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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년 8월호

趙東錫 청도리커의료기계유한공사 총경리

매출액 1400여 억원, 중국 전역에 1300여 개 대리점 개설

白承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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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내 연간 매출액 5000억원 달성, 중국 내 100대 기업으로 성장할 것”
온열치료기·온열매트로 중국 내수시장 석권
조동석 청도리커의료기계 유한공사 총경리.
  山東(산둥)성 칭다오공항에서 승용차로 10분 정도 달리자 루이진(瑞金) 거리에 청도리커의료기계유한공사 본사가 눈에 들어왔다. 在中國(재중국) 한국인회장인 鄭曉權(정효권) 동사장이 2002년 세운 가정용 의료기기 생산업체다.
 
  이 회사는 창립된 지 6년 만에 중국내 가정용 의료기기 시장을 석권했다. 주력 제품은 온열치료기, 온열매트, 무릎관절 초음파 치료기다. 작년 매출액은 약 1400억원. 회사 직원은 제조공장 다섯 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포함해 총 600여 명에 달한다. 사업 초기부터 중국 내수시장을 목표한 덕분에 현재 33개 省(성)·市(시)에 1300여 개 대리점을 두고 있다. 대리점과 협력업체 직원까지 포함하면 10만여 명에 달한다.
 
  중국시장을 짧은 기간에 장악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趙東錫(조동석) 청도리커의료기계유한공사 총경리의 말이다.
 
  “리커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보다 사업 아이템이 좋았습니다. 가정용 의료기기는 건강산업과 실버산업이 결합된 제품입니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중국 사람들이 건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특히 2003년 발생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이후 그런 현상은 더욱 강해졌어요.”
 
  조동석 총경리는 “제품 하나당 200만원이 넘는 高價(고가)정책을 편 것도 맞아떨어졌다”며 “중국에는 보이지 않는 중산층이 많다. 이들이 중국의 소비패턴을 좌지우지한다”고 했다.
 
 
  무료체험방식 마케팅 대성공
 
청도리커의료기계유한공사 본사.

  ‘리커’가 중국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비결은 이 회사만의 독특한 마케팅에 있다. 리커의료기계는 ‘무료체험 방식’을 통해 제품을 판매한다. 고객이 대리점을 방문해 무료로 기계를 사용한 후 효과가 있으면 구입하는 방식이다. 조동석 총경리는 “하루 평균 300명이 전국의 각 대리점을 찾아와 무료 체험을 한다”며 “이들 중에는 몇 달에 걸쳐 대리점을 방문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그의 말이다.
 
  “고객이 직접 사용하고 구입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가장 과학적이죠. 무료 체험자가 제품을 구입하는 비율은 평균 10%입니다. 낮은 수치로 보이지만 다른 사업과 비교하면 그렇지 않아요. 중국 사람들은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서 남의 말을 잘 믿지 않아요. 몇 번을 직접 확인한 후에야 구입을 결정합니다. 어떤 학자에 의하면 이것은 문화혁명 이후 중국사람들에게 생긴 습관이라고 해요. 우리는 이 같은 중국 소비자의 특징을 간파했던 겁니다. 직접 써 보고 구입하도록 판매전략을 짠 거죠.”
 
지난 4월 쓰촨성에서 열린 리커의료기계 창립기념 행사에 리커의료기계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 1만여명이 참석해 회사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마케팅 성공을 이끌어낸 또 하나의 전략은 대리점 조직 강화였다. ‘리커’는 대리점 사장이 돈을 벌 수 있도록 영업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대리점의 성공이 곧 회사의 성공을 견인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조동석 총경리의 말이다.
 
