경지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인 모두가 한식의 전도사라 생각하고 중국 분들에게 한식을 권하고, 우리는 좀 더 노력하여 중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각종 조미료와 소스류를 개발하겠습니다.”
 
  최 동사장은 부가가치 상승과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현재 고추장을 이용한 칠리 소스 등 다양한 제품을 연구 개발 중이며, 올 10월이면 신제품들이 중국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들이 한국의 전통 발효식품인 고추장, 된장 애호가가 되는 그날까지 내수시장에 도전해 승부를 보겠다”면서 “중국 내수는 이제 시작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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