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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년 8월호

孔成文 안휘코스몰 대표

“중국 내륙으로 향하는 교두보를 선점하라”

金南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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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우방궈·리커창의 故鄕 안후이성에서 명품 아웃렛 운영
허페이의 사위가 되다
공성문 안휘코스몰 대표 부부.
  주위에서 모르는 건 그렇다고 치자. 여행사에서 모르는 중국 도시라니. 지난 5월 중순, 안후이성(安徽省) 허페이(合肥)發(발) 서울行(행) 비행기표를 사기 위해 여행사에 전화했다. 담당 직원은 “처음 들어보는 도시”라며 “하얼빈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孔成文(공성문·51) 안휘코스몰(Kosmall) 대표에게 들은 대로 “올해 3월부터 허페이까지 直航(직항)이 개설됐습니다”라고 하자, 이 직원은 “잠시 후에 전화 드리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10분 후 “한국 사람들이 잘 안 가는 도시라서 몰랐다. 죄송하다”는 전화를 받았다.
 
  상하이(上海)에서 난징(南京)을 거쳐 허페이에 도착했다. 허페이는 난징에서 고속열차로 1시간 걸렸다. 약 300㎞로 달리던 열차는 허페이 근처에서 급격히 속도를 늦췄다. 매끈한 최신 고속철과 달리 허페이역과 허페이市(시)는 낡고 초라해 보였다.
 
  멀리 보이는 도심에는 고층빌딩이 별로 없었다. 허페이역에 내려서 마중 나오기로 한 공성문 대표를 찾았지만,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에게 전화를 했지만 전화는 불통이었다.
 
  잠시 후 공성문 대표가 휴대전화를 연방 누르면서 나타났다. 初面(초면)이었지만 휴대전화를 들고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에 서로를 알아봤다. 공 대표는 “허페이시 전체가 30분 동안 휴대전화가 불통이었다”고 했다. “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하는 공 대표의 말에, 서울에서 여행사 직원이 “허페이가 어디냐”고 되묻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쨌든 안후이성 허페이는 아직 未開發(미개발), 미지의 도시임에는 틀림 없었다.
 
 
  주변 인구가 5억명
 
  공성문 대표의 차를 타고 가면서 안후이성과 허페이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안후이성은 중국 중부에 위치하고 있고 저장성(浙江省), 장쑤성(江蘇省) 등과 인접해 있다. 성 전체 인구는 약 6500만명(2005년 기준), 省都(성도)인 허페이시 인구는 약 350만명이다. 2005년 기준으로 성 전체 GDP가 1305달러로 전국 평균의 80% 수준이지만, 향후 경제 발전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한다. 공 대표의 설명.
 
  “안후이성은 남쪽으로 광둥성의 주장(珠江) 삼각주, 동쪽으로 상하이의 창장(長江) 삼각주라는 중국의 경제 핵심지역을 배후에 두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에서 저장성, 장쑤성 등에 살고 있는 주변 인구가 무려 5억명이에요. 허페이는 창장(장강: 양쯔강)과 약 180㎞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내륙이지만 운송 능력이 뛰어납니다.”
 
  지난해 말 허페이와 상하이 사이에 고속철도가 뚫려, 두 도시 사이의 시간적 거리는 세 시간으로 줄어 들었다. 공성문 대표는 “김 기자가 타고 온 그 고속철도로 상하이, 저장성 일대의 돈과 인력들이 허페이로 몰려 오고 있다”고 말했다.
 
  ― 안후이성을 대표하는 기업이나 업종이 뭡니까.
 
  “중국 제1의 토종자동차 기업인 치루이(奇瑞)자동차가 허페이 인근 우후에서 시작했습니다. 이 회사 외에 창평(장풍)자동차도 안후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요. 허페이에는 경제기술개발특구가 있어요. 지난 1993년에 설립됐는데 유니레버, 코카콜라, 스미토모중공업 등 세계유수의 기업들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들어오려고 준비 중이라는 얘기를 허페이시 관계자들에게 들었습니다.”
 