  “대리점을 열겠다는 사업자에게 창업을 지원해 주고 교육을 꾸준히 시켜 왔어요. 현지방문을 통해 재교육에도 신경을 썼지요. 이렇게 하다 보니 대리점을 통한 판매가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대리점 사장이 돈을 많이 벌었다는 소문이 나면서 너나 할 것이 대리점을 개설하겠다고 본사로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리커의료기계는 일선 판매조직인 대리점을 보호하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한 대형 유통업체로부터 어마어마한 제안을 받았지만 대리점 판매망을 보존하기 위해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정효권 동사장의 말이다.
 
  “중국에 ‘궈메이’라는 가전제품 양판점이 있어요. 전국에 3000개 매장을 갖고 있는 대형 유통회사입니다. 궈메이가 ‘우리 매장에 의료기를 납품하면 한 매장에서 매월 다섯 개 이상을 팔아 주겠다’고 제안하더군요. 매출액을 계산해 보니 연간 3000억원에 달해요. 가만히 앉아서 매출 3000억원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온 겁니다. 정말 고민되더군요. 욕심이 안 난다면 사람이 아니죠. 하지만 궈메이의 제안을 거절했어요. 판매망이 이중화되면 가격이 이중화되어 대리점이 망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회사의 기반도 흔들리죠.”
 
 
  ‘리커’의 세 가지 뜻
 
정효권 청도리커의료기계 동사장은 사업 초기부터 사회공헌에 신경을 써 왔다. 정효권 동사장이 소년소녀 가장의 집에 방문해 격려금을 전달하고 있다.

  ‘리커’의 성공요인에는 브랜드 네이밍을 잘했다는 점도 들어있다. 리커는 한자로 麗可(려가)로 표현한다. ‘아름다워 좋다’는 뜻이다. 중국 사람들은 ‘커(可·좋다)’라는 말을 자주 쓴다. ‘리커’를 발음하면 ‘아름다워 좋아 좋아’라는 뜻으로 사람들의 머리에 기억된다고 한다. 회사 이름을 직접 작명한 정효권 동사장은 “이름에는 여러 가지 비밀이 들어 있다”고 했다. 그의 말이다.
 
  “麗(려)는 고구려의 ‘려’를 뜻하는데, 다시 말해 ‘려’에는 한국의 의미가 들어가 있죠. 리커에는 ‘한국인이 만들면 모든 것이 잘된다’는 뜻이 들어 있어요. 또 리커를 영문자로 표기하면 ‘LIKE’가 되는데 이 단어는 영어로 ‘라이크(좋아하다)’입니다. 즉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회사라는 속뜻도 들어 있어요.”
 
  사업 초기부터 회사 이윤의 상당 부분을 중국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사회에 과감히 재투자한 것이다. 이는 리커의료기계를 중국 사회에 회사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황수철 공장장(오른쪽)과 배철한 기획실장이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리커의료기계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참가하는 중국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을 공식 후원했고, 2005년 9월에는 國政(국정) 자문기구인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가 주최하는 세계 석학들의 토론장인 ‘21세기 논단’을 후원했다.
 
  2006년에는 중국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에 140만 위안(약 3억원)을 지원했다. 중소기업으로서 감히 엄두도 못 내는 CCTV 황금시간대에도 광고방송을 내보내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기도 했다.
 
  리커의료기계는 현재 가정용 의료기기 시장에서 신화적 존재로 평가받고 있지만, 처음부터 잘나간 것은 아니다. 사업 초창기에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건강 관련 제품을 만든다는 이유로 생산허가가 쉽게 나오지 않았다. 2003년 중국 전역을 강타한 사스로 회사는 길거리에 나앉게 됐다. 자본금은 바닥이 나 통장에는 800위안(약 16만원)만 남았던 것이다. 다행히 한 중국인의 도움으로 회사는 숨통을 틔울 수 있었다.
 
 
  중국 브랜드 건설 10대 걸출 인물에 선정
 
정효권 동사장은 중국 체육 선수단을 꾸준히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04년 중국 여자핸드볼 국가대표단을 후원할 때의 모습(오른쪽 양복 입은 사람이 정효권 동사장).

