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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년 1월호

[대한민국 2030] 남북통일 가능성

내수시장 확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통일비용 240조~1200조 원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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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成旭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
⊙ 1959년 서울 출생.
⊙ 고려대 국어교육과·경제학과 졸업. 美 미주리주립대 응용경제학 박사.
⊙ 국가정보원 연구위원, 통일부 남북교류협력 정책자문위원,
    제17대 대통령직인수委 외교통일안보분과위 자문위원 역임. 現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同 북한학연구소장, 남북경제연구소장,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
⊙ 저서: <북한의 체제전망과 남북경협> < 현대 북한의 식량난과 협동농장 개혁> 등.
통일은 한반도의 긴장을 해소하고 한국을 동북아의 중심으로 부상시킬 것이다. 사진은 최전방 철책선을 순찰하는 국군 장병들.
  2008년 11월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는 오는 2025년 남북한이 통일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보위원회는 북한의 핵 폐기 문제가 불확실한 상태지만, 2025년쯤에는 남북한이 단일국가나 느슨한 연방 형태로 통일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한반도 통일은 한민족에게 기회이자 도전이다. 국가 면적이 두 배가 되고 인구가 8000여 만명에 육박하게 된다는 사실은 우리를 흥분케 한다. 통일은 주변 4대 강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미흡한대로 弱小國(약소국)의 설움을 풀고 强小國(강소국)으로 가는 급행열차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각종 有·無形(유·무형)의 부담에 대한 각오가 先行(선행)되어야 한다. 유형의 비용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경제적 책임이고, 무형의 비용은 분단 80여 년 동안 누적된 남북간 異質化(이질화)에 따른 혼란이다.
 
  남북통일에 관한 중장기 예측 보고서 가운데는 미국 랜드연구소의 보고서가 가장 체계적이다. 랜드연구소는 1999년 8월 <한반도 통일을 위한 대비―예측되는 시나리오와 그 의미>(Preparing for Korean Unification -Scenario & Implication)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랜드연구소는 2005년 이 보고서의 후속판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한의 역설>(North Korean Paradoxes)을 발간했다. ‘한반도 통일의 상황, 비용 및 결과(Circumstances, Costs and Consequences of Korean Unification)’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94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한반도 통일 가능성을 분석한 뒤, 통일비용을 산출하고 한반도 통일이 미칠 영향 등을 분석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체제진화와 통합을 통한 통일 ▲붕괴와 흡수를 통한 통일 ▲분쟁을 통한 통일 등 3가지 통일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랜드연구소는 이 가운데 가능성이 높은 두 번째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면서 통일비용을 ‘북한의 국민소득(GDP)을 두 배로 올리는 비용’으로 정의하고 통일비용을 추산한다. 이 보고서는 주로 독일 사례에 기초하여 한반도 통일비용을 500억 달러(약 50조원)∼6700억 달러(약 670조원, 2003년 기준)라고 계산했다.
 
 
  ◈ 막대한 통일비용
 
  통일에 대한 부정적 시나리오는 막대한 통일비용과 이질적 정치 체제의 통합에 따른 사회적 혼란에 근거를 두고 있다. 통일비용의 추정 규모는 연구기관이 통일비용을 어떻게 정의하고 통일비용의 산출과 관련된 기본 假定(가정)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예를 들면 통일이 되었을 때 남북한의 경제력 차이는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통일 이후 북한 지역의 소득 수준을 어느 정도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지 등에 따라 추정 결과가 달라진다.
 
  2002년 국제통화기금(IMF)은 통일비용으로 400조원을 예상했다. 2003년 5월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피치(Fitch IBCA)는 통일비용으로 2000억∼5000억 달러(당시 환율로 240조∼600조원)를 전망했다.
 
  2006년 4월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최고경영자 조찬간담회에서 卞良均(변양균) 당시 기획예산처 장관은 “통일이 이뤄지면 연간 40조원씩 최소 30년 동안 재정자금을 쏟아 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 미국의 마커스 놀랜드 및 황의각(1993) 등 국내외 많은 경제학자들이 動態的(동태적) 균형계산모형을 활용해 통일비용을 추산했다. 이들의 결론은 통일비용이 한국경제에 큰 부담을 가져올 것이라는 것이었다.
 
