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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년 1월호

[대한민국 2030] 인구감소와 多文化 가정

한국판 ‘오바마’를 키울 것인가
한국판 ‘알 카에다’를 양산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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柳錫春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한국다문화센터 운영위원장
⊙ 1955년 경북 안동 출생.
⊙ 연세大 사회학과 졸업. 美 일리노이大 사회학 박사.
⊙ <전통과 현대> 편집위원,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 역임.
⊙ 저서·논문 : <한국의 사회발전-변혁운동과 지역주의> <한국의 시민사회, 연고집단, 사회자본>
    <유교자본주의의 가능성과 한계> 등.
다문화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과 어떻게 어울려 사느냐가 국가발전의 관건이 될 것이다.
  대략 20년 전, 그러니까 1985년 우리나라의 高齡(고령)인구(만 65세 이상의 인구)는 전체 인구의 4.3 % 였다. 2007년 현재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9.9 %이다. 고령인구가 두 배로 느는 데 약 20년이 걸린 셈이다.
 
  지금까지의 흐름이 같은 속도로 유지된다면 2030년을 전후해서 20 % 수준의 고령인구를 갖게 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지금부터 나타날 고령화 속도는 과거와 비교하여 엄청나게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한다. 이들은 20% 가 되는 해를 2026년 정도로 예상한다. 그러니 2030년에는 전체 인구의 약 4분의1 이 고령인구로 구성된다고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는 셈이다.
 
  지금부터 대략 20년 전, 그러니까 1985년의 평균 자녀 수는 1.67명이었다. 그 5년 전인 1980년에는 2.83명이었다. 그런데 2005년 현재의 평균 자녀 수는 1.08명이다. 두 명의 부모가 아이 하나만을 갖는 게 보편적 현상이 된 셈이다.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低(저)출산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2008년 11월 30일 서울역광장에서 이주노동자 노동기본권 쟁취 결의대회(왼쪽)가 열린 가운데 외국인노동자대책 시민연대 한 회원이 불법 체류 노동자들의 추방을 촉구하는 1인 시위(오른쪽)를 하고 있다.

 
  ◈ “아이 낳기가 무섭다”
 
  앞으로 보다 많은 아이들이 우리나라에서 태어날 가능성은 있는가? 대답은 부정적이다.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아이 낳기가 무섭다”는 게 衆論(중론)이다. 어떻게 키우고 교육시키며, 자라서는 원하는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지 걱정되기 때문이란다. 구체적인 근거를 명확하게 들 순 없지만 20년 후에는 ‘성인 네 명당, 즉 부모 둘 아래 아이가 하나’ 태어난다는 假說(가설)을 세워 볼 수 있다.
 
  이런 예측에는 또 다른 차원의 흐름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름 아닌 이혼율의 급격한 상승이다. 남녀 1000쌍당 이혼은 1980년 3.3에서 2000년 10.9로 20년 만에 약 세 배 증가했다. 2007년 현재는 12.6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변화를 보일까?
 
  증가하면 증가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 선진국들의 이혼율 통계가 우리보다 약 두 배 정도 높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혼율은 2004년 현재 1000쌍당 17.7 이다. 미국의 경우 이혼율은 1980년 前後(전후)에 頂點(정점)을 기록하며 22.6까지 치솟다가 최근 다소 주춤하고 있다. 우리라고 이런 트렌드를 벗어나리라는 보장은 없다.
 
  따라서 당분간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지금보다는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혼이 재혼으로 연결된다 해도 새로운 가정이 새로 아이를 가질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는 사실이 결합되면 앞서 예측했던 출산율 저하는 불을 보듯 뻔하다. 同性愛(동성애)에 대한 관용과 독신 가정의 증가도 ‘성인 네 명에 아이 한 명’의 가설이 황당한 이야기가 아님을 뒷받침해 준다. 평균 초혼 연령의 상승도 이 가설을 지지해 준다.
 
