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의 孝 공원 ‘뿌리공원’,
족보 출판업의 원조 ‘回想社’,
대학 최초로 설립된 ‘배재대 족보자료실’
사진 : 대전시 중구청 제공
崔逸 충청투데이 경제부 기자
족보 출판업의 원조 ‘回想社’,
대학 최초로 설립된 ‘배재대 족보자료실’
사진 : 대전시 중구청 제공
崔逸 충청투데이 경제부 기자
- 대전 중구 침산동에 조성된 뿌리공원은 경로효친사상과 충효사상, 주인정신을 함양하는 차세대 교육의 장이다.
세계 유일의 孝 테마공원, ‘뿌리공원’
대전 중구 침산동 산 34번지에 위치한 뿌리공원은 民官(민관)이 합심하여 조성한 세계 유일의 ‘孝’와 ‘姓(성)’ 테마공원이다. 1997년 11월 개장한 뿌리공원은 11만㎡ 부지에 자신의 뿌리를 찾을 수 있는 성씨별 조형물, 사신도와 12지신을 형상화한 뿌리 깊은 샘물, 각종 행사를 열 수 있는 수변무대, 잔디광장 및 공원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팔각정자, 삼림욕장, 자연관찰원, 어린이 교통안전교육장 등을 갖춘 체험학습장이다.
세계 최초로 성씨를 상징하는 136개 문중의 조형물과 유래비가 세워진 뿌리공원은 경로효친사상·충효사상 및 주인정신을 함양하는 교육공원, 다양한 가족단위 시설 및 이벤트 행사가 마련된 가족공원,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한 도심 속 자연공원이다.
뿌리공원은 1997년 72개 성씨 조형물이 만들어져 문을 연 이후 지난해 64개의 성씨 조형물이 추가 설치됐으며, 효 관련 교육의 장으로 인기가 높아 유림·종친회·학교는 물론 가족 단위 관광객 등 연간 방문객이 100만명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공원 일대에서 효와 성씨를 테마로 조상의 발자취를 되짚어 보고 효의 정체성을 확립함은 물론 뿌리공원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육성하기 위한 ‘효 문화 뿌리축제’가 처음 개최됐다.
이와 함께 올해 말 뿌리공원 내에 건립될 ‘족보박물관’도 대전을 상징하는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5억원이 투입돼 지하 1층 지상 1층, 연면적 1047㎡ 규모로 들어설 족보박물관은 상설전시실, 홍보전시실과 수장고, 시청각실 등을 갖추고 각 성씨나 문중에서 보유하고 있는 족보를 전시·보관하게 된다.
이를 위해 현재 각 종중과 개인 소장자로부터 전시물을 기증받고 있으며, 반세기 넘는 역사를 이어온 족보 전문출판사 ‘회상사’에도 협조를 구했다. 대전 중구청은 족보는 물론 성씨의 유래, 문중별 위인 등 다양한 성씨 관련 자료를 수집, 인터넷을 통해서도 이를 공개할 계획이다.
李殷權(이은권) 대전 중구청장은 “우리 고장의 자랑인 뿌리공원에 명품 족보박물관을 건립, 명실상부한 충효의 전통을 계승하는 산 교육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뿌리공원 개장시간은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6시~오후 10시,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전 7시~오후 9시.
족보 출판의 원조, ‘회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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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회상사 내에 설치된 ‘회상문보원’은 4만여 점의 자료를 보유한 국내 최초·최대 족보도서관이다(사진은 회상사의 김창수 공장장). |
회상사는 전국에 보급된 족보 10권 중 8권 이상을 생산해낸 족보 출판의 원조이자 족보 문화의 산실이다. 55년째 대전 동구 중동 47-4번지를 지키고 있는 회상사 社屋(사옥)에는 ‘전통문화 진흥, 차세대 육성의 전당’이란 글귀가 쓰여 있다.
한국전쟁 직후인 지난 1954년 30대 초반의 사업가였던 朴泓九(박홍구·88)옹에 의해 전국 최초의 족보 전문출판사로 창립된 회상사는 반세기가 넘는 역사와 전통을 이어왔다. 회상사가 문을 열고 족보와 문집, 古書(고서) 출판을 본격화한 것을 계기로 주변에 인쇄업체들이 하나 둘 모여들며 ‘인쇄 골목’ ‘인쇄 거리’가 조성됐다.
회상사는 조판, 인쇄, 제본 등을 원스톱 시스템으로 처리, 1일 2000권을 발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췄다.
대전시민들에게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각인된 회상사는 자체 기술진이 고유 글자체를 개발, 1996년 박홍구 회장의 호인 春田(춘전)을 따 ‘춘전체’란 이름으로 특허등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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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회상사를 설립한 박홍구(88) 회장(왼쪽)과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장남 박병호(64)씨 부자. |
1988년 사옥 내에 설치된 ‘回想文譜院(회상문보원)’은 국내 최초의 족보도서관으로, 300여 년 된 <孝寧大君一子誼城君譜(효령대군일자의성군보)>를 비롯해 4만여 점에 달하는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만 해도 150명에 달했던 직원은 금속활자를 대신한 컴퓨터 조판시스템 도입 등 공정 현대화와 CD에 담는 전자족보 제작 증가 등의 영향으로 현재는 35명으로 줄었다.
여성 호주제 도입, 국제결혼 급증 등의 여파로 씨족 개념이 점차 희박해지며 족보의 중요성이 예전에 비해 크게 퇴색되고 있고, 경기불황으로 족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저하돼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회상사는 족보 출판의 명맥을 잇고 있다.
대전 동구청장을 역임하고 2년여 전부터 부친의 뒤를 이어 회상사를 운영하고 있는 朴炳浩(박병호) 대표는 “세태가 각박해지면서 자기의 핏줄을 찾으려는 의식이 크게 약화돼 안타깝다”며 “55년의 전통과 노하우, 전국 최대 규모, 최신 설비를 갖춘 회상사는 족보 출판의 원조로서의 길을 걷겠다”고 말했다.
대학 도서관 중 최초로 개설된 ‘배재대 족보자료실’
배재대 주시경 기념 중앙도서관에는 전국 대학 도서관 중 최초로 ‘족보·문집 자료실(Genealogy·Anthology Room)’이 설치됐다. 지난 2005년 8월, 개교 120주년을 기념해 개관한 배재대 족보자료실은 성씨의 유래와 문중별 족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다량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국내 61개 성씨 199개 문중 387분파의 족보와 문집 등 총 973종 3357권의 자료는 배재대가 2004년부터 전국 각지의 문중으로부터 기증을 받거나 구입한 것들로 <靑松世考(청송세고)> <靈山辛氏世譜(영산신씨세보)>를 비롯해 문화재로 등록된 고서 5권도 보유하고 있다.
鄭淳勳(정순훈) 총장은 “민족 유산의 뿌리를 보존하는 특성화된 도서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지역민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전국 대학 도서관 중 처음으로 족보 자료실을 설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