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相旻
⊙ 1962년 경남 진해 출생.
⊙ 서울大 심리학과 졸업. 美 하버드大 심리학 박사.
⊙ 서울大 강사, 세종大 교육학과 교수. 現 연세大 인문학부 심리학 전공 교수.
⊙ 저서: <디지털 괴짜가 미래 소비를 결정한다> <대한민국 사이버 신인류>
<세상이 변해도 성공할 아이로 키워라> <대한민국 사람이 진짜 원하는 대통령> 등.
⊙ 1962년 경남 진해 출생.
⊙ 서울大 심리학과 졸업. 美 하버드大 심리학 박사.
⊙ 서울大 강사, 세종大 교육학과 교수. 現 연세大 인문학부 심리학 전공 교수.
⊙ 저서: <디지털 괴짜가 미래 소비를 결정한다> <대한민국 사이버 신인류>
<세상이 변해도 성공할 아이로 키워라> <대한민국 사람이 진짜 원하는 대통령> 등.
- 현재의 중산층은 2030년에는 ‘자족형 부르주아’형의 소비자로 남을 것이다. 사진은 출근길의 직장인들.
2030의 소비현상을 알기 위해 언급되어야 하는 것은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소비현상을 보이는 주요 소비집단의 성격이다. 이들 집단들은 ‘면식수행 간지쟁이’ ‘명퇴 앞둔 김부장’ ‘결혼한 간지쟁이’ ‘현실적 몽상가’ ‘新(신)소비 노블리주’(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합성어. 소비 자체에 사회적 의미나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 그리고 ‘고집 센 패거리’의 속성으로 구분되는 집단들이다. 각자의 이름이 의미하는 만큼이나 분명한 소비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이 그들의 소비행동에 나타난다.
◈ ‘면식수행 간지쟁이’와 ‘명퇴 직전 김부장’
첫째, ‘면식수행 간지쟁이’型(형)이다. ‘간지쟁이’란 젊은층 사이에서 쓰이는‘멋쟁이’의 俗語(속어)다. ‘대한민국 1%’ ‘난 남과 달라!’ ‘나를 빛나게 하는 스카이’버스비를 아껴서라도 사고 싶은 것은 지른다. ‘폼생폼사’의 소비다. 좋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보이는 트렌드는 따라간다. 삶은 재미있어야 하지만, 사는 것이 불안하다. 알뜰한 멋쟁이처럼 보이려고 하지만 트렌드를 완전히 좇지는 못한다. 아니, 그런 소비능력이 없어 불완전하다. 이들 집단은 무리를 해서라도 가지고 싶은 물건을 사는 것을 ‘지른다’라고 표현한다. 소비행동 측면에서는 철부지라고 할 수 있다.
상품소비가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기에 적어도 부모세대가 가진 (기성세대의) 전통적인 가치로 보면 그렇게 주체적인 삶은 아니다. 하지만 남들과 차별성을 찾기 위해, 또 찾으려고 하는 것은 현재의 젊은 세대의 주요 가치다. 이들 집단은 안타깝게도 남도 다 사는 물건이 자신을 남과 다르게 보일 수 없다는 것에서 근본적인 고민을 가지고 있다. 소비 지향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 소비가 낭비나 사치가 아닌 자신의 삶과 正體性(정체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둘째, ‘명퇴 직전 김부장’형이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간절히 원하는 세대다. 사실 이런 집단을 위한 광고카피는 나오기가 힘들다. 소비의 주체가 아닐 뿐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소비라는 행위를 부정적으로 본다. 이들에게 어필하는 것은 가족의 價値(가치)다. 이들의 삶은 일찍이 군사독재와 군사문화를 경험해 나름대로 절대적인 규범과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이들이 유행하는 새로운 물건을 자주 구매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이들은 부인이 물건을 사는 것은 싫어하지만, 막상 그런 購買(구매)행위가 있으면 그것이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나타낸다고 자랑하기도 한다.
