咸仁姬 이화여대 사회과학부 교수
⊙ 1959년 출생.
⊙ 무학여고, 여화여대 사회학과 및 同 대학원 졸업. 미국 에모리대 대학원 사회학 박사.
⊙ 중앙인사위원회 비상임위원, 자립형사립고 제도협의회 위원, 이화여대 경력개발센터 원장 역임.
⊙ 現 한국사회문화연구원 정책전문위원, 이대 이화리더십개발원 원장.
⊙ 저서: <여성들에게 고함> <가족의 사회학적 이해> <한국가족상의 변화> <한국사회학 50년사>
등 다수.
⊙ 1959년 출생.
⊙ 무학여고, 여화여대 사회학과 및 同 대학원 졸업. 미국 에모리대 대학원 사회학 박사.
⊙ 중앙인사위원회 비상임위원, 자립형사립고 제도협의회 위원, 이화여대 경력개발센터 원장 역임.
⊙ 現 한국사회문화연구원 정책전문위원, 이대 이화리더십개발원 원장.
⊙ 저서: <여성들에게 고함> <가족의 사회학적 이해> <한국가족상의 변화> <한국사회학 50년사>
등 다수.
- 2008년 11월 29일 오후 서울 잠실의 한국한부모 가정연구소에서 혼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싱글대디들이 모여 서로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될 미래는 낙관과 비관이 교차하게 마련이다. 2015년 사회 각 분야 여성 지도자의 비율을 예측한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정치 영역 20~25%, 미디어 영역 25~30%, 법조인 25~30%, 고위직 공무원 15~20%, 기업 영역 8~10%로 나타나고 있다. 이미 2008년 사법고시, 행정고시, 외무고시의 여성 합격자 비율이 38.1%, 50.2%, 67.7%에 이르렀고, 각종 자격시험에서 여성이 대거 수석 합격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위 보고서의 예측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덕분에 78개 국가 중 68위를 기록 중인 ‘남녀권한척도’가 2030년엔 크게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기준 1위인 노르웨이와 비교하면 ▲의회 여성점유율 36.4% 대 5.9% ▲행정관리직 여성비율 28% 대 5% ▲전문기술직 여성비율 49% 대 34% ▲성별 소득격차 0.74 대 0.46으로 나타나고 있는 한국의 척도가 2030년엔 노르웨이의 척도에 근접해갈 것이다.
대부분의 미래학자들은 ‘여성성’이 21세기를 이끄는 중요한 특질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인인류학자 헬렌 피셔의 <제1의 性(성)>(The First Sex)에 따르면, 여성은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사실들을 연계시키고 경우의 수를 모두 포함하여 생각하는 ‘거미줄 사고’(web thinking)에 강한 반면, 남성은 사물을 분리·단절시키며 집중적 사고를 하는 ‘단계식 사고’(step thinking)에 익숙하기 때문에, 다양한 정보를 통합해야 하는 21세기에는 여성의 잠재력과 적응력이 각광받으리란 전망을 내놓았다.
일례로 뇌 촬영 사진을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더 정확하고 손쉽게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보고 그 사람의 감정 상태를 읽을 수 있다고 한다. 그 결과 여성들은 자신의 감정에 더욱 충실하고, 관찰력이 예민하며, 상대를 향한 동정심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여성성이 호혜적인 대화와 상호 소통을 핵심으로 하는 21세기적 요구와 궁합이 잘 맞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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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의 여풍은 이제 강풍 수준이다. 2008년 1월 18일 열린 사법연수원 수료식에서 포즈를 취한 여성 법조인들. |
◈ 토크니즘으로부터의 해방
2030년 한국여성은 사회 각 영역의 ‘토크니즘’(tokenism: 구색을 맞추기 위해 여성 한두 명에게 특혜를 주는 것)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여성들이 조직생활에서 불리했던 이유는 數的(수적) 열세로 인한 ‘파워의 不在(부재)’ 때문이다. 미국의 조직사회학자 로자베스 M 켄터는 조직 내에서 어떤 집단이 소수의 위치를 벗어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숫자가 19%라는 것을 밝혀냈다. 즉, 100명의 조직 가운데 여성이 19명 정도 되면 여성들은 더 이상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인식하지 않아도 되고, 25%를 차지하면 여성은 무시할 수 없는 압력단체가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중매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최초의 여성들’, 곧 최초의 여성 국무총리, 최초의 여직원 출신 이사, 최초의 여성 대사, 최초의 여성 從軍(종군) 기자 등의 뒤를 이어 여성이 진출하기 힘든 분야에 활발히 진출함으로써, 2030년경엔 ‘魔(마)의 19%’ 고지를 넘어서는 영역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386세대(1960년대 출생, 80년대 학번을 지칭) 여성들은 과거 남성 독점영역이었던 법대, 경영대, 공대 등으로 진입, 희소성으로 인해 혜택을 누리면서 편견과 맞서 자신의 영역을 구축했던 선배 여성들과 달리, 동시대인들과 연합하여 조직 내에서 하나의 세력으로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현직 여성검사 가운데 약 절반, 현직 여성판사 가운데는 약 3분의 2를 점하고 있는 386 여성들이 50대에 진입하면 법조계의 요직을 두루 맡게 될 것이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도전 정신을 갖춘 여성들이 사회 각 영역에 진입함에 따라 남성 중심적 조직문화가 빠르게 쇠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곧 권위적 위계서열이나 일방적·획일적 명령체계 대신 민주적이며 호혜적인 의사소통 및 의사결정 방식을 선호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집단의 목표 달성을 위한 추진력과 모험심 못지않게 진행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되리란 것이다.
