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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년 1월호

[대한민국 2030] 한국의 犯罪유형과 양상

강력범죄는 증감 반복, 통일 과정에서 범죄 크게 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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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相基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연세대 법대 교수
⊙ 1952년 전남 무안 출생.
⊙ 연세대 법학과 졸업, 독일 괴팅겐대학 법학박사.
⊙ 연세대 법대 학장, 연세대 법무대학원 원장, 한국형사정책학회 회장, 한국형사법학회 회장,
    대통령 자문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실무위원, 대법원 형사실무연구회 부회장,
    형사판례연구회 회장 역임.
⊙ 저서: <형법총론> <형법각론> <형사정책> <독일형법사> 등.
테러 훈련 중인 경찰 특공대.
  오늘날의 미래 예측은 과거보다 더욱 어려워졌다. 사회현상이 복잡해지고 사회변화를 일으키는 변수가 다양하고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인 1980년대 후반에 20여 년 후인 현재의 한국사회를 예측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를 상상해보면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 정권교체와 남북관계의 변화, 외환위기. 무엇보다도 인터넷 대중화로 인한 여론형성과정의 변화는 놀랄 정도다.
 
  2030년, 앞으로 20여 년 후, 한국사회의 모습 역시 엄청난 변수가 기저에 깔려 있어 예측이 용이하지 않다. 거시적 측면에서 보자면 기온 상승으로 인한 환경변화, 물과 식량, 에너지 등 자원부족, 그리고 한국사회에서 심각한 인구감소 문제를 들 수 있다. 이 모든 요소가 갈등과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문제를 야기할 대형 변수들이다.
 
  자원부족은 국제분쟁을 일으킬 직접적 요인이 될 수 있으며, 기온 상승으로 인한 기후변화는 인류 생존의 문제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인구감소와 노령화는 한국사회를 구조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다. 이런 요인들은 예측이지만 발생의 확실성이 인정되는 여건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미래의 모습은 미래에 다가올 변화를 우리가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동적 자세와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적극적 자세 여하에 따라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면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줄이기 위해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대비하는 경우와, 성장위주의 사고에 매몰되어 이를 방치하고 환경을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문제 정도로만 볼 경우의 정책적 차이가 중요한 것이다.
 
  형사정책은 사회정책의 일환이기 때문에 적정한 사회정책의 수립 없이는 범죄 예방보다는 事後(사후)적인 범죄자 처벌정책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이 점에서 정치, 경제, 사회 모든 영역에서 위험을 인식하고 대비하면서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 통일 혼란, 범죄 증가로 이어질 것
 
  미래상황을 염두에 두면서 범죄 양상을 예측하자면 우선 남북관계가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될지가 문제다. 만약 통일된 한국사회라면 통일의 양상이나 방법이 어땠는지가 상황 예측의 관건이 될 것이다. 순조로운 통일 과정을 밟더라도 통일 독일의 사회상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수많은 문제가 야기될 것이다. 체제가 다른 사회에서 살다가 새로운 체제에 적응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도시 사람이 농촌으로 주거지를 옮겨 생활하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상반된 체제에서 적응하려면 오랜 시간과 체제적응교육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남과 북 주민 모두의 사고가 바뀌어야 가능하다.
 
  남과 북 주민 간의 사고나 가치관의 차이 및 체제적응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통일한국에서 범죄현상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독일의 예를 들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1990년 10월 3일 독일이 통일되기 전 舊(구) 서독에서는 인구 10만명당 범죄발생 건수가 1989년 7031건, 1990년 7108건이었으나 1991년에는 7311건, 1992년에는 7921건, 1993년 8337건으로 증가했다(이후 범죄건수가 진정되어 2005년에는 7747건, 2006년 7647건, 2007년 7635건).
 
  현재도 마찬가지지만 당시 가장 많은 범죄는 재산범죄로서 절도범과 사기범이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는 損壞罪(손괴죄) 順(순)이었다. 손괴죄의 증가는 사회적 불만세력이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어디까지나 법규범 준수가 세계 최고수준인 독일의 예다. 우리의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은 통일 후 2~3년이 지난 후부터 범죄율이 감소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때 통일 후 범죄증가는 혼란기적 상황이 빚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통일에 따르는 범죄증가는 한국사회에서 불가피한 현상이 될 것이다. 그리고 통일 후 사회가 안정되기까지 몇 년간 좌우 이념대결 양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독일의 경우 극우파 회원이 통일 후인 1992년에 3만9800명에서 1992년에는 6만1900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극좌 조직의 회원 수는 1991년 3만1500명에서 1992년 3만3500명으로 별 변화가 없었다. 이는 서독에 의한 흡수통일의 결과로 볼 수 있다.
 
 
  ◈ 노인 범죄, 외국인 범죄 늘어날 것
 
마약 밀매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러시아인들. 정주외국인 증가와 세계화로 외국인 범죄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경제환경은 중요한 범죄 원인이다. 실업문제가 한 예이며 불황기와 호황기의 범죄양상이 다른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2030년에는 빈부 격차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지금보다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양극화 현상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2030년이 되기 전에 이런 현상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서 새로운 정치체제나 경제체제가 구축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의 심각한 위기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비단 한국사회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새로운 국가목표의 설정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시스템의 변화와 경제운용의 방향이 지금과는 달라져야 한다. 즉 사회적 안정을 달성하는 방향으로의 정책전환이 모색되어야 한다.
 