  ‘리커’는 2003년 8월 첫 제품을 만들어 칭다오 시내에 대리점 세 곳을 개설했다. 회사는 대리점이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조동석 총경리의 말이다.
 
  “대리점 사장에게 처음부터 무료 체험관을 열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도록 했어요. 그랬더니 판매실적이 늘기 시작했어요. 영업에 본격적인 불꽃이 튀기 시작한 것은 2004년 11월이었습니다. 이듬해 1월부터 온열치료기 등 제품 가격을 300위안(약 6만원)씩 올리기로 하고 2004년 연말에 특별 판촉행사에 들어갔어요. ‘서둘러 사면 돈을 아낀다’는 생각에 소비자들이 몰렸습니다. 한 달 만에 2만5000대를 팔아 2억5000만 위안(약 500억원)의 매출이 발생했습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눈앞에 벌어졌어요. 그때부터 매출은 눈덩이처럼 늘어났습니다.”
 
  조동석 총경리는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은 우리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아주 높다”며 “좋은 품질을 바탕으로 고객을 한 가족처럼 여기는 마케팅 전략에 고객들이 감동하고 있다”고 했다.
 
  ‘리커’가 독특한 마케팅과 회사 문화로 성공신화를 만들어 가자 중국 정부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05년 10월 정효권 동사장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선정한 ‘人民公僕(인민공복)’ 편집위원회에서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인민공복’이란 칭호를 받았다. 이 칭호는 엄격한 심사를 거쳐 중국 사회에 공헌한 사람만이 받을 수 있다.
 
  정효권 동사장은 2006년 베이징 인민대회장에서 개최된 제2회 중국 브랜드 영향력 정상논단에서 ‘중국 브랜드 건설 10대 뛰어난 기업가’로 선정됐고, 이듬해에는 ‘중국 브랜드 건설 10대 걸출 인물’로 선정됐다. 2008년 9월에는 칭다오市(시)로부터 경제와 사회발전에 공헌한 외국 투자자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상인 琴島賞(금도상)을 수상했다.
 
  ‘리커’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중국 시장에서 대성공을 이뤘다. 그러나 ‘리커’ 경영진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 눈치다. 黃守喆(황수철) 공장장의 말이다.
 
  “우리가 만든 제품은 95% 이상이 중국에서 팔리지만 아직도 대리점이 개설되지 않은 곳이 많아요. 미개척 시장이 그만큼 많다는 증거죠. 향후 5년 내에 연간 매출액 5000억원 정도 되는 회사가 될 겁니다. 그런 후 중국 내에서 100대 기업 안에 들어야겠지요. 우리 회사는 아직 젊습니다. 직원들도 젊고요. 갈 길이 한참 남아 있습니다. 우리는 성공에 배가 고픕니다.”
 
 
  천연화장품 시장에 도전
 
  ‘리커’는 올해 대리점 1500개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품 연구개발에도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李鍾旭(이종욱) 연구실장은 “최근 들어 소비자들이 제품의 외관과 디자인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를 반영한 첨단 의료제품을 만들 예정이다.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리커’는 수익다각화를 위해 작년부터 화장품 사업을 본격화했다. ‘리커’의 자회사로 청도효성일화유한공사(총경리 金且亨)를 설립해 천연화장품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裵哲漢(배철한) 기획실장은 “이 회사의 작년 매출액이 12억원에 불과하지만 우리만의 판매방식을 적용하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배 실장의 말이다.
 
  “올해에는 화장품 판매조직을 대폭 늘릴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의료기 판매 대리점을 이용하지는 않을 계획입니다. 새 제품은 새 조직을 통해 팔아야 해요. 우리는 중국 내수시장을 개척하는 비법을 터득했어요. 화장품 시장에는 경쟁자가 아주 많아요. 그런 시장에서 당당히 승자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리커’와 ‘효성일화’를 중국 시장에서 모두 성공시켜 중국 내수시장 개척의 전도사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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