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는 불법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법을 적용해야 한다. 노동자의 권익에 반하는 勞組의 그 어떠한 행위에도 굴하지 않아야 한다.
權容睦 뉴라이트신노동연합 대표
1958년 충남 천안 출생. 천안工高 졸업. 현대엔진 勞組위원장, 현대그룹노조협의회 의장, 민주노총 사무총장 역임. 현대그룹 총파업, 현대중공업 128일 파업 등으로 네 차례 구속. 現 뉴라이트신노동연합 대표.
權容睦 뉴라이트신노동연합 대표
1958년 충남 천안 출생. 천안工高 졸업. 현대엔진 勞組위원장, 현대그룹노조협의회 의장, 민주노총 사무총장 역임. 현대그룹 총파업, 현대중공업 128일 파업 등으로 네 차례 구속. 現 뉴라이트신노동연합 대표.
일자리 문제는 경제문제일 뿐만 아니라 사회 불안과 직결되는 문제다. 非정규직, 兩極化(양극화), 청년실업 등의 문제들이 모두 여기에서 비롯된다.
새 정권이 들어서도 勞使(노사)관계는 순탄하지 못할 듯하다. 벌써 여기저기서 칼을 갈고 있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 중심에 非정규직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2007년 7월부터 100人 이상 사업장에 非정규직 관련법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랜드 사태에서 보듯 그로 인한 갈등은 적지 않았다. 앞으로 非정규직 고용불안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비정규직 관련법 전면 시행에 따른 중소기업의 경영 악화는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非정규직 노동자들의 저항은 포항·울산 플랜트 노조에서 보듯 대형화되고, KTX 女승무원·이랜드 등 서비스 업종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상황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을 듯하다. 1997년 外換(외환)위기 이후 우후죽순 늘어난 서비스 산업 종사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법과 제도의 보호 밖에 있다. 이들은 4大 보험을 적용받지 못하고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열악한 환경 아래 있다.
이렇게 절박한 사정 아래 있는 노동자들을 정권교체에 불만을 품은 세력들이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선동한다면 어떻게 될까?
앞으로의 勞使관계는 火藥庫(화약고)에 심지가 타들어가듯 위태로운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일자리 창출이 급선무
새 정부 元年(원년)은 나라의 새로운 틀을 세우는 중요한 해다. 첫해를 勞使문제 때문에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면, 새 정부는 무엇보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확실한 비전과 의지를 보여 주어야 한다.
지금은 「경제전쟁」의 시대이다. 이 전쟁의 勝敗(승패)는 누가 더 좋은 물건을 더 빨리 더 싸게 많이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 勞使 간의 신뢰와 협력은 필수적이다.
우리나라 노동운동 세력은 無限(무한)경쟁 시대에 시장에서 힘겹게 상품을 내다팔고 있는 경영진과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지난 시대 유행이던 「弱者(약자)들의 連帶(연대)」가 그것이다. 그들은 「힘센 자본에 대항해서 弱者인 노동자들이 뭉쳐서 제 몫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들은 일터를 「대립과 갈등의 震源地(진원지)」로 보고, 경영진을 敵(적)으로 매도한다.
「약자들의 연대」라는 思考(사고)는 투쟁적이든, 좀더 유연하든 가리지 않고 모든 노동운동에 스며들어 있는 사상적 기반이다. 그러나 세계화 시대의 요동치는 환경 속에서 이러한 思考는 舊(구)시대의 유물일 뿐이다.
세계화의 흐름은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좋은 무기, 즉 「생산성 높고,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노동자」가 대우받는 세상을 열 것이다. 노동운동의 방향은 이제 「대우받는 노동자」를 만들어 내는 것이어야 한다. 경영진과 노동자는 서로 대립하고 갈등하는 敵이 아니다. 勞使 양측은 신뢰와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이를 통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 노동자들에 대한 의식개혁운동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지난 정부는 경제전쟁에서 白旗(백기)를 들었다. 기업의 해외이전과 경쟁력 약화를 속수무책으로 방관했다. 한술 더 떠서 우리 사회에는 「제조업은 우리나라에서는 더 이상 안 돼!」라는 분위기가 만연해졌다. 이것이 오늘날 일자리 위기를 가져온 주범이다.
그와 함께 反기업 정서가 사회에 넓게 퍼져 있는 것이 문제다. 작은 일터 하나하나를 사회적 자산으로 여겨야 한다. 문화재를 아끼고 사랑하듯, 일터를 그렇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세계 一流(일류)기업 선언」과 「一流노동자 선언」을 통해 선진국으로 航路(항로)를 열어 나가야 한다.
