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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년 4월호

[기고] 첨단의료복합단지의 適地 (徐經薰 배재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

연간 2233억 원의 R&D 자금 투입되는 대덕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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徐經薰 배재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
⊙ 1958년 전남 목포 출생.
⊙ 美 일리노이대 대학원 신경생화학 전공 박사.
⊙ 現 대전시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실무위원회 총괄기획팀장, 바이오진단융합 기술센터장,
    지경부 지원 분자세포진단제 개발사업단장.
미래 첨단의료의 주제는 맞춤형 의료시스템과 재생의료 서비스가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시급하다.
  미래에 우리가 경험하게 될 첨단보건의료 서비스에서는 바이오기술(BT), 정보통신기술(IT), 나노기술(NT), 미세기계조정기술(메카트로닉스, MT), 방사선기술(RT) 등이 상호 접목되고 연계되어 지금과는 다른 의료제품 및 서비스가 등장해 다양한 첨단의료서비스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세계 보건의료산업 4조5000억 달러 규모
 
  첨단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현실적 응용으로 보건의료산업계의 발전과 시장 규모는 놀랍도록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 보건의료산업 시장규모는 2006년 기준으로 4조50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약 12.2%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분야별로 의약품 시장은 2005년 6020억 달러에서 2010년 9900억 달러로 성장하며 연평균 8%의 증가율을 보일 것이며 의료기기의 경우 2005년 1562억 달러에서 2010년 2016억 달러(성장률 5.2%)에 이를 전망이다.
 
  이같은 미래 첨단보건의료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보건의료 관련 산업체, 대학 및 연구소를 집적해 지원하고 육성하는데 전념하고 있다.
 
  미국 휴스턴에 있는 텍사스메디컬센터를 중심으로 한 의료복합단지에는 M.D. 앤더슨 재단의 ‘의료도시’라는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13개의 병원을 포함한 43개 의료 관련 기관이 집적돼 있다. 이들 의료기관은 현재 지역경제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보스턴 지역의 하버드의대와 매사추세츠병원을 중심으로는 7개의 연구기관이 모여 미국 국립보건성으로부터 14억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 받고 있다. 이곳은 지난 6년 동안 19억 달러 이상을 바이오의료벤처 기업에 투자해 첨단 보건의료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2004년 매사추세츠병원의 연구결과를 상업화한 실적은 제품화 17건, 기술료 수입은 총 6300만 달러 규모였으며 관절염 치료제의 세계적인 신약인 ‘엔브렐’ 개발을 주도했다.
 
  또한 샌디에이고 지역에는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교, 솔크(Salk)연구소, 스크립스(Scripps)연구소 등이 주축이 돼 보건의료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6년간 바이오벤처 기업 투자가 15억 달러에 달해 포브스誌(지)는 이곳을 ‘창업하기 가장 좋은 도시’로 선정했다.
 
  싱가포르는 국가 차원에서 2000년부터 ‘바이오폴리스’라는 의료기술혁신 클러스터를 조성, 6개 국책연구기관을 설립해 아시아 지역에서 의료보건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2005년에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37만여 명으로 2012년 1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일본의 고베도 대지진 후 도시 재건을 위한 비전을 의료산업도시로 정하고 2000년부터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 밖에 치료와 휴양을 접목해 수많은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한 태국의 의료관광 산업, 질 높은 의료기술과 저렴한 비용 그리고 영어 사용으로 인한 의사소통 환경을 내세워 외국인 환자가 몰려드는 인도의 의료서비스 산업은 각 해당 국가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보건의료산업의 문제점과 첨단의료복합단지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우리나라 보건의료비용은 GDP의 2.8% 정도로 선진국의 절반 수준이다. 의약품, 의료기기 및 의료서비스 세계시장 점유율은 각각 1.3%, 1%, 8.6%로서 매우 낮은 수준이다.
 
