郭秀一 서울대 명예교수
⊙ 1941년 서울 출생.
⊙ 서울大 상학과 졸업, 美 워싱턴大 경영학박사.
⊙ 前 서울대 경영대학장·한국경영정보학회장·한국문화경제학회장, 現 학술원 회원,
IT전략연구원 이사.
⊙ 저서: <미래가 지금이다>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 1941년 서울 출생.
⊙ 서울大 상학과 졸업, 美 워싱턴大 경영학박사.
⊙ 前 서울대 경영대학장·한국경영정보학회장·한국문화경제학회장, 現 학술원 회원,
IT전략연구원 이사.
⊙ 저서: <미래가 지금이다>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 아이팟 신제품을 소개하는 스티브 잡스 애플 대표. 아이팟은 미국 애플사를 중심으로 한국의 삼성, 일본의 TDK와 도시바가 참여하고 중국에서 조립된 ‘글로벌 네트워크 비즈니스’의 産物이다.
동력을 사용하는 기계의 출현은 생산량의 증대뿐만 아니라 새로운 제품을 출현시키고, 근본적으로 인류의 생산시스템을 변화시켜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제공했다. 인류문명의 측면에서는 ‘혁명’이라는 칭호를 받게 됐다.
250여 년 전에 일어난 산업혁명의 진화과정을 보면 초기단계에 동력과 기계가 생산 활동에 도입되는데 50여 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산업혁명은 기술적인 변화와 함께 사회적 변화도 일으켰다. 농업에 종사하던 인구를 도시로 이동시켜 대규모 도시를 출현시키는 사회적 변화를 일으켰다. 산업혁명이 인류의 삶의 모습과 조직까지 바꾸어 놓은 것이다.
2030년의 기업의 모습을 그려 보기 위해서는 18세기 산업혁명의 원인이 됐던 동력과 기계의 출현과 같이 인류문명에서 발전되고 있는 디지털 기술과 통신수단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지난 20년간 인류문명에서 가장 큰 변화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계산능력의 원가(cost of computing power)가 100만분의 1로 감소됐다는 것이다. 한 예로 20년 전인 1988년에 1억원을 주고 산 컴퓨터는 2008년에 구입한다면 100원을 주면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계산능력의 원가가 급속히 감소함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수단이 통신의 발달이다. 인터넷이라는 통신기술이 컴퓨터의 발달을 기반으로 등장해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이 변화의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거의 모든 사람들을 ‘정보 작업자(information worker)’로 바꿔 놓고 있는 것이다. 즉 기업의 CEO로부터 모든 회사원은 물론, 소비자인 가정주부나 초등학생까지 각자 정보를 처리하며 업무를 처리하고 삶을 영위하는 모습이 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기업환경을 새롭게 조성하고 있다. 2030년의 기업환경은 지난 250년간 산업혁명에서부터 시작된 변화의 연장선에서 이탈, 동력과 기계에서 정보와 통신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가지고 출발하고 있다. 2030년의 기업환경을 내다보면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다.
◈ 기업은 네트워크로 존재할 것
![]() |
가상 공동체 '세컨드 라이프'에서는 아바타를 통해 가상현실에서의 생활을 체험한다. |
첫째는 기업이 상호 연결된 공동체(interlinked community) 속에 존재하게 된다. 이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라 과거에 상상할 수 없었던 상호연결 속에서 하나의 네트워크를 이루며 그 속에서 기업으로 존재하게 된다. 이는 과거처럼 기업이 교역이나 제휴를 통해 상호 연결하는 정도가 아니다. 하나의 기업이 독자적인 존재이기보다는, 상호 연결된 네트워크의 구성원으로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미래의 기업이 성장하고 발달하려면 개별 기업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미래에는 기업이 속한 네트워크가 하나의 공동체로서 얼마나 성장하고 발전하느냐에 따라 개별기업의 성장이 좌우될 것이다.
둘째로 산업혁명 이후 기업의 성공은 얼마나 유형의 재화를 능률적으로 잘 만드느냐에 의해 결정됐다면, 앞으로는 기업이 무형의 재화를 능률적으로 생산하며 관리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2030년에도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유형의 재화를 생산해내는 활동은 지속될 것이다. 이런 생산과정에서 물건을 생산하고 유통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접 생산하고 유통시키는 과정에서 무형의 시스템을 구축하여 그 속에 지식과 기술을 활용하여 생산과 유통을 가능케 하는 기업이 핵심기업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미래기업의 관점에서 본다면 <만질 수 있다면 진짜가 아니다(if you can touch, it is not real)>라는 문장이 성립될 수 있다. 이처럼 2030년 기업환경은 ‘무형의 공동체(intangible community)’가 될 것이고, 미래 기업은 손으로 만질 수 없는 무형의 재화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생산하느냐에 초점을 두게 될 것이다.
