房基烈 에너지경제연구원장
⊙ 1948년 경북 밀양 출생.
⊙ 고려大 졸업, 호주 맥쿼리大 자원경제학 박사.
⊙ 한국동력자원연구소 선임연구원 역임.
⊙ 1948년 경북 밀양 출생.
⊙ 고려大 졸업, 호주 맥쿼리大 자원경제학 박사.
⊙ 한국동력자원연구소 선임연구원 역임.
- 태양열을 이용한 가로등. 미래에도 한국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90%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에너지 수요는 1990년대까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 왔지만 2000년 이후에는 증가세가 완만해지고 있다. 한국의 1차에너지(석탄·석유·천연가스·원자력·수력·조력·풍력·지열 등 천연자원 상태의 에너지) 수요는 연평균 2.1%씩 증가해 2020년에는 3억440만 TOE(tonnage of oil equivalent: 석유환산 톤)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1990~2004년 기간 증가율인 연평균 6.3%에 비해 크게 둔화된 수치이며, 많은 기관이 예측하는 향후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수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인당 에너지 수요 역시 완만하게 늘어난다. 현재 4.58TOE인 1인당 에너지수요는 연평균 1.9%씩 늘어 2010년 5.10, 2020년 6.08TOE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2020년 인구를 4990만명으로 가정했을 때의 수치다.
이 중 석유 수요는 자동차 대수 증가와 수송용 및 산업용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해 연평균 2.6% 수준으로 2020년까지 꾸준히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에너지수요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감소, 현재 45.7%인 석유 비중은 2020년에는 39%로 떨어지게 된다.
천연가스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청정연료 수요 증가로 다른 에너지에 비해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12%인 천연가스 비중은 2020년 15%까지 올라간다. 전력 수요가 늘면서 원자력과 수력 수요도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신재생 에너지는 현재 그 비중이 매우 미미한 수준이나 1차에너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석탄의 경우 발전용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지만 향후 발전부문에서 원자력 및 수력발전 용량이 늘어남에 따라 석탄 비중은 조금씩 줄어들 전망이다.
한편 에너지 수입의존도는 국내 신재생에너지 이용 확대 등에 따라 2004년 97.9% 수준에서 2020년에는 93.5%로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 최종에너지 수요 年 2.2%씩 증가
최종에너지(1차에너지를 가공, 실생활에 사용되는 에너지) 수요구조 전망을 에너지원별(석탄·석유·천연가스·전력·열에너지·기타)로 나눠 보면 석탄과 석유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도시가스와 전력 비중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철강 및 시멘트의 생산증가율 둔화로 발전용을 제외한 석탄수요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석유는 수송용 수요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산업 원료용 非(비)에너지유 수요 정체 등으로 비중이 감소될 전망이다.
대부분이 도시가스로 전환되는 천연가스는 산업용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 그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전력은 산업부문의 증가세는 다소 둔화되지만 상업부문 및 가정용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체 열병합발전을 제외한 나머지 열에너지 수요는 가정/상업부문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부문별(산업·수송·가정/상업·공공/기타 부문)로 보면, 산업부문의 비중은 감소하고 수송 및 상업부문의 비중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문은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의 성장 둔화와 고부가가치 산업 비중의 확대로 에너지 소비 증가세가 점진적으로 둔화되고, 그 비중도 현재 56%에서 2020년 54.3%로 줄어든다.
수송부문은 승용차 보급 확대로 현재 18.9%에서 2020년 21.4%로 증가할 전망이며 가정/상업 부문은 소득증가에 따른 주거면적 확대 및 가전기기의 대형화 추세와 서비스산업의 고성장으로 인해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이 부족하지는 않을까. 가까운 미래에 우리나라에 에너지 부족현상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석유와 석탄, 전력 등의 생산량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원유가 생산되지 않지만 경유와 등유 등 석유제품의 생산량은 결코 적지 않다. 현재 1억TOE 선인 한국의 석유제품 생산량은 2020년 1억2000만TOE로 20%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석탄 생산 역시 현재 143만TOE에서 2020년 203만TOE로 늘어날 전망이다.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도 소비 및 생산량이 비슷한 속도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2020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이 7.4%에 달하는 고속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발전량 역시 매년 13.9%씩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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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 모습. |
◈ 동북아 국가들과 에너지 협력 강화
급변하는 에너지 환경에 적응하려면 시나리오를 몇 가지 세울 필요가 있다. 첫째는 지금까지의 전망이 빗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기준 전망 시나리오’다. 둘째는 기준 시나리오와 비교해 보다 높은 에너지효율 개선과 천연가스 및 신재생 에너지 등 청정에너지로의 대체 현상이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전제하의 ‘지속가능 시나리오’다. 셋째는 東北亞(동북아) 국가들 간에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및 전력망 연계 설비를 구축, 주변국가들 간 에너지 무역이 활발하게 발생하는 경우의 ‘지역협력 시나리오’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환경 및 에너지 관련 국제정세가 급속하게 변하는 최근 현황에서는 현실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우리는 두 번째나 세 번째 시나리오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속가능 시나리오에 따르면, 기준 전망 시나리오에 비해 1차에너지 소비가 11%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청정에너지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력 및 원자력 수요는 감소하고, 석탄과 석유의 소비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지역협력 시나리오를 보면, 동북아 국가 간 전력망이 연계되면서 전력 수출입을 통해 한국의 전력수요가 감소하고, 이에 따라 1차에너지 소비가 기준 전망 시나리오에 비해 3.6%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역협력이 이뤄지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 등에서 많은 천연가스가 유입되면서 천연가스 수요는 크게 늘고 석탄 및 원자력 에너지 수요는 감소할 전망이다.
이 같은 시나리오 설정으로 볼 때, 한국은 가능성이 높은 둘째 시나리오와 함께 셋째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동북아 국가들과 에너지 관련 협력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한국의 에너지 수입은 계속 늘고 있고, 이에 따라 중동과 동남아 등 원거리 지역으로부터의 에너지 의존도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물류비용 등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동북아 지역 국가는 인근 지역, 특히 러시아 동부지역에 부존돼 있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과 몽골의 석탄을 개발해 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 풍부한 천연가스를 개발해서 이용한다면 중국과 한국, 일본은 석탄과 석유 및 원자력 사용으로 인해 야기되는 경제적, 환경적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 ‘녹색성장’을 국가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한국은 러시아의 천연가스와 전력을 수입한다면 발전용 석탄 수입을 크게 줄일 수 있어 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중국을 중심으로 러시아 東(동)시베리아 지역의 이르쿠츠크, 사할린 등에 있는 풍부한 천연가스를 개발하고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동 이용하는 방안들이 모색되고 있다. 아직 동북아 국가 간 협력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현실화되기 힘든 형편이지만, 각국 정부가 러시아 천연가스 개발을 위한 협의체 구성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