  국내 의약품 산업의 경우 제네릭(특허기간이 끝난 오리지널 의약품의 카피제품) 의약품 생산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매출액 대비 낮은 연구개발투자로 국제시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한 신약개발 성공 경험이 부재하고 의약품 개발을 위한 중개연구 기능이 취약해 우수한 기초연구 성과를 임상연구 단계로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보건의료산업 생산액은 2007년의 경우 1990년에 비하여 9배 가까이 성장하는 높은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미래 의료산업이 첨단 생명공학기술과 다양한 이종기술의 연계와 융합을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어서 첨단 기술개발 전문 고급인력이 자산인 우리나라로서는 분명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첨단 보건의료산업의 세계적 발전 추세와 사회적 요구에 따라 우리나라도 최근에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우수한 기초연구 성과를 임상단계 제품으로 연계시키기 위한 응용·개발연구 중심단지다.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신약개발지원센터, 성장 가능성이 크고 이머징 시장 단계에 있는 로봇, 휴대형 체내진단기 등과 같은 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세계시장 진입용 신약과 첨단의료기기의 효능검증과 임상시험을 위한 첨단임상시험센터(병원)가 핵심 인프라로 조성될 것이다.
 
  핵심 인프라 외에도 첨단보건의료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바이오 리소스 센터, 실험동물센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 등과 같은 연구지원 시설과 기업과 대학의 연구소, 전임상시험기관, 원-스톱 비즈니스 센터, 벤처연구타운 등과 같은 연구기관 입주 시설과 다양한 편의·복지 시설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첨단의료복합단지는 4500여 명의 상주 인원이 근무하는 약 30만평 수준으로 조성되며 이를 위하여 향후 30년간 약 5조6000억원의 투자가 집행될 계획이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을 통해 향후 글로벌 신약 16개와 첨단의료기기 18개가 개발될 것이고, 생산 증가액은 82조2000억원에 이르고 38만2000명의 고용이 창출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세계 보건의료산업은 날로 급성장하고 있는데, 투자액의 대부분이 연구개발에 사용된다.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성공요인 풍부한 대전
 
  이미 국제적인 인정을 얻고 있는 선진국의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성공을 위한 몇 가지 공통된 요인을 가지고 있다. 첫째, 우수한 연구기관과 세계적 명성의 연구 리더들이 소재하고 있어 연구개발 자금과 바이오 의료기업을 모이게 하는 구심력을 보유하고 있다.
 
  둘째, 중개임상연구 인프라, 계약연구기관(CRO), 기술사업화 금융과 같은 연구개발에서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기술혁신 가치사슬이 잘 발달되어 있다. 셋째, 기존의 대부분 의료기술혁신 집적단지는 교육과 문화생활 환경이 잘 발달된 대도시를 중심으로 위치하고 있다.
 
  넷째, 최소 10년에서 20년 이상의 시간에 걸쳐서 단지가 조성되고 실제 사업이 성공에 이르는 산업적 특성을 고려한 장기적 안목의 투자가 보장돼 있다. 다섯째, 첨단보건의료산업 발전을 위해 산학 연관 병원들이 기술혁신 집적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여섯째,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글로벌화를 통하여 세계적인 기술혁신 집적단지로서의 글로벌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면에서 볼 때 대전 지역은 보건의료 R&D 인프라, 보건의료산업 인프라, 관련 전문인력 양성 인프라 등 첨단의료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기반이 잘 구축돼 있다. 연구 인프라의 경우는 국가 R&D투자액이 연간 2233억원으로 투자집적도가 국내 1위를 점하고 있다. 신약개발을 위해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국책 연구원과 20여 개 국가연구센터가 소재하고 있다.
 
  첨단의료기기 개발을 위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표준연구원, 한국기초과학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이 있으며 허친슨 암연구소, 프로메가 연구소, ISIS, NeuroSky 등과 같은 국제적 연구기관도 소재해 글로벌 보건의료 기술과 제품 개발을 위한 기반도 조성되어 있다.
 