동시에 성원들의 사기 진작과 유기적 관계를 최대한 존중하고 배려하는 ‘관계지향적 리더십’이 힘을 얻으면서, 작업 현장에서 여성 특유의 리더십이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래의 여성 리더들은 남성 특유의 ‘과업 중심성’(task- oriented)과 여성 특유의 ‘사람 중심성’(people-oriented)을 결합하고, 추진력과 효율성을 유지하면서 타인을 향한 배려와 팀원 간의 인화 단결을 성공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여성 리더십의 가치와 의미를 다지게 될 것이다.
◈ 페미니즘에서 피메일리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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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4월8일 여성법률상담소 이태영 박사가 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여성들을 초청, 축하하고 있다. 맨 오른쪽 추미애 의원의 앳된 모습이 눈에 띈다. |
2030년에는 페미니즘의 패러다임 전환도 예상된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커버스토리를 통해 이제 페미니즘은 ‘피메일리즘’(femaleism: 여성과 남성의 性的 장점을 서로 나눠야 한다는 주의)으로 대체되어야 한다는 기사를 실었다. 곧 性差(성차)는 문화적 산물이기에 극복이 가능하다는 종전의 주장에서 벗어나 성차를 인정하고 그에 맞는 역할을 요구하는 피메일리즘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과오는 생물학적 차이를 사회적 차별로 환원시킨 것인 만큼, 이제부터는 ‘차별 없는 차이론’을 기본 틀로 삼아 개성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환경을 만들어내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될 것이다.
2030년에는 제3세대 페미니즘을 대표하는 ‘파워 페미니즘’이 부상할 전망이다. 파워 페미니즘은 남성과 여성 집단 사이의 권력 불균형을 문제 삼기보다는 자유시장경제의 미덕을 포용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3세대 페미니스트들은 페미니스트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파워를 향한 열망과 고도소비사회의 미덕을 실현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3세대 페미니즘의 물결은 견고성과 일사분란성, 획일성을 특징으로 하던 2세대 페미니즘으로부터 한 걸음 나아가 실험정신과 다양성, 포용성을 지향하면서 여성 집단의 ‘세력화’(em- powering)로부터 여성 개인의 ‘능력화’(enabling)로 나가고 있다.
3세대 페미니즘과 ‘알파걸’의 등장 이면에는 고등교육의 여성지배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 ‘女高男低(여고남저) 현상’(여학생의 성적이 남학생의 성적보다 높은 현상을 지칭하는 용어)은 중·고등학교를 지나 고등교육 단계로 확산될 것이며, 이로 인해 남녀공학 교육을 동성(same sex) 교육으로 전환하는 추세가 확산될 것이다. 현재는 부인의 소득이 남편보다 높은 맞벌이 부부가 4쌍 중 1쌍 꼴로 나타나고 있으나, 2050년에 이르면 2쌍 중 1쌍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눈길을 끈다.
다만 사회적 영향력과 위세가 높은 영역으로 진입하는 여성들일수록 여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조직문화에 대항해야 하며,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해야 한다. 명문 법대 졸업생의 30% 이상이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로펌의 파트너로 남는 비율은 여성이 남성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현실, 명문 경영대 출신 남성은 가족과 경력의 양립에 어려움을 겪지 않으나 여성은 독신으로 남거나 출산을 포기하거나 경력을 희생해야 하는 현실이 엄연히 존재한다. 세계 유수 명문대학 교수의 남녀 비율이 최근 20여 년 동안 큰 변화가 없다는 사실 등을 직시해야 한다.