  허페이시는 도심이 크지 않아 역에서 공성문 대표가 운영하는 안휘코스몰까지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안휘코스몰은 아웃렛으로 한국과 외국 제품을 취급한다. 공 대표에 따르면, 코스몰이 위치하고 있는 곳은 허페이시의 신개발구라고 했다. 이곳은 기존 중심가에서 3㎞, 허페이 신역에서 2㎞, 허페이 공항에서 25분 거리에 있다. 인근에는 월마트, 까르푸 등 외국계 대형 마트가 있고 배후에는 대규모 아파트, 주상복합건물이 몰려 있다.
 
 
  허페이 유일의 명품 아웃렛 운영
 
안휘코스몰 내부.

  ― 코스몰이 위치한 곳이 허페이시에서 중심가인가 봅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이 시의 舊(구) 도심입니다. 이곳에 대형 백화점 7개가 몰려 있어요. 최근 허페이시 정부가 신개발구를 중점 육성하면서, 상업의 중심이 구 도심에서 이곳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허페이시 전체에서 상업 발전 속도가 가장 빠릅니다. 월마트, 까르푸가 이곳에 입점했고 백화점 하나가 최근 문을 열었습니다.”
 
  공성문 대표와 함께 그가 운영하는 코스몰을 둘러봤다. 코스몰은 ‘U TOWN’이라는 복합빌딩지대 내에 위치하고 있다. 복합빌딩은 4개 동으로 전체 규모가 1만2340㎡(4100평)로, 오피스텔과 아파트 750가구가 입주해 있다. 코스몰은 복합빌딩의 1~4개 층을 임차해 운영하고 있다. 1층은 잡화, 피혁, 화장품 등을 팔고 2층은 여성복, 캐주얼 매장이, 3층에는 스포츠 의류 가게가 입점해 있었다.
 
  ― 인근에 백화점이 8개나 있어서 경쟁이 치열하겠군요.
 
  “저희 코스몰은 지난해 9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됐지만 빠른 시간 내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저희는 한국 브랜드와 외국의 유명 브랜드 제품을 싸게 팔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아직 의류 제품이 한국 제품에 비하면 질이 떨어져요. 우리 이랜드, 갤럭시, 인디언 등의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 중국 고객들이 만족해 합니다. 특히 3층에 있는 나이키 매장은 허페이 전체에서 가장 큰 매장이에요.”
 
  ―중국에 아웃렛 매장이 많습니까.
 
  “아직 아웃렛이 대중화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경제가 발전하면서 명품 브랜드를 갖고 싶어하는 욕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허페이도 최근 몇 년 사이에 경제가 발전하면서 소비자들이 한국과 외국의 고급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런 브랜드를 백화점에서 사려면 매우 비싸죠. 저희가 질 좋은 고급 브랜드 제품을 싸게 팔고 품질을 보장해 주니까 금방 손님이 몰립니다. 아웃렛에서 나이키 제품 같은 유명 제품을 공급받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 유명 제품을 공급받는 비결이 있나요.
 
  “1997년부터 허페이에서 사업을 하며 맺은 ‘콴시’ 때문이죠. 물론 여기에는 중국인인 제 처의 영향도 컸습니다.”
 
 
  허페이의 사위
 
허페이시 新개발구 사거리.

  충남 대전에서 음식점을 크게 운영하던 공성문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중국에 오게 됐다. 그의 친구가 허페이에 골프 연습장을 운영했는데, 현지 중국인에게 사기를 당하게 됐다. 그는 중국 현실은 모르지만, 친구가 사업을 정리하는 것을 돕기 위해 허페이로 건너왔다.
 
  당시 중국 전체가 아직 미개발지역이었지만, 허페이는 더욱 낙후됐다. 그는 이곳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고 한다.
 
