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별책부록
  1. 2007년 4월호

두바이에서 대학생들과 함께 한 5박6일

『우리는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

金容三   

  • 기사목록
  • 프린트
「두바이 기적」의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주인공이 한국 기업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체험단 대학생들은 『세계 최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한국에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月刊朝鮮은 삼성전자 후원으로 전국의 대학생(3~4학년)을 대상으로 두바이 비전 리더십 체험투어단을 공개모집하여 71명의 대학생을 선발했다. 이들은 1월26일부터 31일까지 두바이를 방문, 「천지개벽」이라 불리는 두바이 건설 현장을 돌아보고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에게 현지 기업 활동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또 두바이에 진출한 교민들과 에미레이트 항공사에 근무하는 한국인 여승무원 등과 만나 대화를 하고 두 차례 세미나를 가졌다.
 
  이번 두바이 체험투어의 아이디어는 지난해 11월 南悳祐(남덕우) 前 국무총리, 李承潤(이승윤)·陳(진념)·金滿堤(김만제) 前 부총리를 비롯한 IBC포럼 회원들이 두바이에서 한국의 경제자유구역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싹이 텄다. 기자는 이 세미나 취재를 위해 두바이를 방문했는데, 제벨알리 경제자유구역을 비롯하여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두바이 로지스틱스 시티를 비롯하여 인공섬 프로젝트인 팜 아일랜드 현장 등을 돌아보며 두바이 발전의 핵심 動力(동력)이 셰이크 모하메드의 리더십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필자는 미래의 한국을 이끌어 갈 우수한 자질을 가진 대학생들을 두바이의 눈부신 약진을 직접 체험토록 하자는 아이디어를 제기했고, 삼성전자에서 이 의견에 적극 찬성하여 행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두바이 체험단으로 선정된 대학생(男 39명, 女 32명) 중에는 삼성의 해외유학생으로 선발돼 MIT 박사과정에 유학이 결정된 학생이 있는가 하면 승마선수 출신 경영학도, 自作(자작) 자동차 경진대회 우승자, 북한인권운동 자원봉사자, 총학생회장, 대학생 마케팅 경진대회 우승자, 스위스 호텔학교 재학생, 베이징大 법대 재학생, 중앙 일간지 인턴 기자 출신 등 면면이 화려했다. 대부분 해외여행이나 어학연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영어 구사능력이 뛰어났고, IT기술이 접목된 문명의 利器(이기)들의 활용 능력은 기성세대들이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앞서 있었다.
 
  대학생들은 두바이 도착 첫날 두바이 크릭과 금시장, 박물관, 그리고 사막 사파리에 참여했다. 둘째날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시공 중인 버즈 두바이 현장, 인공섬 프로젝트인 팜 아일랜드, 두바이랜드를 방문했으며 셋째날에는 스키 두바이에서 스키를 타고 비즈니스 베이 방문, 디너 크루즈를 즐겼다. 마지막 날에는 버즈 알 아랍 호텔과 쇼핑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배를 타고 두바이의 명소인 팜 아일랜드 현장을 답사 중인 IBC포럼 회원들. 왼쪽부터 이승윤 前 경제부총리, 진념 前 경제부총리, 이종찬 前 국가정보원장, 박병윤 前 국회의원, 조성익 재경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 이강진 IBC포럼 간사.

 
  實事求是 사고방식에 감탄
 
  체험단은 두바이 건설현장 방문 틈틈이 짬을 내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관계자들로부터 中東지역 마케팅 현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고, 延泳哲(연영철) KOTRA 中東·아프리카지역 본부장 겸 두바이무역관장, 이창용 한국관광공사 두바이지사장 등으로부터 두바이 발전전략에 대해 강의를 들었다. 또 전·현직 在두바이 한인회장(손성순·정한준), 두바이에 진출한 외국계 건축회사의 설계사로 활동하는 정진모씨, 두바이 페어몬트 호텔의 프런트 매니저로 근무하는 토머스 킴, 에미레이트항공의 여승무원 최지나·정은씨 등과 대화를 나누었다.
 