  일본 도쿄대의 한국경제 전문가인 후카가와 유키고(深川由起子)는 지난 1997년 한국경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그의 저서 <대전환기의 한국경제>에서 “‘북한 요인’은 한국 경제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지뢰밭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독일의 경우 통일 당시 서독과 동독의 인구 비율이 4 대 1인데 반해 남한과 북한은 2 대 1에 불과해 남한의 북한 扶養(부양)비용은 독일보다 클 수밖에 없다”면서 “한반도에 통일로 인한 불투명성이 높아지면 대량의 자본 도피가 일어날 수 있고, 수많은 북한 실업자를 고용해야 등 불안요인은 한국경제에 치명적 어려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동독에 1740조원 퍼붓고 경제재건 실패
 
  통일 전 서독 정부는 통일비용을 “통일 후 10년 내에 동독 지역이 서독 지역의 경제력 및 소득수준의 일정비율(서독연방 산하 여러 주 가운데 중하위권 수준)에 도달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경비”라고 정의했다.
 
  통일 당시 서독 정부는 통일비용으로 1조 마르크를 예상했다. 하지만 통일 후 10년 동안 동독지역으로 移轉(이전)지출된 것만 해도 2조 마르크(약 950조원)가 넘었다. 독일 정부의 의뢰를 받은 조사위원회는 2004년 작성한 ‘동독 경제회생정책 평가보고서’에서, “통일 이후 지난 14년간 1조2500억 유로(약 1740조원) 상당의 자금이 투입됐으나 사실상 동독지역의 경재 재건에는 실패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1990년 당시 서독의 경제력은 세계 3위였고, 동독은 공산주의 국가들 중 선두에 있었지만 막대한 통일비용은 통일 독일의 경제상황을 악화시켰다. 公共負債(공공부채)의 비중이 통일 직후 GDP 대비 40%에서 2006년 67%로 늘어났다. 이는 통일 이후 지속되어 온 재정 赤字(적자)를 國·公債(국·공채) 발행을 통해 메워 왔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도 둔화됐다. 통일 이후 舊(구) 동독 지역에 대한 투자가 증가했지만, 통일 特需(특수)로 인한 건설업 중심의 산업 팽창에 한계가 나타나고, 재정 부담으로 인해 경기부양 정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독일 경제는 정체됐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생산 부문이 침체되면서 舊(구) 동독 지역의 실업률이 꾸준히 악화돼 2006년 독일 정부가 추계한 실업률은 10.8%에 달했다.
 
  뮌헨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사만화가 하이징거는 1990년 초 통일 당시의 상황을 재미있는 만화로 풍자했다. 떠오르는 통일(Einheit)의 찬란한 태양을 생각하며 해가 떠오르는 것을 기뻐했는데 그 태양이 떠오른 뒤 서독 국민들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떠오른 것은 태양이 아니라 ‘통일에는 비용이 들어간다(Kostet)’는 동독 마크가 선명한 모금함이었기 때문이다.
 
  무형의 혼란은 80년 분단 세월이 초래한 남북한 주민 간 사고와 언어를 비롯한 생활방식의 차이 및 체제적응 문제다. 동서독 주민은 게르만 민족의 동질성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오시(Ossi-동쪽 놈)’ ‘베시(Wessi-서쪽 놈)’로 호칭하며 무시와 거부감을 보였다.
 
  탈북자들이 남한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에 적응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은 체제 적응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 랜드연구소 보고서는 “남한이 오후 2시 대낮이라면 북한은 밤 2시 칠흑 같은 어둠”이라면서 “급격한 체제통합이 서로에게 고통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서독과 달리 同族(동족) 간의 전쟁을 경험한 남북한은 이질화에 관한 한 동·서독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것이다.
 
 
  ◈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통일에 대한 긍정적 시나리오는 ‘통일편익’에 토대를 두고 있다. 통일편익은 경제적 편익과 비경제적 편익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경제적 편익으로는 분단유지 비용의 해소 및 경제통합의 편익을 들 수 있다. 분단유지 비용이란 남과 북으로 분단되었기 때문에 지출하는 비용으로, 국가재정 대비 15.5%를 차지하는 국방비가 여기에 해당된다. 2009년 국방예산이 29조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비용이다. 소모적 성격이 강한 군사비는 안보를 확보하는 필수비용이지만, 현재의 규모는 우리 경제규모를 상회하는 기회비용의 성격이 강하다.
 
