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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년 4월호

[르포] 대전국제학교

외국인투자 유치 위해 대덕테크노밸리로 캠퍼스 이전

張允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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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실리콘밸리로 캠퍼스 이전을 준비 중인 대전국제학교는 대전시의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든든한 인프라다.
  무척 흥분됩니다.”
 
  토머스 펜랜드 대전국제학교 총감은 캠퍼스 이전 소감을 ‘설렘’과 ‘흥분’으로 표현했다.
 
  “半(반)세기 역사의 대전국제학교가 새로운 역사를 위해 내년 8월 대덕테크노밸리로 이전합니다. 그동안 캠퍼스의 주변 환경이 학생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공부하는데 열악한 점이 많아 안타까웠는데, 이번 이전을 통해 아시아 최고의 인프라를 갖춘 국제학교로 비상하리라 기대해요.”
 
  대전국제학교는 1958년 ‘미국 南(남)장로재단’과 3개 미국 선교단체에 의해 설립됐다. 대전 대덕구 오정동에 위치한 학교엔 현재 초·중·고(12학년) 과정 6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5명 안팎, 재학생 대부분은 해외거주 경험 5년 이상의 한국인, 외국인 자녀, 외국 시민권자, 영주권자들이다.
 
  이 학교가 대덕테크노밸리로 캠퍼스를 이전하는 가장 큰 목적은 대전시의 외국인 투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서다. 외국인이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자녀교육 문제다. 대전국제학교가 대덕테크노밸리로 이전하게 되면 대덕연구단지 내의 연구소 및 대학들의 외국인 유치 및 투자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문에 들어서니 開校(개교)기념 포스터와 학생들이 만든 파티 장식, 조형물들이 전시돼 있었다. 봄바람이 꽤 쌀쌀했지만, 지난해 개교 5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를 벌였던 뜨거운 열기가 교정 곳곳에 남아 있는 듯했다.
 
  현재 대전국제학교의 학생들은 기숙사에 입주하거나 스쿨버스로 통학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기숙사를 가진 외국인 학교인데다 국내 최초로 국제인증 기숙사 프로그램을 운영해 他(타) 지역의 학생들까지 기숙사 시설 때문에 이 학교에 입학하는 사례도 있다.
 
 
  국내 최초 全학년 국제학위인증과정 실시
 
학예회 장면. 대전국제학교는 교과수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체능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전국제학교는 지난해 개교기념 첫 행사로 ‘국제학위(IB) 인증 교육 심포지엄’을 열었다. IB는 3~12세를 대상으로 한 초등 프로그램, 12~16세 대상의 중등 프로그램, 16~19세 진학반의 학위 취득 프로그램 등 3단계로 구성돼 있다.
 
  IB 프로그램은 세계 121개국, 1300여 개 학교에서 시행 중이다. 한국에선 대전국제학교와 서울외국인학교 두 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康昞文(강병문) 대전국제학교 대외협력과장은 “우리 학교는 IB 프로그램 운영 면에서 국내 선두”라며 “자립형 사립고와 서울소재 학교에서 우리 학교의 IB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러 자주 방문하고 있다”고 했다.
 
  IB 프로그램을 통해 학위를 취득한 학생은 해외 대학에 진학할 때 그 나라의 교육수준으로 평가되지 않고 IB라는 국제 인증 기준으로 평가 받는다. 외국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인증해 주는 일종의 ‘국제인증 대학입학 자격증’인 셈이다.
 
  미국의 예일대, 프린스턴대, 뉴욕대, 그리고 영국의 옥스퍼드대 등 세계 각국의 대학에서 IB 졸업장을 인정하고 있다.
 
 
  私교육이 필요 없는 학교
 
학생들이 크리스마스 공연을 하고 있다.

  대전국제학교는 ‘학생중심 교육’을 강조한다. 점심식사 때 학생들이 먼저 식사를 마친 후 교직원이 식사를 시작한다. 학부모 간담회에서 “교내식당의 김치가 너무 매워 외국에서 오래 생활한 학생들이 먹기 힘들어 한다”는 건의가 나오자, 총감은 즉시 학교 김치를 맵지 않은 것으로 바꿨다.
 
  졸업생의 전화 한 통에 새 컴퓨터를 구입한 일이 있었다. 미국에서 공부 중인 한 졸업생이 “미국 대학교는 애플 컴퓨터와 애플 운영체제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PC와 윈도 중심으로 사용해온 한국 학생들이 미국에서 생활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며 컴퓨터 교체를 제안했다. 학교는 곧바로 컴퓨터 140대를 애플 컴퓨터로 바꿨다. 강 과장의 말이다.
 
  “한국 학교는 이런 엄두를 내기 힘들지만 우리는 합니다. 우리 학생들의 목표가 국내 대학이라면 굳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컴퓨터를 바꿀 필요가 없죠. 우리 학생들 중 일부의 꿈이 미국 유학이므로, 그들의 편의를 위해 컴퓨터 교체를 했습니다.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전국제학교는 졸업생들이 유수한 대학에 합격해도 일명 ‘명문대 진학’ 광고를 하지 않는다. 합격생 통계자료도 따로 내지 않는다. 대학진학 현황이 우수한 학교를 ‘명문 학교’라 부르는 것도 달가워하지 않는다. 한국의 여느 고교 풍토와는 다른 모습이다.
 
  교원평가제도 엄격히 시행되고 있다. 평가 성적이 낮은 교사는 재계약을 못하고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교원평가 결과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기 때문에 교사들은 최선을 다해 학생들을 가르친다. 교사당 1인 학생 수가 적다는 이점을 살려 1 대 1 보충학습이 활발히 이뤄진다.
 
  학습 능력이 부족한 학생이더라도 중도에 탈락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배경에는 이러한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숨어 있다. 중학생 기준(6~8학년) 평균 1년 학비가 6440달러(한화 약 950만원)에 이르지만 사교육이 필요하지 않도록 학교가 세심하게 교육한다고 한다.
 
  두 학생의 학부모인 南秀美(남수미)씨는 “학원이나 과외가 필요 없을 정도로 학교에서 잘 가르쳐준다”며 “학비가 비싸긴 하지만 교육프로그램이 좋고 별도의 사교육비가 필요하지 않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 대전국제학교 Taejeon Christian International School
 
  총감 토머스 펜랜드(Thomas J. Penland)
  설립년도 1958년, 1999년 3월 교육청 인가
  설립주체 미국 3개 선교재단 공동
  학생 수 615명
  교직원 현황 교사 140명, 교직원 59명
  위치 대전광역시 대덕구 오정동 210-1번지
  특징 국내 유일의 기숙사 운영 외국인 학교
  1973년 WASC(미국 서부 태평양 지역 학교 및 학력 인증기관) 최초 인가, WASC 최고 등급
  2005년 국제학위인정 IB 도입, 국내 유일의 전 학년 IB 과정 학교
  2008년 3월 대덕 테크노밸리(DTV) 내 캠퍼스 확장 이전 확정
  2010년 8월 대전국제학교 뉴 캠퍼스 이전 완료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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