셋째로 2030년 기업의 특징은 진정한 의미에서 세계기업이다. 아직까지도 우리는 한국기업이니, 일본기업이니, 미국기업이라는 식으로 기업을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기업 활동을 전 세계 모든 경쟁자, 생산자, 소비자들과 직접 연결을 가능하게 해 ‘세계라는 공동체(global community)’속에서 존재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기업이니 일본기업이니 하는 것은 무의미한 분류가 될 것이며, 한 기업이 지구상의 인적, 물적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여 재화를 생산하고 유통할 것인가라는 과제가 경영의 초점이 될 것이다.
기업환경의 거시적 변화 속에서 미시적으로는 기업 구성원들과 기업제품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의 행동양식이 크게 바뀜에 따라 기업의 모습도 바뀌게 될 것이다.
지난 몇 년 사이에 웹2.0의 출현과 더불어 개인의 생활과 기업에 여러 가지 새로운 현상을 출현시키고 있다. 첫째는 소셜 네트워킹(social networking)이고, 둘째는 과거에 경험할 수 없었던 대량협업(mass collaboration)이며, 셋째는 정보의 축적과 분석에 따른 기업지능(business intelligence)의 개발이다.
소셜 네트워킹은 인터넷에 의한 정보교환의 차원을 넘어, 사이버 세상에서 공동체가 일촌이라는 친척관계를 설정해 새로운 사이버 가족체계를 이루더니, 미국에서는 ‘마이스페이스(myspace)’ 등의 개방형 공동체로 발전하여 새로운 가상 사회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라는 사이버 세상의 가상현실에서 생활을 그려보는 공동체도 만들어지고 있다.
![]() |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대량 協業의 모델이 되고 있다. |
◈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기업경영의 양대 축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보면, 우리 생활은 현실세계에서 매일의 생활과 사이버 세상에서 형성된 공동체를 통한 두 개의 세계가 이루어지고 있다. 소셜 네트워킹에 의한 두 개의 세계는 겉으로는 현실세계에서의 진실과 가상세계에서의 허상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가까운 장래에 현실세계에서의 생활은 허상이고 가상세계의 생활이 삶의 진실을 나타낸다는 표현을 쓰게 될 것이다. 이런 변화는 개인의 행동양식의 변화로 나타날 뿐만 아니라 똑 같은 개념이 기업에도 적용되어 현실세계에서 실체적 기업도 있지만, 사이버 공간에서 기업이 활동하는 모습이 출현하게 될 것이다. 결국 기업경영의 대상이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기업의 경영도 다뤄야 하는 상황으로 발전할 것이다.
둘째로 대량협업은 소셜 네트워킹의 발전과 더불어 기업의 새로운 관리기능으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소셜 네트워킹과는 다른 소프트웨어들이 대량협업을 위해 개발되면서 웹2.0의 대표적인 사례로 등장하고 있다. 이 경우 가장 좋은 예는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다. 위키라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누구든 인터넷 상의 백과사전에 자기 지식을 올릴 수 있고, 또 전 세계에서 누구든 위키피디아에 들어가 필요한 지식을 무료로 얻을 수 있다.
이와 같은 협업의 특징은 전 세계 누구든 지식생산에 참여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형태의 대량협업이 기업경영에 도입되어 보잉사의 생산방식을 바꾸어 놓고 있다. 스와치라는 스위스 시계회사의 디자인도 전 세계에서 누구든지 설계해 제출하고 그 중에서 선택된 것들이 스와치 시계로 전 세계에 출하되고 있다.
이와 같이 생산 및 마케팅 분야뿐만 아니라 연구개발에서 광고 분야에까지 누구든 참여하여 성공의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가상현실에서 경영의 진수를 찾을 수 있는 세계로 변화하고 있다. 이를 일부 학자들은 ‘포스트모던 기업’이라고 부르고 있다.
끝으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생성되고 축적된 자료들을 분석해서 얻는 기업지능은 기업들로 하여금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기 시작한다. 이는 엄청나게 쌓인 자료들을 경제학자나 수학자와 통계학자들이 분석모형을 수립하여 얻은 결과가 기업에 새로운 지식으로 제공되어 ‘미래를 과거화하는’ 지능으로 작동되게 하는 것이다. 마치 주역을 해석해 미래의 운명을 내다보듯이, 축적되고 새롭게 쌓이는 자료를 분석하여 미래를 내다보는 지능을 기업이 보유하기 시작한 것이며, 이는 기업도 지능을 가졌다는 의미에서 ‘기업지능’이라 한다. 이러한 기업지능은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기업도 각자의 사업에 대한 지능을 가진 기업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지구상의 정보가 2배로 늘어나는 기간이 2007년에는 11개월이 걸려서 11개월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정보가 배가했다. 그러나 2010년에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정보량이 2배가 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몇 시간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급속히 증대되는 정보를 기업들을 분석해 지식으로 축적하고 기업의 지능으로 변환시켰을 때, 2030년에는 오늘날의 기업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기업이 출현할 것이다.