  대학생들은 호기심에 가득 찬 눈으로 7성 호텔인 버즈 알 아랍 호텔을 관찰했고, 70여 km에 불과한 해안선을 1500km로 늘리기 위해 인공섬을 건설한 아이디어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특히 逆발상을 통해 자신들의 약점을 강점으로 탈바꿈시킨 사막 사파리 체험,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해 제한된 구역에서나마 술과 돼지고기 섭취를 허용하고 여성에게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등 종교적 관습이나 국가 제도까지 서슴없이 바꾸는 實事求是(실사구시)의 사고방식에 감동했다. 때론 두바이에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척박한 삶 등 어두운 면을 보면서 걱정하기도 했다.
 
  이준재 駐UAE 대사의 설명에 의하면, UAE는 우리에게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석유공급국이라고 한다. 그런데 UAE의 석유는 95%가 아부다비에서 생산되고 두바이에서는 석유가 거의 나지 않고 있다. 두바이 자유무역항을 관리하고 있는 두바이 포트 월드가 지난해 1월 부산신항에 투자를 해서 부산컨테이너 회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2005년 5월, 서울-두바이 간에 週(주) 7편의 직항편을 운항하기 시작했다.
 
 
  두바이의 한국기업
 
現 국왕의 아버지 셰이크 라시드가 1970년대에 건설한 제벨알리 인공항. 모래를 파내서 만든 이 항구 덕분에 두바이는 中東 지역의 물류 허브가 되었다.

  이준재 대사는 『현재 두바이에는 50개의 한국 기업이 지사를 설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두바이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상징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건설로 표기)이다. 세계 최고층 건물로 불리는 160층 이상, 높이 800m 이상 규모로 계획된 「버즈 두바이」를 짓고 있기 때문.
 
  대학생 체험단이 버즈 두바이 건설 현장을 방문했던 지난 1월 하순에는 102층까지 건물이 올라가 있었다. 그러나 102층이라는 높이가 실감나지 않았다. 주변에 고층건물들이 즐비하게 올라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건설 관계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이 건물이 어느 정도인지는 도봉산 정상 높이가 740m, 남산 꼭대기에 위치한 N서울타워까지의 높이가 480m,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해발 381m라는 사실과 비교해 보세요』
 
  그제서야 버즈 두바이가 세계 최고층 건물이라는 사실이 현실로 다가왔다.
 
  양정선 삼성물산 과장의 설명에 의하면 버즈 두바이의 총 공사비는 8억 7600만 달러이고 공사기간은 47개월(2005년 2월1일~2008년 12월30일)로 예정되어 있다. 건물 총 면적은 47만9830m2(14만 5000평)로 63빌딩의 세 배 규모이고 건물 하중은 54만t이라고 한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된 이 건물을 짓기 위해 철근 5만5000t과 철골 4500t, 그리고 콘크리트 30만8000m2가 투입됐다고 한다. 콘크리트 사용량은 서울 도곡동의 타워팰리스 4개동을 지을 때 사용한 것보다 40% 정도 더 많은 양이라고 한다.
 
  버즈 두바이에 사용한 콘크리트의 강도는 일반 건물에 사용한 것의 두 배나 되는 800kg/cm2로 가로, 세로 각각 1cm의 좁은 면적 위에 몸무게 70kg의 남성 11명이 동시에 올라가도 끄떡없는 정도란다. 이런 단단한 콘크리트로 건물의 내구성을 높였기 때문에 진도 7.0의 强震(강진)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타워팰리스를 100층 이상으로 지으려 했던 이유
 
두바이의 상징 버즈 알 아랍 호텔. 왼쪽은 타이거 우즈가 티샷을 날린 헬리포트이고 오른쪽은 전망대 레스토랑이다.

  양정선 과장은 『일반 아파트나 빌딩의 경우 7~8일에 골조 1개층을 완성하는 데 비해 이 건물은 사흘에 1개층씩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건물에 비해 두 배 이상 초스피드로 짓고 있다는 뜻이다.
 