◈ 아버지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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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27일 서울 명동에서 한국여성민우회 회원들이 주최한 ‘평등한 일, 출산, 양육을 위한 거리 캠페인’에 참가한 한 가족이 남성육아휴직제를 희망하는 문구를 게시판에 붙이고 있다. |
여성의 삶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남성의 삶의 변화를 유도한다. 알파걸 세대가 성인이 되는 미래사회에서 우리의 아들 세대는 남성성의 본질에 대한 도전을 받아들여야 한다. 남성들은 여성해방의 세례를 받은 딸들이 그랬던 것처럼 ‘내면의 변화’라는 고통스런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아버지의 재발견’이 시작되면서 서구를 중심으로 출산 과정에 참여하는 아버지가 늘기 시작했고, 이혼 이후 자녀의 양육권을 주장하는 아버지도 증가했다. 또 아버지가 자녀의 양육 과정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기쁨과 보람을 느끼는 ‘새로운 아버지’ ‘떠오르는(emergent) 아버지’ ‘개입하는(involved) 아버지’ 像(상)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최근의 연구 결과 아버지의 참여가 높을수록, 아버지와 어머니가 가사와 양육의 책임을 공유할수록 결혼생활의 긴장과 갈등이 줄어들고, 자녀들에 대한 부모의 정서적 투자가 증가할수록, 부모 자녀 관계가 친밀할수록 결혼의 안정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녀들과의 친밀한 유대를 통해 아버지로서의 만족감과 자아 존중감의 강화를 경험하는 추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일과 가족 양립을 도모하면서 엄마 아빠 공히 부모 역할의 수행을 위한 가족친화 정책이 제도화될 것이다. 현재 서구 복지국가에서는 부모 모두를 대상으로 한 출산 휴가제(parental leave), 어린 자녀가 아플 때의 유급휴가제(sick leave), 어린 자녀를 돌보는데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유연시간 근무제, 파트 타임제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시행 1년 이내에는 아버지들로부터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으나 그 이후부터는 수혜율이 급증하고 있다. 2030년에는 한국에서도 자녀 양육을 위해 아빠 출산휴가와 유급 病暇(병가)를 신청하는 남성 비율이 30% 수준에 이를 것이다.
남성들의 가치관 변화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이 되면 남성들도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아버지로서의 기쁨과 보람을 충분히 즐기고 삶의 의미와 만족을 얻게 될 것이다. 동시에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진 만큼 남성들의 가족 진출이 활발해져야 한다는 사실도 수용할 것이다.
◈ 독신가구 폭발적 증가
가족도 재구조화 과정이 진행될 것이다. 오늘날 가족이 직면한 문제들은, 즉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맞벌이 부부의 일·가정 양립 이슈, 이혼율 증가로 인한 불안정성, 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老後(노후) 부양 위기, 다세대 사회의 도래에 따른 세대 갈등의 증폭 등이다. 2030년에 예상되는 가족문화를 이슈별로 정리해본다.
첫째, 결혼-非(비)결혼의 경계가 완화되면서 가족은 ‘脫(탈)제도화’ 혹은 ‘脫(탈)법제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서구 국가에서는 기혼·미혼 여부에 따른 법적 책임과 권리의 구분을 완화(blurring)시켜가고 있다. 다수의 서구 국가들에서는 결혼을 하지 않은 커플에게도 기혼 부부와 동일한 보험 혜택, 상속 및 기타 법적 특권을 부여하고 있다. 관계 속에서 살기를 원할 뿐 제도 속에서 살기를 원치 않는 세상에서, 결혼과 가족은 개인의 권리와 의무를 조직화하는 과정에서 법적 독점권을 상실할 것이며, 개인의 삶과 사회구조에서 차지하던 위상도 점차 약화될 것이다.
둘째, 결혼은 개개인이 선택 가능한 ‘사치품’(luxury consumer item)이 될 것이다. 배우자 선택의 룰도 변해 자신보다 높은 경제력과 연령층의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줄고 있으며, 여성의 젊음과 외모가 더 이상 다른 조건을 압도하지 않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남녀 간 평균 初婚(초혼) 연령의 격차는 지난 80여 년 간 계속 감소 추세에 있으며 현재는 역사상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앞으로는 ‘연상연하 커플’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동거 커플의 양적 확대 및 질적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다. 서구에선 1970~99년 사이 동거 커플이 7배 이상 늘었다. 1990년대 들어서는 임신과 결혼의 분리 현상이 증가하고 있고, 이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앞으로는 동거 커플과 결혼 커플의 수가 비슷해지고, 각 커플로부터 태어나는 자녀의 수도 비슷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넷째, 역사상 유례없는 독신생활 양식(Solitary life)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독신가구가 증가하면서 비가족원과의 동거 가구도 증가할 것이다.