  2005년 랜드연구소 보고서는 통일이 되면 남북한 합쳐 170만명인 병력 수를 40만명 규모로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통일이 되면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고 현행 국방비 중에서 최소한 절반을 절감할 수 있다. 산업인력의 손실도 방지할 수 있다.
 
  남북한은 현재 ‘분단경제’에 따른 불이익을 통일로 극복할 수 있다. 통일로 인해 시장이 확대되면 ‘규모의 경제’를 도모할 수 있다. 통일한국은 남북한의 유명 관광지를 연계하는 관광상품을 판매할 경우 호응도가 높아질 수 있다. 內需(내수)시장 확대를 통해 추가적인 공장건설 및 지역개발도 추진할 수가 있다.
 
  한반도 횡단철도(TKR)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와 연결돼 한반도를 일본과 동북아 物流(물류) 중심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통일한국은 러시아 및 중국 등 주변국가와의 다양한 교류협력 사업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 2008년 9월 李明博(이명박) 대통령은 한·러 정상회담에서 철·에너지·녹색(환경)의 3대 실크로드 사업을 제안했다. 러시아 가스의 한반도 연결사업은 120조원을 투자해 연간 750만t의 천연가스를 러시아-북한-남한으로 연결하는 초대형 경제협력 사업이다. 통일은 이 3대 실크로드 사업을 현실화시킬 수 있다.
 
  통일은 현재 사실상 고립된 섬나라인 한국이 진정한 반도국가로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통일은 반도국가만이 가지는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또 통일은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를 해소할 수 있다. 우리 기업의 가치가 국제시장에서 실질가치보다 低(저)평가되고 있는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전쟁 위험이 해소되거나 북핵 위험이 제거되면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 국가신용도가 높아지면 국내기업과 은행이 해외에서 돈을 차입할 때 적용되는 가산금리가 하락하고 중장기 투자가 늘어나며 궁극적으로 한국의 투자환경이 대폭 개선될 것이다.
 
  비경제적 편익으로는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이나 북한 주민의 인권신장 등을 들 수 있다. 분단체제는 한국의 안정과 발전을 가로막아 온 오랜 질곡이다. 북한과 교류를 주장하는 협력주의자와 북한 봉쇄를 주장하는 강경론자 간의 과도한 南南(남남) 갈등은 국가의 에너지를 소모시켰다. 통일은 분열된 國論(국론)을 하나로 묶으면서 이러한 정치적 갈등을 축소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통일 한국이 가져다 주는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제고나 민족적 긍지의 회복 등은 무형의 선물이다.
 
2007년 5월 17일 경의선 열차가 남측 최북단 역인 도라산역 인근 통문을 지나 개성으로 향하고 있다.

 
  ◈ 통일비용의 국제적 조달 필요
 
  2030년 통일은 한국민에게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고 숙명이다. 중요한 것은 통일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다.
 
  통일비용의 조달은 국내적 차원을 넘어 국제적 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이는 재정적 부담을 덜고 통일 한국의 조기 정착을 이루기 위해 중요하다. 국내 재정지출은 조세부담률의 순증가와 국방비의 감소 등을 감안하면, GNP 대비 3% 선의 증가를 예상할 수 있다. 한편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관의 공공자금 도입과 ‘동북아개발은행’ 구상과 같은 비용조달 창구의 다양화도 검토할 수 있다. 국제자금의 투입은 북한 지역의 早期(조기) 안정과 함께 주변 4대국의 협력체제를 정착시킨다는 측면에서 정치·경제적 의의가 크다.
 
  통일을 실현하는 단계에서는 독일 통일을 反面敎師(반면교사)로 삼아 최적의 경제·사회적 통합을 국민의 공감대 위에서 추진되도록 해야 한다. 통일비용은 단기적으로 투입되고 통일편익은 중장기적으로 도출되는 만큼 통일비용은 靜態的(정태적) 개념보다는 동태적 차원에서 계산되어야 한다.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가 “동·서독 격차가 상당 부분 해소되는데 2세대(60여 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 것은 통일의 편익이 실현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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