  사막에서 자생하는 「블루딕(푸른 히아신스)」이란 꽃 모양을 형상화한 버즈 두바이는 1층부터 39층까지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디자인 한 고급호텔(총 664실)로, 40층부터 108층까지는 주거용 아파트, 109층부터 154층까지는 사무실과 전망대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양 과장은 『버즈 두바이는 세계적인 설계회사인 미국의 솜(SOM)이 설계를 하고 시공은 삼성이 맡고 있는데, 앞으로 설계에서 시공까지 우리 손으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체험단 학생이 『초고층건물 설계 능력이 없어서 설계를 못 하는 것인가』 하고 묻자 양 과장은 이렇게 답했다.
 
  『설계능력은 이미 확보하고 있지만 우리가 100층 이상 초고층 건물에 대한 설계 실적이 없다 보니 우리에게 설계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 삼성이 타워팰리스를 계획할 때 100층 이상으로 건물을 짓겠다고 한 것은 국내에서 초고층 건물 설계 경험을 쌓아 해외 수주를 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여론의 반대와 정부의 규제로 뜻을 이루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양 과장은 『두바이는 이 엄청난 건물의 공사허가를 일주일 만에 내 주었고, 공사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어떤 규제도 받은 적이 없다』면서 『두바이가 기업 활동을 하기에 너무 편한 나라라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셰이크 모하메드가 극찬한 휴대폰
 
두바이 중심가에 위치한 두바이 증권시장. 두바이는 中東의 금융 허브로 나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도 두바이에서 유명세가 대단했다. 두바이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가 삼성의 휴대폰을 극찬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왕족들을 비롯한 지도층 사이에서는 삼성 제품이 최고급 브랜드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삼성전자 두바이 지사의 이광현 차장은 『우리 회사는 두바이를 GCC(걸프협력회의. 1981년 걸프만에 위치한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UAE·카타르·오만·바레인 등 6개 산유국이 域內 협력 강화를 위해 결성한 지역협력기구) 국가와 이집트 시장을 관할하는 1억 명 中東시장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이 지역에서는 고급 제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상황 체크를 위해 이웃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예멘·오만·카타르 등 이슬람 국가들을 자주 방문하는데, 이 나라들은 종교적 관습 때문에 외국인들이 비즈니스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종교경찰이 있어 외국 여성도 현지 여성과 똑같이 외출할 때면 얼굴을 가려야 할 정도이고, 술이나 돼지고기는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에 두바이는 제한된 구역에서 외국인에게 술·돼지고기 등을 허용하고 있다고 한다.
 
  삼성은 두바이에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 위해 광고비가 가장 비싼 알 막툼 다리에 수백 만 달러를 들여 회사 깃발과 제품 깃발을 내걸었다. 덕분에 알 막툼 다리는 「삼성 다리」로 불리고 있었다.
 
  체험단을 태운 버스가 알 막툼 다리를 지날 때 바람에 펄럭이는 삼성 로고와 휴대폰 사진이 새겨진 깃발들을 보고 대학생들은 함성을 질렀다.
 
 
  입 열면 구구절절 名言
 
두바이 금시장. 유목민들은 유난히 금으로 된 장신구를 좋아하여 금시장이 번창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두바이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두바이는 기적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는 나라, 사막 속의 진주처럼 빛나는 버즈 알 아랍 호텔 같은 환상적 이미지를 가졌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그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주인공이 한국 기업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두바이 기적은 한국이 만들고 있다』는 실감을 하게 됐다. 버즈 두바이 앞에서 기념촬영을 한 대학생들에게 소감을 묻자 『세계 최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한국에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들은 두바이라는 窓(창)을 통해 한국이 대단한 나라임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대학생들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로부터 『두바이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지도자의 리더십』이라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다. 어떤 학생은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셰이크 모하메드 國王을 「세계를 변화시킨 영향력 있는 인사 100명」으로 선정한 기사를 스크랩해서 가지고 왔고, 최홍섭 조선일보 기자가 쓴 「두바이 기적의 리더십」이라는 저서에 나온 셰이크 모하메드의 리더십의 본질을 밑줄을 긋고 외우기도 했다. 그 내용을 옮겨보면 이렇다.
 
