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별책부록
  1. 2009년 1월호

[대한민국 2030] 내가 낸 국민연금은 안녕하십니까?

기금 규모 1739조원
국민 10명 중 4명이 연금 혜택

著者無   

  • 기사목록
  • 프린트
朴海春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 1948년 충남 금산 출생.
⊙ 연세대 수학과 졸업. 고려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
⊙ 삼성화재 상무이사,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 사장, 한국보험계리인회장, LG카드 대표이사 사장,
    우리은행장 역임.
  아침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비치는 2030년의 어느 날 아침 잠실운동장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어린 아이에서 노인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사람들의 모습은 활기가 넘치고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가족끼리 소풍을 나왔거나 스포츠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온 것은 아니다. 해외 유명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모인 것도 아니다.
 
  이날은 국민연금을 받는 날이다. 잠실운동장에는 연금을 받는 사람들이 좋은 일을 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였다. 본인의 연금 중 일부를 기부금으로, 혹은 장학금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금을 내는 것만이 아니라 새로운 가족의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이 서로 만남을 갖기 위해 나왔다. 일찍 부모를 여읜 자식이 새로운 부모를 만나 결연을 맺고, 후원하고 있는 학생을 만나고 싶어서다.
 
  앞으로 연금수급자가 지금보다 2.5배나 많아지는 2030년, 연금을 받는 사람들이 ‘순간 군중’, 즉 플래시 몹(flash mob)의 형태로 모였을 때를 상상해본 것이다.
 
  2030년이 되면 노령연금을 받는 사람이 572만명에 이른다. 국민연금 시행 20년이 지나면서 한 사람이 받는 연금액도 많아졌다. 1988년부터 가입해 20년 이상 가입한 사람 중에는 110만원을 넘게 받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수령한 연금으로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어떤 것이 있는지를 문의해오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아름다운 재단으로 연결해 주거나 가까운 복지관을 통해 소년소녀 가장에게 장학금을 전달할 수 있도록 주선하고 있다.
 
 
  ◈ 가입자 1800만명, 연금수급자 230만명
 
  2009년 새해, 국민연금이 시행된 지 21년이 된다. 그리고 앞으로 21년을 더 꼽아보면 2030년의 미래를 만난다. 과거 21년과 미래 21년의 현재 시점에서 국민연금과 함께해온 지난 시간을 회고해보고 미래를 전망해본다.
 
  돌이켜보면, 국민연금은 사회보험의 황무지에 씨앗을 뿌리고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성장해왔다. 처음 사업장가입자를 시작으로 농어촌과 도시지역에 점진적으로 확대 실시하여 제도 시행 11년 만에 全(전)국민연금을 실시했다.
 
  IMF 등 여러 가지 힘든 상황 속에서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현재 가입자가 1800만명에 이르고, 연금수급자가 230만명을 넘어섰으며, 세계에서 5번째로 큰 수퍼연금으로 성장했다. 또 이러한 量的(양적) 성장을 기반으로 국민 모두의 노후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質的(질적) 성장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현재 국민연금은 두 가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하나는 위기 상황 속에서 국민의 소중한 자산인 기금을 잘 보호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인해 국민연금의 운영기반이 약화되고, 그 결과로 노후소득 보장의 死角(사각)지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의 경제상황을 보면,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글로벌 주가가 급락하고 불안심리 확산이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세계경제의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은행의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는 가운데 CP(Commercial Paper·기업어음)나 회사채 등 직접 금융시장이 위축되면서 기업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내수부진이 가속화되면서 성장이 위축되고 고용사정이 악화될 전망이다.
 
  이에 대비해 우리 공단은 비상경영계획(Contingency Plan)을 수립하고 있다. 경영전반에 걸친 점검을 통해 위기를 진단하고, 각 분야별 대응 방안을 수립하여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다. 그래서 오는 2030년에는 명실상부하게 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소득보장제도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국민연금기금은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금까지 대체로 선방을 해 온 편이다. 지난 2008년 9월 말 기준으로 미국 公的(공적) 연기금들이 마이너스 15% 가량의 평균수익률을 기록한 것에 반해, 국민연금은 마이너스 1.3% 정도의 수익률을 보였다.
 
  기금은 무엇보다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운용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산뿐만 아니라, 해외에 투자된 자산도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철저히 관리하여 이번 위기에 손실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다.
 
 
  ◈ 초고령사회의 안전망
 
국민연금공단에서 ‘내연금 알아보기’ 현장 홍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低(저)부담·高(고)급여’ 구조하에 기금소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지속 가능한 연금제도를 위해 5년마다 실시하게 되어 있는 재정계산을 2003년과 2008년에 실시한 바 있다. 이는 장기적인 연금재정을 분석하고, 수지균형을 이뤄나가기 위해서다. 70년 이상의 장기간에 걸쳐, 가입자 수, 보험료 수입, 수급자 수, 급여지출 등의 재정구성 요소와, 이에 필요한 인구추계 그리고 경제변수에 대한 전망을 통해 재정분석이 이뤄진다. 2008년 재정수지 전망에서는 2030년 기금의 규모가 1739조원(경상가치)에 달할 것으로 나와 있다. 이는 2030년 당시 GDP 3484조원의 49.9%에 이르는 규모다.
 
  2030년이 되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4860만명이 되고, 65세 이상 인구는 118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인인구 부양비(65세 이상 인구/18~64세 인구)는 2008년 15.2%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30년에는 39.2%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30년 국민연금의 주요 지표를 보면 2008년 가입자가 1830만명에서 근로연령 인구의 감소에 따라 점진적으로 줄다가 2030년에는 1660만명이 되고, 제도부양비(가입자 수 대비 노령연금 수급자 수)가 2008년 10.3%에서 2030년 34.4%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6년이 되면 우리 사회는 65세 이상 노인이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가 된다. 개인적으로 보면 평균수명이 계속 늘어나게 되는 것이고, 사회적으로는 노인부양비가 그만큼 증가한다는 의미다.
 