이들은 남들에게 번듯하게 보여줄 경제력이 없는 경우 집에서 TV를 보면서 國事(국사)를 논하는 사람이다. 요즘 인터넷 포털의 시사나 정치관련 기사의 리플 달기에 바쁜 우리 아버지 세대들의 모습이다. 이분들은 가계부를 쓰는 아내가 알뜰한 살림을 한다고 믿을 것이다. 무엇보다 번듯하게 잘먹고 잘사는 것이 중요하기에 항상 경제가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한다. 현재의 삶에 대한 불만이 많고, 심지어 억울하다고까지 느낀다.
◈ ‘결혼한 간지쟁이’와 ‘현실적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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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넘치는 30대의 모습을 담은 카드 광고. |
셋째, ‘결혼한 간지쟁이’형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drive your way’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내 아이는 다르다’ 이런 광고 카피들은 심지어 이런 메시지까지도 전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머리가 아픈 것은 남들보다 더 열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광고 카피를 통해 드러나는 소비자 이미지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 적극적이고 참여적인 30대 중반의 모습이다. 이들은 돈을 많이 벌려고 하고, 돈을 추구하지만 나름대로 야심과 자신감이 있다. 이들 집단의 전형적인 모습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결혼한 젊은 세대다.
한편으로는 깍쟁이 같기도 하지만, 나름대로는 합리적이면서도 理智的(이지적)이고 냉철한 모습이다. 그래서 ‘쿨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지금의 20대가 미래의 자기 모습으로 우상화할 수 있는 이미지다. 대학생들이 열심히 취업 준비를 하는 것은 자신이 이런 모습이 되기 위해서이다. 결혼 정보업체에서 자신들의 프리미엄 회원을 나타낼 때 잘 사용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조건 좋은 집안 배경보다는 자신의 능력에 더 초점을 두는 이미지다.
넷째 유형은 ‘(하늘을 밟고 있는) 현실적 몽상가’형이다. 공익광고를 연상시키는 소비행동을 하는 집단이다. 國難(국난) 극복의 정신, 金(금)모으기 운동 또는 독도의 괭이갈매기 등이다.
이런 광고 카피에 끌리는 소비집단들은 자신들이 共有(공유)하는 집단성이 중요하다. 광화문의 촛불시위와 붉은악마의 축구 응원은 이전의 대중집회와 군사문화에서 강조됐던 집단성의 또 다른 방식으로의 표현이다.
개인이 스스로의 가치를 알기 힘들고, 또 급변하는 환경에 살고 있다고 느끼면 느낄수록 국가와 집단이 추구했던 무엇을 찾으려 한다. 국가이익과 민족주의로 포장된 노빠(광적인 노무현 지지자)나 황빠(광적인 황우석 지지자) 현상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심리는 쉽게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긴다’와 같은 카피로 변질된다.
이들 소비집단의 특성은 공동체적인 속성을 추구한다. 理想的(이상적)이고 인간적인 무엇을 찾으면서, 순수한 열정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들의 열정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마냥 주장하는 모습이 되기도 쉽다. 생각과 행동이 다른 사람이 되거나 남의 이야기를 안 듣는 고집불통의 행동을 보인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의 남성 집단들이 잘 보이는 속성이다. 소비 측면에서 이들은 소비행위를 하지만, 현실적이지 않다. 물구나무 서서 세상을 보는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
다섯째, ‘고품격 스페셜’ ‘당신이 사는 곳이 캐슬(castle)입니다’. 이것은 프로를 꿈꾸는 아이들에서 더 나아간 ‘新(신)소비 노블리주’ 이야기다. 돈이 좀 있고 품위가 있다. 업그레이드된 트렌디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자신 나름의 가치 지향적인 소비를 추구한다. 소비행위가 자신이 가진 결핍을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풍요나 가치를 나타낸다. 따라서 이들이 추구하는 소비는 유행을 선도하지만 유행을 추종하는 가벼움은 없다. 남들이 부러워하긴 하지만 대중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런 소비행동을 新(신)귀족지향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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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 몽상가’형 소비자들은 ‘붉은 악마’의 축구 응원에 끌리는 타입이다. |
◈ ‘新소비 노블리주’와 ‘고집 센 패거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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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비 노블리주’형 소비자들은 소비를 통해 품위와 가치를 추구한다. |
‘신소비 노블리주’의 소비행동은 그들이 실제로 가용한 소비능력보다 더 있어 보인다. 자신의 삶이나 라이프스타일을 빛내는 소비행위, 유기농 소비이기에 이상적 웰빙형 인간이다. 사회적인 규범과 틀이 중요시되던 시기에는 이런 집단은 뚜렷이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多元化(다원화)된 가치와 소비행위가 존재할 수 있는 사회에서는 이들의 행동이나 라이프스타일이 부각이 될 수 있다.