  「1. 불가능이란 단어는 사전에 없다. 2.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는다. 3. 詩人의 마음으로 국가를 경영한다. 4. 최고의 브레인들로부터 아이디어를 모은다. 5. 환경에 맞춰 목표를 세우지 않고 목표 설정 뒤 환경을 바꾼다. 6. 역발상을 높이 평가한다. 7. 주변 강대국을 최대한 활용한다. 8. 自國民(자국민)에게 실질적으로 유익한 정책을 강구한다. 9. 전광석화처럼 강력하게 실천한다. 10. 미래의 비전을 제시한다」
 
  셰이크 모하메드는 詩人의 자질을 타고 나서 그런지 입만 열면 구구절절이 名言(명언)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미래를 제시해 준다. 그는 늘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에 굶주려 있다. 그래서 2000여 명에 이르는 人材(인재)들에게 싱크탱크 역할을 맡기고, 이 싱크탱크를 통해 자신의 계획을 검토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가다듬어 전광석화처럼 실천에 옮긴다. 그가 남긴 語錄(어록)을 몇 가지만 추려 본다.
 
  『전속력으로 달리는 일만 남았다. 몇 년 있으면 바닥 날 석유만 믿고 있을 수 없다. 석유 이외에서 돈을 벌어야 한다. 그것도 신속하고 획기적으로 벌어야 한다』
 
  『누구든 10년 앞에 무엇이 벌어질지 예언하기는 불가능하지만 한 가지는 말하겠다. 앞으로 3년 이내에 두바이는 지금보다 두 배는 더 부유해질 것이다』(알 사다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 의견에 동의만 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속으로 날 존경하지 않는다. 나더러 「잘못했다」고 지적하는 사람을 사랑한다. 진정으로 나와 국가를 걱정하기 때문이다』(아부다비 TV와의 인터뷰에서)
 
  『아랍 동지들께 고한다. 당신들이 변하지 않는다면 당신들은 변화를 당하게 된다. 미래를 바꾸려고 시도하지 않는 사람은 과거의 노예 상태로 머무르게 될 것이다』(아랍전략포럼에서)
 
  『번영은 기술과 돈이 가져오는 게 아니라 오직 사람만이 가져온다. 가장 유능한 팀은 1더하기 1을 11로 만든다』
 
  이런 발언과 우리 대통령의 발언을 비교하자니 한숨만 나왔다.
 
  마지막 날 대학생들은 귀국을 위해 공항으로 떠나기 전에 머물던 호텔 세미나룸에서 두바이 체험기를 정리하여 조별 발표대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발표를 맡은 대학생들은 『인구 150만 정도의 두바이가 세계가 놀라는 발전을 이루고 있는데 그보다 더 엄청난 인프라를 가진 우리가 못 할 게 뭐냐』고 말했다. 어떤 학생은 『기성세대가 우리에게 물려준 한국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런 성과물』이라며 『올 12월 大選에서는 우리 대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선동가가 아닌, 진정한 국가 지도자를 뽑아 대한민국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리더십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
 
두바이는 사막이기 때문에 모래를 파 내고 흙을 담은 다음 나무를 심고, 나무 주변에는 사진처럼 수도관이 연결되어 있어 하루 6차례 물을 준다. 나무 하나를 심고 유지하는 데 엄청난 비용이 든다.

  기자는 체험단 인솔 책임자로서 5박6일을 대학생들과 함께 하며 리더십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말을 수없이 반복해 왔다. 그러나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하늘에서 낙하산 타고 강림하는 것은 아니다.
 