  보건의료산업 인프라로는 안전성평가연구소, 지역임상시험센터, KISTI와 같은 임상시험 인프라가 있으며 대덕특구지원본부와 kGMP, bGMP 같은 사업화 인프라도 조성되어 있다. 지역 내에는 바이오벤처타운 같은 벤처기업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으며 140여 개에 이르는 바이오의료 벤처기업이 소재하고 있고 LG생명과학, SK기술원, 한화, 삼양제넥스, 애경종합기술원 등 보건의약 관련 대기업이 소재하고 있어 사업화 연결 인프라가 우수하다.
 
  첨단보건의료산업 발전에는 관련 전문인력 양성이 필수적인데 대전 지역 내에는 한국과학기술원, KAIST 의과학대학원, 충남대를 비롯한 13개 고등교육기관에서 보건의료 산업인력을 양성하고 있으며 다양한 R&D 인력양성 프로그램 제공 등으로 융합형 첨단의료 전문인력 육성 기반이 구축되어 있다.
 
  지역별 의료관련 국가 R&D프로젝트 연구책임자 수는 서울과 경기도 지역을 제외하면 대전지역이 380명으로 나머지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많으며 의료관련 국가 R&D프로젝트 연구비 점유율도 43%로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보다 역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연구개발예산에서 대전에 투입되는 보건의료 R&D 예산은 1757억원 규모로 전체의 약 20%를 점유하고 있다.
 
  보건의료 및 바이오 분야 관련 2005년 특허출원 현황은 바이오 분야 642건, 의료 분야 491건, 의약 분야 834건으로서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출원 수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다. 2005년도 분야별 연구개발투자 현황을 보면 의료기기 분야는 96건, 약 300억원, 바이오의약 분야는 114건, 328억원, 헬스케어 분야는 17건 41억원, 기초연구 및 기반사업 분야는 110건으로 485억원에 달해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기술사업화 환경 관점에서 보면 대전의 벤처캐피털 2005년 신규투자 규모가 179억원으로 지방 최고수준이며 의료 및 바이오 특화 창업보육센터 수와 입주기업의 수에 있어서도 역시 지역 간 최고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첨단의료복합단지는 무엇보다도 접근성이 중요한데, 대전 지역은 국토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며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및 공항이 인접해 있어서 전국 어디에서나 2시간 정도에 접근이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중부권의 최대 전원도시로서 교육, 문화와 생활환경이 우수하다.
 
 
  대전에 첨단의료복합단지가 들어와야 하는 이유
 
  대전지역은 첨단의약, 첨단의료기기 및 융합기술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초연구에서 개발된 기술의 사업화를 위한 임상시험을 위해 국제수준의 인프라도 활발히 운용 중에 있다. 지역 내 병원을 중심으로 한 의약과 의료기기 임상시험센터도 구축되어 있고 사업화를 위한 대기업, 중소기업, 벤처기업이 소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총괄적인 지원기관과 금융시스템도 조성되어 있다.
 
  대전은 이렇게 구축된 첨단의료산업 기반시설을 통해 최소의 비용으로 최단 시간 내에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인 첨단의료복합단지를 구축할 수 있는 곳이다.
 
  물론 특정분야에서 대전보다 월등히 우수한 역량을 보유한 지역이 있는 경우는 해당 분야의 기술적 허브를 그곳에 두고 대전시는 기능적으로 연계되는 다중 허브 구조로 조성될 수 있다. 국내 어느 지역과도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조성되는 것이다.
 
  그간 여러 국책사업들이 선정되고 수행되는 과정에서 지역적 안배와 정치적 고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는 국가의 균형적 운영이라는 관점에서 이해되는 점도 있다. 그러나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사업은 그간의 사업들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고 이를 통해 전 국민이 보건의료적, 경제적 혜택을 입게 되는 거시적이며 미래적 차원의 사업이다. 그렇다면 향후 수십 년간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고 세계시장을 리드해 나아갈 수 있는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어디에 조성되어야 하는가? 대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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