여섯째, ‘고집 센 패거리’형이 있다. 신소비 노블리주와 대립되는 소비행태를 보이는 집단이다. 개인적 신념에 의한 행동을 하며 강한 고집이 있다. 파시스트·민족주의자·사회주의자·조선노동당 등의 이미지가 중첩되는 소비자들이다. 이들은 ‘身土不二(신토불이)’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내가 속한 것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가치를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 집단이 가진 집단성과 배타성은 ‘하늘에 발을 둔 현실’형과 또 다른 차이를 보인다. 이들은 어떤 사람이 잘못했을 때 집단 차원과 연계하여 이야기하고 해결되어야 한다. 이들에게 익숙한 삶과 해결방식은 ‘n분의 1 정신’이다.
이들은 농산물 개방 반대나 外資(외자) 거부, 주한미군 철수 주장에 쉽게 동조한다. 독도 문제와 월드컵 응원에 적극 참여하면서 민족주의적 속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이다. 패거리를 지키는 이데올로기나 이념 또는 명분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분들이다. 소비행위보다는 절약과 절제, 그리고 소비행위 속에서도 우리 것에 대한 막연한 鄕愁(향수)를 표현한다.
미래의 소비자 모습은 앞으로 우리가 지향하게 될 삶의 방식이다. ‘명퇴 직전 김부장’이나 ‘현실적 몽상가’, ‘고집 센 패거리’의 특성을 보이는 소비자 성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향하는 모습은 아니다. 이들은 소비행위 자체에 대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간지쟁이’와 ‘소비 노블리주’의 성향은 현재 뚜렷하게 드러나는 소비집단의 특성일 뿐 아니라 미래 소비의 단서를 보여주는 소비성향들이다.
◈ 미래의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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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 센 패거리’형 소비자들은 폐쇄적 민족주의적 속성을 가진 소비자들이다. |
첫째, ‘실용생활’형이다. 현재 시점에서 약 20년 이내의 시간 틀에서 나타날 주요 소비트렌드는 소비행위의 합리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소비가 일상적 삶의 일부가 된다는 의미다. 자본주의적 생활형태가 일반화되고 소비는 일상적이다. 소비는 생활 그 자체다. 이런 소비유형 집단이 ‘실용생활’형이다.
실용생활형 소비집단은 소비가 특별한 목적이 아니라 일상화된 삶의 모습에 불과하다. 즉, 사람의 능력과 소득에 의해 소비가 비슷한 수준에서 이루어진다.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방식과 특성에 따라 소비를 한다. 특정 신분이나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만 하는 소비행동 같은 것은 더 이상 없다. 누구나 자신이 소비하는 제품으로 자신의 사회적 정체성과 브랜드 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 지금의 소비행위로 비교하면, 이마트와 현대백화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사회적 차이에 대해 사람들이 별로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들의 소비와 삶에 대한 태도나 행동방식은 다음과 같다.
한두 명의 자녀만 가지는 低(저)출산 경향이 증가한다. 음반을 구입하기보다 MP3 파일을 통해 대중음악을 소비한다. 외모 가꾸기가 중요한 가치가 되면서 디자인·패션·미용 등의 산업이 각광 받는다. 방문 구매보다는 인터넷을 통한 제품이나 서비스 구매가 늘어난다. 개인적 선호에 따라 주로 이용하는 미디어가 달라진다(예: 일간지, 월간잡지, 공중파TV, 라디오, 위성TV, 케이블TV, DMB, 인터넷, 싸이, 블로그). 대중소비 대신 자신의 개성과 독특함을 나타내는 제품과 서비스를 찾는 경향이 증가한다.
이 ‘실용생활’형은 간지쟁이의 소비형태가 일상적 삶의 모습으로 전환될 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소비성향이다. 이것이 더욱 심화되고, 또 나름대로 가치를 뚜렷하게 가질 때 ‘오리지널 웰빙’형이 된다.