◈ 다섯 가지 유형의 부모
다섯째, ‘출산 혁명’(Reproductive Revolution)이 가속화될 것이다. 자녀가 결혼의 주목적이요 결혼 관계의 접착제라는 인식에 변화가 오면서 ‘선택적 無(무)자녀 가족’이 등장하고 있다. 결혼과 출산의 분리도 크게 늘어 1960년대 초는 전체 출산의 20분의 1이 미혼 여성의 출산이었으나 20세기 말에는 그 비율이 3분의 1로 급증했다. 1970~80년대 혼외 출산은 대부분 우연에 의한 결과였으나 1997년에는 미혼 여성의 출산 중 40%가 의도된 임신으로 밝혀졌다. 현재 세계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결혼 형태의 하나가 SMBC(single mother by choice: 선택에 의한 싱글 마더)라는 사실은 가족구조에 격렬한 지각 변동을 예고하는 단서다.
출산기술의 발달로 5가지 유형의 부모 형태가 나타날 것이다. 향후 자녀들은 精子(정자) 기부자(sperm donor), 卵子(난자) 기부자(egg donor), 생물학적 母(모·birth mother), 사회적 父(부·social father), 양육을 책임지는 모(mother who raise the child) 중에서 자신이 부모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여섯째, 이중 성윤리 및 규범이 빠르게 쇠퇴할 것이다. 혼전 성관계, 동거, 이혼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친밀한 관계성 속에서의 충성(fidelity)과 헌신(committment)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일곱째, 부부관계의 불안정성 및 가족의 유동성이 확산될 것이다. 이제 부부는 경제적 사회적 압력 때문에 결혼하지 않고, 친구 관계로 시작하여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갈 것이다. 더불어 사랑과 명예, 그리고 협상이 부부관계를 규정하는 새로운 가치로 등장할 것이다.
여덟째, ‘이혼의 규범화’는 21세기에도 계속 진행될 것이다. 이혼율이 낮아질 가능성은 없다. 부부의 이혼과 동거 커플의 이별, 재혼의 증가는 새로운 양식의 복합가족(blended families)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가족에 대한 변화 과정을 전망하면 제도로서의 가족이 ‘해체’ 혹은 ‘몰락’하고 있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신화요, 안정되고 조화로운 공동체로서의 가족을 상정하는 것도 환상에 가까운 신화다. 가족은 ‘유동성’(liquidity)과 ‘불확실성’(uncertainty)이 높아질 것이며 ‘친밀한 환경’을 만들어가기 위한 ‘과정’으로서의 의미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자식 없는 사회는 미래를 포기한 사회
미래의 가족은 ‘자녀를 돌보는 부모가 아니라 부모를 돌보는 자녀들로 구성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가족의 마음속엔 원시시대의 신뢰가 깃들어 있다. 가족은 다른 구성원이 위험에 처할 경우 이들을 구조할 수 있도록 서로가 어디에 있는지 평생 알고 싶어 하는 유일한 조직이라고 한다. 문제는 가족을 통해 인간이 불행을 전달한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후손의 부재로 인해 점점 더 많은 인간이 불행조차 물려주지 못한다는 데 있다는 것이 학자들의 진단이다.
자식을 포기한 사회는 미래를 포기한 사회라는 경고도 새겨볼 만하다. 복지정책만으로는 가족의 생존력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한때 가족은 정신분석의 영향을 받아 ‘인간의 영혼을 뒤틀고 불행하게 만드는 병적인 조직’이라 비난 받은 적이 있으나, 최근 들어서는 그 기능과 필요성에서 ‘생명의 은인’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네트워크가 필요하고, 네트워크가 건실할수록 생존 기간도 길어진다는 사실이 이 논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2030년에는 사라져 가는 가족의 공동체적 가치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이 전 사회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직접적 친족 네트워크는 상실하겠지만 의붓 친족이나 선택적 친족으로 얽힌 새로운 공동체의 부상이 예상되며, 굳이 혈연관계로 묶여 있지 않더라도 다종다양의 계약관계 및 연계망으로 얽혀 있는 공동체를 구성함으로써 공동의 善(선)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진행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