오늘날 불완전 고용으로 인한 불안, 투기 같은 사회문제들의 뿌리는 空洞化(공동화)해 가는 일터에 있다. 이에 대한 처방은 건강한 일터뿐이다. 건강한 경영진과 건강한 노동자가 살아 움직이는 일터만이 病(병)든 우리 사회를 치유 할 수 있다.
땀방울이 흐르는 건강한 일터를 지키는 사람들은 일하는 사람들이다. 親기업이냐 親노동자냐, 성장이 우선이냐 복지가 우선이냐 하는 것은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하는 논쟁처럼 소모적이다. 兩者(양자)의 두터운 결합 없이 기업의 생존은 불가능하다. 일하는 사람 없이 「선진국 진입」은 구호일 뿐이다.
새 정부는 反기업정서를 불식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제조업을 포기하지 말고, 기업이 이 땅을 떠나지 않게 해야 한다.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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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는 勞使분규에 원칙을 가지고 대응해야 한다. 사진은 2007년 1월 파업 출정식에 나서는 현대자동차 노조원들. |
원칙 있는 노동정책
지난 10년간 强性(강성)노조를 키워 온 가장 큰 공헌자는 노조에 정치적 빚을 지고 있던 정권이었다. 정권은 勞使분규가 발생하면 말로는 자율교섭과 불법행위 엄단을 외치면서 뒤로는 경영진을 압박해 적당히 마무리하려 했다. 우리나라 노동운동이 목소리만 키우고 원칙이 무너져 버린 데는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
새 정부는 불법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법을 적용해야 한다. 노동자의 권익에 반하는 노조의 그 어떠한 행위에도 굴하지 않아야 한다. 勞·使·政(노·사·정) 간의 합리적인 협의체를 구성해 전투적이고 소모적인 노동운동이 협력적이고 생산적인 노동운동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아울러 非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 정부가 법으로 정규직과 非정규직을 구분하는 기존의 非정규직 법체계로는 기업의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국내에 남아 있는 기업들마저 외국으로 빠져나가게 한다.
기존의 노동단체들은 저마다 非정규직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지만,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非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는 이제 사회 전체가 풀어 나가야 하는 과제가 되었다.
이 문제는 획일적인 法 제정과 적용으로 풀 문제가 아니다. 지역과 산업 업종에 따른 세분화한 접근법이 필요하다. 기업의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면서 勞使가 장기적으로 조금씩 양보하고 인내하며 풀어 나가야 한다. 勞·使·政이 함께 상식에 기초한 사회적 협약을 만들어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가되, 중앙의 획일적인 결정에 기대기보다는 지역과 산업을 중심으로 풀어 나가야 한다.
非정규직 문제는 「대우받는 노동자」의 육성과 「경쟁력 강화」라는 두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풀어야 한다. 정부는 良質(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게 제도를 정비해야 하며, 노동자들은 세계 제일의 품질을 만들어 내는 공장을 유치하고, 勞使가 화합하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
勞使와 손 맞잡는 대통령이 되길
국민들이 아직까지 朴正熙(박정희) 대통령에게 애정을 간직하고 있는 것은 논두렁에서 농부들과 막걸리를 마시는 朴대통령 사진 때문이라 생각한다.
새 대통령은 말로만 떠드는 대통령이 아니라 일터에서 노동자와 경영진의 손을 맞잡고 차 한잔 마시는 따뜻한 지도자가 되기 바란다. 백마디의 말과 백가지의 法제정보다 항상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그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는 지도자가 되기 바란다. 대통령이 그런 모습을 보여 줄 때, 노동자들도 오늘의 어려움을 참고 견디며 내일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을 것이다.
1960년대에 우리는 세 지도자를 가졌다. 尹潽善(윤보선) 대통령과 張勉(장면) 국무총리는 취임식에서 舊惡(구악)과 부정부패 일소를 앞세웠다. 그에 반해 朴正熙 대통령의 취임사는 「근대화」로 시작해서 「근대화」로 끝났다. 朴正熙 대통령이 경제건설期에 우리나라를 이끈 선장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선진화로 가는 길목에 서 있다. 새 대통령의 취임사는 첫째도 선진화, 둘째도 선진화, 셋째도 선진화의 의지로 가득 차기를 기대해 본다.
선진화의 시작은 건강한 일터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건강한 일터는 건강한 노동자들에게서 비롯된다. 새 대통령이 건강한 노동자들이 만드는 건강한 일터를 토대로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이끌어 나가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