‘오리지널 웰빙’형은 소비의 핵심 가치가 삶의 質(질)과 편안함, 여유를 찾는 것이다. 이들에게도 소비는 특별한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삶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추구하는 주요 소비활동은 서비스 산업을 통한 自我(자아)실현이다. 이들에게 중요한 서비스는 ‘삶의 지침’을 찾을 수 있는 그런 활동들이다.
실용생활형의 경우, 가족 중심의 소비활동을 활발히 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느리고 여유 있는 사회환경을 선호한다. 웰빙 성향과 복지적 생활형태를 추구한다. 이들의 삶의 방식에는 개인적 만족이 있다. 그러나, 力動的(역동적)이거나 흥분되는 모습은 아니다.
‘오리지널 웰빙’형의 소비심리가 나타나는 것은 평균수명의 연장과 함께 노년층의 취업과 사회활동 증가 때문이다. 이들도 개인적 선호에 따라 세분화된 미디어 활동이 뚜렷해 진다. 개인이 자신의 삶에 충실하게 되면서,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는 명상이나 정신수련 등의 비즈니스나 제품이 늘어난다. 자신의 몸과 마음의 건강에 대한 지출이 우선시되고, 이런 활동이 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느리게 살기, 덜 일하기, 행복해지기가 삶의 1차적인 모습이자 주요 가치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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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삶에 충실한 현재의 중산층은 ‘자족형 프티부르주아’형 소비자로 이어질 것이다. |
◈ ‘간지쟁이’에서 ‘自足型 프티부르주아’로
‘오리지널 웰빙’형이 미래 한국 사회에서 비교적 上位(상위)계층이라고 한다면, ‘自足型 프티부르주아’라고 부를 수 있는 소비집단은 미래사회에서 중간계층을 차지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생활방식은 일상의 삶에 충실하기에 생활의 긴장이나 문화적 깊이가 있지는 않다. 주요 삶의 가치는 약삭빠르게 생존을 추구하는 여피(도시 주변을 생활 기반으로 삼고 전문직에 종사하면서 신자유주의를 지향하는 젊은이들. ‘young urban professionals’의 머리글자 ‘yup’와 ‘히피’의 뒷부분을 합성하여 만든 말) 성향이다. 나름대로 잘살려고 하고, 또 그 속에서 전문적이고도 풍요로운 삶을 누리려고 한다. 이 와중에서 자신이 정말 추구하는 주요 삶의 가치는 분명하지 않다. ‘잘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무엇을 위해 잘살려고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현재의 ‘간지쟁이’ 소비행태가 20년 이후의 시점에도 여전히 유지되는 상태가 ‘자족형 프티부르주아’의 생활방식이다. 이들에게 소비는 여전히 ‘남들이 가장 좋다고 하는 것’이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1세기 초반의 대한민국 사회에서 中産層(중산층)이라 불렸던 집단을 ‘프티부르주아’라고 이름을 붙일 수 있다면, 이들은 그 집단의 후예다.
‘자족형 프티부르주아’의 삶과 소비의 기본 모토는 ‘복잡하지 않으면서’‘단순한 가운데서도 많은 것’을 누리는 것이다. 정치지도자에게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기대하면서, 참신함과 변화의 이미지도 원한다. 자신이 하는 대중소비 속에서 개성과 독특함이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이들은 20세기 초 한국 사회에서 선호했던 해외이민·조기유학·원정출산 등을 여전히 자녀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저출산 경향, 대중음악이나 문화의 소비, 외모 가꾸기, 개인적 選好(선호)의 중시, 대중정치 참여와 안정적인 사회의 기대가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한다.
정보화·세계화 등 최근 10여 년간 우리의 소비시장은 커다란 변화를 경험했다. 이런 현상은 향후 10~20년 동안 큰 변화를 우리 삶에서 만들어 낼 것이며, 이것은 소비행동이나 소비성향으로 뚜렷하게 표현될 것이다. 여기에서 제시된 ‘실용생활’형, ‘오리지널 웰빙’형, ‘자족형 프티부르주아’형은 2030의 시점에서 우리가 경험하게 될 각기 다른 삶의 방식이자 우리 삶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