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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년 10월호

한의학 고전에 나오는 선조들의 가을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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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환 교수 척추센터 한방재활의학과
  현대 한의사들이 많이 보는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 맨 첫 페이지에는 「신형장부도」라는 그림이 나와 있다. 「신형장부도」는 사람을 똑바로 그리지 않고, 옆에서 본 측면도로 그린 그림이다. 허준 선생은 이 그림 아래에 『사람은 우주에서 가장 영귀한 존재이다. 머리가 둥근 것은 하늘을 본뜬 것이고, 발이 모난 것은 땅을 본뜬 것이다』라고 적었다.
 
  허준 선생은 왜 이런 얘기로 책의 서두를 열었을까?
 
  바로 한의학에서 인체를 보는 관점을 설명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소우주」인 인간은 우주와 같은 원리로 움직인다. 한의학에서 볼 때 몸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물이 「정(精)」이며, 신형장부도는 인체에서 정(精)이 상승하고 하강하는 것을 보이기 위한 그림이다. 그래서 사람을 똑바로 그리지 않고, 옆에서 본 측면도로 그린 것이다 .
 
 
  여름철은 이런 「정」이 손상되는 시기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여름철에 대한 내용이다.
 
  「사시 중에 여름이 가장 조섭하기 어려우니 伏陰이 잠재하여 위장이 冷滑하므로 보신하는 藥餌를 항상 먹어야 하고…」 「여름 한 철은 사람의 정기가 빠지는 계절이므로 심장이 왕하고 콩팥이 쇠퇴하면 콩팥이 화하여 물이 되고, 가을이 되어야만 응고하고 겨울에 견고해지는 것이니 여름철에 차가운 음식물을 엄격히 가려서 배를 항상 따뜻하게 하며 가을철의 토사곽란을 예방하여야 한다.」 결국 가을에는 이렇게 손상된 「정」을 채우고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가에 나오는 태을진인 칠금문(太乙眞人 七禁文) 양생법이다.
 
 
신형장부도

  「사람의 기(氣)를 보전하기 위해서 피해야 할 것은 일곱 가지로서, 첫째로 말을 적게 하고 고성(高聲)을 피하여 기운을 보양하는 것이고, 둘째는 성생활을 조절해 정기(精氣)를 보양하는 것, 셋째는 담백한 음식으로 혈기(血氣)를 보양하는 것이다. 넷째는 침을 삼켜서 오장의 진액을 보양하는 것, 다섯째는 화를 내지 않아 간기(肝氣)를 보양하는 것, 여섯째는 과음과 과식을 피하여 위기(胃氣)를 보양하는 것, 마지막으로 걱정을 적게 하여 심기(心氣)를 보양하는 것이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건강한 사람의 하루는 이렇다. 닭이 울 무렵에 일어나서 심호흡을 하고 이를 마주치며 정신을 한데 모아 바야흐로 화후(火候)의 운반(運搬)을 수십 번 하면 자연히 신체가 화창하고 혈맥이 유통하게 된다. 이때에는 華池(입을 말함)에 물이 나고 신기(神氣)가 골짜기에 가득할 것이니, 문득 침으로 양치한 후 삼켜 단전에 납입(納入)하여 원양(元陽)을 보하고, 다음에 평일에 보양하는 약이(藥餌)를 마시고 양손을 마찰하여 열을 낸 뒤에 도인법(導引法)을 행하고 다음에 세면하고 분향(焚香)하며 洞章을 한번 묵송한 후 뜰에 나가서 100보 가량 소요하고, 해가 3~5장(丈) 오른 뒤에 죽을 먹고, 손으로 배를 문지르면서 200~300보를 다시 걷는다
 
 
  현대의 방법으로 바꿔보면, 치아를 서로 부딪치는 「고치법」, 얼굴 마찰, 코 마찰, 귀 마찰, 박수치기 등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① 고치법은 입술을 가볍게 다문 후 아래, 위 치아를 서로 36회 부딪친 다음 혀를 돌리면서 혀끝으로 위턱 부분을 몇 차례 핥아준다. 이때 부딪치면서 나온 생침은 모아 두었다가 세 번에 나누어 천천히 삼킨다. 이 방법은 치아가 튼튼해질 뿐 아니라 뇌수를 충만하게 해서 정신을 맑게 해주며 비틀어진 턱을 바로잡아 주는 데도 도움이 된다.
 
  ② 얼굴 마찰법은 양손을 이용해 얼굴에서 열이 날 때까지 비벼준 뒤 다시 이마부터 얼굴 전체를 20번 정도 골고루 문지른다.
 
  ③ 코 마찰법은 가운뎃손가락으로 콧방울 주변을 겉과 속이 뜨거워질 때까지 20∼30회 비빈다.
 
  ④ 귀 마찰법은 온몸의 경락을 소통시켜 주고 신장의 기운을 지켜 정력을 유지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찰법은 횟수와 상관없이 손으로 귓바퀴를 비벼준다.
 
  ⑤ 박수치기는 손바닥에 있는 심장과 폐 등 장기와 연결된 여러 경락이 있어, 박수로 손바닥을 자극하면 몸 안에 있는 장기의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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