  출산율 감소로 인한 인구 노령화는 노인범죄의 증가를 초래할 것이다. 이미 세계적 노령화 국가인 일본의 경우(인구 1억2800만명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가 5분의 1) 2008년 통계를 보면 과거 5년간 교통범죄를 제외한 65세 이상 노인범죄가 2만5000명에서 5만명으로 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대부분 상점 절도 등 가벼운 범죄지만 직업이 없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인층 범죄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에게도 나타날 것이 거의 확실하다. 급속한 노령화와, 이를 따라갈 수 없는 복지정책은 노인범죄를 줄이는 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며, 반사적으로 청소년 범죄자의 수는 감소할 것이다.
 
  다음으로 외국인 범죄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국내 거주 외국인 수의 증가에 비례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또 출산율 감소로 노동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입국 내지 이민까지 받아들이게 되어 더욱 외국인 범죄는 증가할 것이다. 통일을 가정하면 북한 인구로 인해 총인구 수는 증가하겠지만 노동인구의 부족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06년 현재 불법체류자를 제외한 등록외국인 수는 63만명을 상회하고 있는데, 이는 2002년의 25만2000명과 비교하면 4년 만에 2배 이상 증가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출입국관리법 위반자를 비롯하여 불법체류사범을 제외한 범죄자 수는 2005년 8313명이었으나 2006년에는 1만1421명으로 37.4%가 증가하여 증가 속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 정보통신망 이용 범죄
 
정보통신과 관련된 새로운 범죄들이 증가할 것이다.

  여성범죄의 증가도 예상된다.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로 인해 여성이 자연스럽게 범죄환경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여성범죄자 현황은 2006년 30만1366명(전체 193만2729명), 2007년 30만5325명(전체 196만5977명)으로 전체 범죄자 인원의 약 16%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여성범죄 가운데 가장 많은 유형은 사기, 절도 등 재산범죄(약 60%)이고, 다음으로 강력범죄와 풍속범죄 순이다. 그러나 여성의 公職(공직) 진출이 현저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2030년에 이르면 공직 관련 부패사범이 상대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에는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컴퓨터나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범죄가 증가할 것이다. 현실공간에서 발생하는 범죄건수는 2007년 기준으로 약 196만 건 정도다. 이 가운데 현행 정보통신망법 위반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정보통신 관련 범죄비율은 약 1%에 불과하지만(물론 감춰진 범죄, 소위 暗數犯罪를 감안하지 않은 수치다) 2030년경에 이르면 정보통신 관련 새로운 범죄유형과 범죄율은 현저하게 증가할 것이 예상된다. 동시에 범죄로 인한 피해액은 현실공간에서의 범죄와 비교할 때 범죄 건수당 피해액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환경에 대한 중요성과 관심이 늘어나 환경범죄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보다 현저히 무겁게 처벌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경제성장 우선논리로 인해 환경문제는 정책의 후순위로 밀려나 있었으나 이제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국제여론 형성과 교토협약을 비롯한 환경에 대한 국제적 통제 강화로 환경문제는 국내문제 차원을 벗어나 있다. 2030년에는 환경오염에 대한 국제적 통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범죄 건수는 2002년 1만3446건에서 2006년 9653건으로 감소 추세다. 앞으로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환경범죄를 단속하지 않는다면 2030년에 우리나라의 환경문제는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이다.
 
 
  ◈ 선거사범 현저히 감소할 것
 
2007년 태안 기름 유출사고로 기름에 젖은 논병아리. 환경에 대한 관심 증대로 환경범죄는 더욱 무겁게 처벌될 것이다.

  강력범죄는 살인, 강도, 강간, 방화, 폭행, 상해, 협박, 공갈, 약취, 체포·감금죄 및 폭력행위 등 처벌법 위반사범을 가리킨다. 이 가운데 살인, 강도, 강간, 방화범만을 대상으로 하여 우리나라의 강력범죄 추이를 살펴보면 2004년 1만9539건, 2005년 1만9941건, 2006년 2만1006건, 2007년 2만922건으로 최근 4년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로 볼 때 강력범죄는 현재 추세대로 증감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범죄현상은 선진국으로 갈수록 증감 추세가 안정적이다. 독일의 경우를 보면 통일 직후인 1992년에 예외적으로 전년 대비 9.61%가 증가한 이후 1994년부터 2007년까지 14년 동안 -3.15%(1994년)에서부터 2.26% 증가(2002년) 사이에서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2030년에 현저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범죄는 선거사범이 될 것이다. 희망적인 예상이지만 한국에서 민주주의의 정착은 선거사범을 용납하지 않는 사회적 성숙을 이룩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에 발생건수가 가장 많은 범죄는 역시 절도죄, 사기죄를 비롯한 재산범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재산범죄는 기술적 발달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범행이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범죄유형이 될 것이다.
 
  범죄는 사회현상의 하나다. 문제는 시민들이 범죄로 인한 공포심을 심하게 느낄 정도가 되면 사회는 대단히 불안정해진다는 점이다. 2030년 한국사회는 선진국으로 발전해 있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선진국의 안정된 사회시스템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려면 범죄로 인한 시스템 불신이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인구감소 대책과 全(전) 지구적으로 나타나게 될 환경악화, 에너지 부족현상에 대비하는 정책이 지금부터 절실하게 강구되어야 한다. 이들 대형 변수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사회적 불안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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