◈ 미래 마케팅에는 소비자와 사용자가 적극 참여
![]() |
스위스에서 만들어지는 시계 스와치의 디자인은 전 세계에서 누구든지 설계해 제출할 수 있다. |
2030년 기업의 모습을 그려보기 위해서는 기업의 주요기능인 생산, 마케팅, 인사, 재무, 연구개발 등의 측면에서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첫째 2030년 기업의 생산활동은 유·무형의 재화에 관계없이 글로벌 네트워크 비즈니스의 형태로 이루어질 것이다. 이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지리적 위치 개념이 사이버 공간 속으로 흡수돼 지리적 위치의 중요성이나 가치는 감소하게 된다.
반대로 글로벌 네트워크의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나 이점을 활용하여 전 세계적 생산시스템을 쌓아 나가게 될 것이다. 구체적인 예로 애플社(사)의 히트상품인 아이팟의 생산 네트워크를 분석해 보자. 설계나 디자인은 애플사가 주축이 되고 있지만, 실제 생산에 있어서는 플래시 메모리는 한국의 삼성이, 마그네틱 헤드는 일본의 TDK가, 하드디스크 드라이버는 일본의 도시바가 생산 공급하고 최종 조립은 중국에서 이뤄진다. 이 경우 지리적 위치는 무의미한 개념이 돼버렸고, 미래 기업에서는 각자의 강점에 따라 글로벌 네트워크 비즈니스의 구성원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러한 생산 네트워크 개념은 더욱 확대돼 제품개발이나 R&D분야는 회사 내의 구성원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내외의 누구든 참여하는 형태로 바뀌게 될 것이다. 즉 제품의 개발이나 디자인에서부터 기능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 기업의 내부인력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고 기업 외부의 누구든 참여하는 형식으로 전환될 것이다. 이는 위에서 이야기한 소셜 네트워킹과 대량협업 형태가 가능해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와 같은 생산시스템이 확립되었을 때 예상되는 현상을 하나의 문장으로 표시하면, 기업에서 ‘무슨 문제가 있다면, 누구에게나 물어봐’가 되겠다.
2030년 기업의 마케팅 기능을 예측해 보면, 이제까지는 기업의 주도하에 수행됐다면 미래의 마케팅은 소비자나 제품의 사용자가 적극 참여하는 형태로 자연스럽게 변화될 것이다.
좋은 예로 요즘 인기를 모으고 있는 UCC가 있다. UCC는 아직까지 동영상 형식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자가 만든 컨텐츠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디자인하거나, 서비스하거나, 생산하거나, 생산자 기술 등 사용자가 직접 제작했거나 참여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주축이 될 것이다. 따라서 마케팅 기능이 단순한 기업기능이라기보다는 사용자가 중심이 되는 형태로 바뀌게 된다. 더욱이 마케팅 자료들이 축적되어 기업지능으로 승화됨에 따라 소비자의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고 예견할 수 있게 되고, 마케팅 분야에서도 ‘미래가 과거가 되게’ 지식이나 실무가 계속 개발될 것이다.
![]() |
미래의 기업조직은 ‘촛불집회’처럼 ‘조직 없는 조직’ 형태로 변화할 것이다. |
2030년 기업의 조직도 과거와 같은 업무분야별 조직으로 생산부·영업부 등으로 구성되기보다는 ‘조직 없는 조직’의 형태로 변화되며, 엄청난 조직의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얼마 전 시청 앞에서 벌어진 ‘촛불 시위’를 보면 몇몇 핵심인사들이 목표와 행동을 결정한 연후에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 ‘조직 없는 조직화’를 통해 엄청난 인원을 동원하고 거대한 정부기관과 맞서는 위력을 발휘했다. 촛불시위는 대중적 성격을 띠고 있지만, 앞으로 기업에서는 경영목표를 확정하고 업무가 정해지면, 핵심관리자 몇 명이 ‘조직 없는 조직화’를 통해 많은 생산자나 소비자를 끌어들여 큰 위력을 발휘하는 조직이 될 것이다.
2030년은 아직도 20여 년이 남은 기간이다. 요즘 변화의 모습을 보면 1년이 다르게 변하여 10년 후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그러나 산업혁명의 원인이 된 동력이나 기계화가 인류문명에 스며드는데 수십 년의 시간이 걸렸고, 그 효과는 250여 년이 지난 오늘에도 그 당시의 연장선에서 경제와 기업 활동이 나타나고 있다.
2030년을 내다보며, 이제 막 시작된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그 영향은 앞으로 20여 년간 경제와 기업의 모습을 산업혁명의 영향 이상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오늘날 기업의 연장선에서 2030년의 기업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대로 오늘날 기업이 가지고 있는 생산시스템이나 마케팅, 인사조직체계 등은 이미 ‘끝남이 시작’된 것들로, 앞으로 몇 년 후에는 쓸모 없는 시스템으로 전락할 것이다. 이에 대비해 정보통신기술이 변화시키는 생산, 마케팅, 인사, 시스템 등을 예견하여 대비하는 노력이 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