  “당시 허페이는 우리나라의 1960년대 정도였다고 보면 됩니다. 제가 한국에서 사업을 한 걸 여기에 대입하면 돈을 벌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하더군요. 친구가 운영하던 골프 연습장을 제가 인수해 운영하면서, 중국 내륙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을 지원하는 일을 했습니다. 허페이에서 만난 아내 덕분에 중국어를 빠르게 배웠고, 妻家(처가) 인맥이 있어 허페이시 관리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허페이에서 적응하기 위해 철저하게 현지화했다. 중국 관리들과 만날 때는 아열대 기후인 허페이의 여름에도 긴팔 정장을 했다. 이들과 함께 한국 공장을 안내할 때, 땀이 흘러 양복이 흥건히 젖어도 양복 윗도리를 벗지 않았다. 좁은 허페이에서 외국인이 중국 아내를 얻어놓고 딴짓한다는 얘기를 듣기 싫어 술집 출입도 삼갔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르자 허페이에서 신망을 얻었다고 한다.
 
  “허페이의 사위가 되기 위해 악착같이 생활했습니다. 허페이는 지금도 한국인이 약 300명밖에 없어요. 제가 처음 왔을 때는 몇 십 명에 불과했어요. 몇 안되는 한국 사람들이 잘못 행동하면 우리나라 전체가 욕을 먹는 겁니다. 제가 안휘성 한국상회 회장을 오래하면서, 저뿐만 아니라 다른 한국 사람들에게 행동 잘하자고 신신당부했습니다. 그렇게 10여 년 생활한 덕분에 허페이에서 한국 사람들에 대한 인상이 매우 좋습니다. 이곳 관리들은 ‘다른 나라 말고 한국 사람들과 한국 기업이 허페이에 왔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자주 합니다.”
 
 
  허페이에 서울路가 생긴 이유
 
  공성문 대표는 허페이시 정부와 함께 지난 2007년 11월 서울에서 외자유치 설명회를 개최했다. 또 2008년 4월에는 ‘중국 화동지구 한국상인회 연합회 총회’를 허페이에서 열었다. 허페이에서 연합회 총회가 열린 건 처음이었다. 이 덕분에 많은 한국 기업인이 허페이에 대해서 알고 갔고, 투자도 여러 건 진행 중이다.
 
  “허페이에 한국 문화와 한국 전통을 알리고 싶어서 ‘한국 음식 만들기’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고, 김치 만드는 법을 중국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희 코스몰을 허페이의 한국 문화 중심지로 만들려고 해요. 이런저런 저희 상인회의 노력이 허페이 사람들에게 인정받아, 저희 아웃렛 서쪽 거리 이름이 ‘서울路(로)’로 개명됐습니다.”
 
  공성문 대표는 허페이와 안후이성이 중국에서 사업하는 한국 기업들에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허페이는 중국 연안지역에 비해 인건비가 매우 저렴합니다. 대졸 초임이 보험을 포함해서 1500~2000위안(약 27만~30만원)이에요. 상하이나 연안지역은 평균 3500~4000위안이에요. 안후이성에서 가장 임금이 높은 허페이도 최저 임금이 600위안(12만원)밖에 안돼요.
 
  게다가 좋은 인재들이 몰려 있습니다. 중국 최고의 工大(공대) 가운데 하나인 안후이과학기술대가 허페이에 있고 성 전체에 150개 대학교가 있습니다. 허페이 경제기술개발구는 국가급 개발구로 관할 면적만 무려 53㎢입니다. 중국 정부는 연안지역을 30년간 발전시켰고, 이제 내륙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요. 그 중심이 허페이입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 대표와 허페이 공항으로 갔다. 인천과 직항이 개설된 공항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작았다. 공 대표는 공항 건너편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신공항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 국제공항으로 시작했는데, 국무원에서 ‘전 세계 모든 종류의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공항으로 만들라’고 지시를 내렸어요. 그런 공항은 현재 베이징 서우두, 상하이 푸둥공항밖에 없습니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국회의장), 리커창(李克强) 중앙정치위원회 상무부총리 등이 허페이와 안후이성 출신입니다.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자신의 고향 상하이를 키웠듯이 이들 領導(영도)들이 허페이를 키우려고 합니다. 우리 기업인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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