  현재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2명이 연금을 받고 있지만 2030년에는 10명 중 4명이 국민연금을 받게 된다. 즉 노령연금 수급자 비율(65세 이상 노령연금수급자/65세 이상 인구)이 2008년 19.3%에서 2030년 39.7%로 늘어나게 된다. 국민연금이 사회안전망으로서 초고령사회의 충격을 완화하게 되는 것이다. 연금 없는 초고령사회는 상상할 수가 없다.
 
  세계적인 추세와 발맞춰 국민연금을 기본(1층)으로 하여 퇴직연금, 주택연금 그리고 개인연금 등이 더해져 다층으로 노후소득이 보장되는 시스템이 형성될 것이고, 이를 국민연금이 선도해 나갈 것이다.
 
  국민연금은 사회보험의 백년대계다. 국민 모두의 노후생활과 직결된 만큼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기금관리를 비롯해 제도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 기금 2043년 최고 2465조원까지 늘어
 
국민연금공단 본부(서울 송파구).

  미래로 갈수록 경제적 성장에 따른 고객의 서비스 욕구가 다양해진다. 이러한 고객의 서비스 욕구 충족을 위한 고객중심의 경영을 공단이 잘 수행해야만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공단은 국민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장기적인 재정안정을 통해 국민연금이 지속 가능하도록 제도를 정착시켜 나가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공단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미션을 ‘고품질의 다양한 연금서비스를 제공하여 국민의 생활안정과 노후행복에 공헌한다’로 정의하고, ‘국민과 함께 행복한 노후를 만들어가는 최고의 사회보장기관’이 되겠다는 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이는 국민들을 향한 공단의 다짐과 약속이기도 하고, 장기적인 공단의 미래상을 정립하고,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해 전 직원이 공유하며 역량을 결집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공단은 이러한 미션과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 목표로 6대 전략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첫째, 국민연금의 사각지대 해소를 추진하여 노후소득 보장 기반을 확충하고, 둘째, 급여업무의 프로세스 선진화와 수급자 서비스를 강화하여 미래 지향적 급여서비스 체제를 마련해 나갈 것이다. 셋째, 국내·외 투자 다변화와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하여 기금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넷째, 고객중심의 제도 개선과 창구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하며, 다섯째, 장애서비스와 기초노령연금 수행 등 복지인프라를 육성해 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보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조직과 인적자원을 선진화하며 전략경영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공고히 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특히 앞으로 계속 증가하여 2043년 최고 2465조원까지 늘어나게 되는 막대한 규모의 기금을 국가이익과 연금제도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잘 운용해야 한다. 적립기금의 규모별 장기운용 전략을 마련하는 한편, 기업의 성장과 건실화에 도움이 되는 기관투자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기금의 규모별 효율적인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기금의 수익률을 높여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울러 안정성, 수익성, 공공성의 운용 원칙을 준수하며 글로벌 금융환경 변화에 철저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다.
 
 
  ◈ 우리 국민의 행복지수는 178개국 중 102위
 
  2030년은 지금과는 많이 다른 시대가 될 것이다. 특히 정보기술이 빠르게 발달하고 나노기술과 로봇기술의 접합으로 생명연장이 가능해져 평균수명이 130살까지 가능해진다는 보도도 있다. 이때의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도 남자 79.8세, 여자는 86.3세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아무런 준비 없이 오래 산다는 것은 오히려 고통일 뿐이다. 영국 신경제학재단 발표에 따르면 2006년 우리의 행복지수는 178개국 중 102위였다.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러나 몸이 아파 누워 있으면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행복지수 1위를 차지한 남태평양의 섬나라 바누아투의 원주민들에게 따뜻한 날씨와 주변에 널린 먹을거리가 없다면 결코 행복하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경제적 여유는 행복의 충분조건은 아니어도 필요조건임에는 틀림없다. 노후를 위한 경제적 준비를 비롯해 각자가 생각하는 노후행복을 위해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미래로 갈수록 첨단기술이 발달하면서 오히려 사람 사이의 인정과 교감이 더욱 절실해질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2030년 572만명의 노령연금 수급자들의 선행으로 이뤄지는 하루 풍경은 그저 나 혼자만의 행복한(?) 상상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연금 수급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부금을 내는 날, 취미로 익힌 그림이나 사진 전시회를 열고, 운동장 한가운데에는 공연장이 설치되어 복지관에서 배운 춤이나 악기연주가 이뤄지는 축제가 열려도 좋을 것이다. 또 어린 자녀들이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나와 전시회와 공연을 구경하며, 더불어 사는 사람의 온기와 정을 느끼고 넉넉한 인심을 경험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미래는 희망이다. 내일에 대한 꿈을 꾸고 비전을 세워 도전해 가는 과정이다. 피터 드러커는 “미래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것은 이 전환기의 도전들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달려 있다. 모든 것은 소용돌이 속에 있다. 지금은 미래를 준비하고 행동할 때다”라고 말했다. 사람은 누구도 혼자서 살아갈 수가 없다. 우리 모두가 희망하고 바라는 이상적 미래를 위해 국가는 국가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각자의 역할과 준비가 필요하리라 본다.
 
  국민연금을 통해 우리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미래가치를 지향하며 각자가 노후를 준비하고, 또 여유와 안정의 준비된 노후를 통해 나눔의 이타적 삶을 사는 희망찬 미래를 꿈꿔 본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