  <그림 1>은 이런 변화의 흐름을 종합 정리한 결과다. 2000년의 인구구조가 어느 정도 정삼각형 혹은 鐘(종) 모양에 가까운 모습이었다면, 20년 후의 인구구조는 점점 더 逆(역)삼각형 혹은 종을 뒤집어 놓은 모습으로 변화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2050년이 되면 아이스콘과 같이 머리만 큰 인구구조가 확실히 자리 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 18년 만에 定住 외국인 20배 증가
 
  이런 인구구조의 변화에 대응하여 현재 우리 사회에는 역사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내부적 변화의 물결이 흘러가고 있다. 다름 아닌 ‘多(다)문화 현상’의 급속한 진행이다. 65세 이상의 인구를 떠받치고 있는 15세부터 65세까지의 경제활동인구가 점차 역삼각형의 모습으로 바뀌고 있고, 이에 더해 앞으로 경제활동인구로 진입할 15세 이하의 연령층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는 노력이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구체적인 자료를 기초로 몇 가지 상황을 검토해 보자. 우선, 인구피라미드의 허리에 해당하는 경제활동인구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지고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자료가 우리나라에 장기 거주하는 定住(정주) 외국인의 증가 및 구성의 변화다.
 
  예컨대 1990년 5만명도 채 되지 않던 우리나라 정주 외국인 숫자는 2008년 6월 현재 100만명을 넘어섰다. 18년 만에 20배가 증가한 셈이다. 전체 인구 대비 정주 외국인의 비율은 같은 기간 0.1 % 에서 2.4 % 로 증가했다. 앞으로의 증가가 지금까지와 같은 비율이 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당분간 이런 흐름이 강화될 것이 틀림없다.
 
  정주 외국인의 구성도 엄청난 속도로 다변화되고 있다. 1990년 당시의 주된 외국인은 미국·일본·대만 사람들이었다. 2006년이 되면서 중국·베트남·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몽골 출신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제3세계 출신의 외국인 근로자가 인구구조의 빈 공간을 채우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경향은 2030년이 될 때까지 심화될 것이다.
 
  다문화 현상의 직접적 원인은 국제결혼의 급격한 증가에 있다. 2007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 결혼의 11.1 % 가 국제결혼이다. 2005년 13.5 % 를 정점으로 지금까지 국제결혼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10%대를 상회하고 있다. 지금부터 17년 전, 즉 1990년의 국제결혼 비중은 1.2% 수준이었다. 증가된 국제결혼은 대부분 한국인 신랑과 외국인 신부 사이에서 이루어진 결혼이다.
 
  외국인 신부의 國籍(국적)도 점점 다양화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동남아 및 중국 출신 여성들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시집온 여성들이 2006년 12월 17일 서울 가리봉동 중국인교회에서 유권자운동 출범식을 가졌다. 다문화 가정의 정치적 파워는 앞으로 계속 증대될 것이다.

 
  ◈ 한국에서 오바마가 나올 수 있을까?
 
  앞으로 약 20년 동안 한국 사회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다문화 현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인구구조의 허리를 지키는 외국인 노동자 및 인구구조의 하단을 채우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 외국 출신 신부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야말로 한국 사회 내부에서 진행되고 세계화의 가장 구체적이고 확실한 모습이다.
 
  지금까지 한국 정치는 지역·이념·계층·종교 등과 같은 균열의 구조를 기초로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지금부터 약 20년 후, 한국 정치의 핵심 균열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지 모른다. 한국 사회 ‘내부의 世界化(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갈등의 축이 추가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문화 현상’이라 불리는 외국 출신의 신부와 만든 가정에서 태어난 2세들이 2030년이 되면 최소한 대학생 혹은 그 이상의 연령 계층에 포진하게 된다. 만약 이들이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대한민국에 헌신한다면 우리는 엄청난 人的(인적) 자원을 추가한 선진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대한민국을 저주하고 부정한다면 우리는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국가로 전락할 것이다.
 
  다문화 시대의 도래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과 應戰(응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30년 이후 대한민국에서 오바마와 같은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다면, 거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국회의원이나 CEO등으로 다문화 가정 출신자들이 진출할 수 있게 되면, 우리는 전세계에 우리의 先進性(선진성)을 자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30년 대한민국에 알 카에다 같은 테러조직이 등장한다면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 ‘다문화 현상’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야말로 2030년 미래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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