  셰이크 모하메드의 리더십은 어린 시절부터 받았던 철저한 교육의 결과물이다. 모하메드의 아버지 셰이크 라시드는 아들의 영특함을 발견하고는 은행원·건축가·상인·학자 등 다양한 엘리트 집단들과 만나 다양한 주제로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또 영국으로 유학을 보내 사관학교 교육을 받게 하고,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과 교류하며 리더십 교육을 받게 한 덕분에 그는 오늘과 같은 국가지도자로서의 비전과 철학을 갖게 된 것이다.
 
  국가에 꼭 필요한 리더십을 보유한 人材를 길러 내기 위해 각국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아이비리그를 중심으로 한 사립대학들이 무한경쟁을 통해 리더십 교육을 하고 있고, 영국은 「이튼 칼리지」와 같은 학교를 중심으로, 프랑스는 「그랑제콜」이란 교육기관을 통해 엘리트 人材를 키우고 있다.
 
  프랑스의 정치인과 고급 관료, 국영 및 일반 기업체 사장과 중역들을 양성하는 그랑제콜인 국립행정학교(ENA)는 제2차 세계대전 초기 나치 독일의 침공 당시 프랑스가 어이없이 무너져 국토를 점령당한 이유가 사회 각 분야의 지도자들이 국익을 지킬 줄 몰랐기 때문이란 철저한 반성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중국은 「공산당」이라는 강력한 결사체를 통해 지방에서 발굴된 人材에게 그 지역 정부의 요직을 두루 거치게 하여 리더십을 쌓을 기회를 제공한다. 이 중에서 자질 있는 사람을 선발하여 省(성) 정부로 천거하고, 省 정부의 각 부서에서 순환 근무를 하며 정책 개발과 집행 경험을 쌓고 자질을 평가받는다. 여기서 人材로 발굴된 사람은 중앙 정부로 보내져 같은 방식으로 국가 운영경험을 쌓고 다방면에 걸친 리더십 테스트를 받는다. 오늘날 중국 지도부는 이처럼 다층적인 리더십 교육과 점검 시스템을 거쳐 리더십과 자질을 검증받은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리더십 不在로 고민하던 일본은 1979년 「마쓰시타 정경숙(松下政經塾)」이 설립되면서 체계적인 리더십을 갖춘 人材들을 배출하고 있다. 지금까지 마쓰시타 정경숙은 국회의원 30명, 지방의원 28명, 자치단체장 8명, 경제계와 연구·교육 분야에 101명을 배출했고, 나머지 인물들은 NGO 등 사회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惱力사회의 리더를 어떻게 기를 것인가
 
  각국이 리더십 교육을 경쟁적으로 펼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 사회가 수천~수만 명이 한 사람의 봉건 영주를 부양하는 시대였다면 지금은 뛰어난 창조성을 지닌 소수의 천재급 人材 한 사람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고, 수백 만 명을 먹여 살리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李健熙(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이런 시대적 특징을 「腦力(뇌력)사회」라고 표현했다.
 
  우리는 리더의 탄생을 고대하기만 했지 길러 낼 생각은 하지 않았다. 국가의 百年大計(백년대계)를 위한 원대한 비전을 수립하고 난관을 돌파하는 능력,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여 의도된 목표로 이끌고 가는 능력 등을 훈련시키고 조련하는 과정이 개인적 노력으로만 성취될 수 있는 것일까.
 
  만약 한국이 국가를 이끌어 갈 人材들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훈련·배출하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오늘과 같은 국가지도부의 지리멸렬한 모습은 체험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군사정권 시대는 陸士와 軍이라는 특수상황에서 리더십 교육을 받은 사람이 권력 핵심부를 구성했다면, 盧武鉉 정부에서는 街鬪(가투)와 지하 서클에서 리더십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그 자리를 차지해 한국 사회의 좌회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과연 한국은 무한경쟁의 腦力사회를 이끌어 갈 리더를 이처럼 反국가적이고 非전문적인 교육방식에 의탁해도 괜찮은 것인지 반성할 때가 됐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