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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년 7월호

「2007 만점논술」통합 교과서 속 논제 읽기 (인문) - 동양과 서양, 차이와 조화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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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제 예상 포인트]
● 가치의 갈등과 사회 문제의 윤리적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 동양적 윤리관과 서양의 윤리관은 조화될 수 있는가?
● 윤리의 상대론은 어떤 가치를 지니는가?
● 우리는 서양을 은연중 이상(理想)으로 생각하지는 않는가?
●‘다른 것’과 ‘틀린 것’을 어떻게 구별하며 인정할 것인가?
  차이를 인정하며 합의하기
 
  다양한 주장을 표현하고 받아들여 하나의 정책, 즉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다른 의견에 관심을 기울이는 자세로 토론하고 설득하며 때로는 비판하고 타협할 필요가 있다.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토론과 설득을 하는 논의는 비판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비판은 타협이라는 과정을 통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화를 통해서 합의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그럴 경우에 차선책으로 다수결의 원리에 따르게 된다. 즉, 타협이 되지 않고 심각한 의견 대립이 있을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다수결에 의하여 결정한다. 그러한 점에서 민주주의는 다수의 의지에 기초를 둔 정치라고 할 수 있다. 사회 성원 간의 여러 가지 이해관계나 의견을 조정하여 합의를 구할 때, 다수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문제는 다수의 의사가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며, 소수의 주장이 보다 올바르고 정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수결이 운영 원리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의견이 양뿐만 아니라 질에서도 소수의 의견보다 우수해야 한다. 잘못된 의견이 다수에 의하여 지지를 받는 대신, 올바른 의견이 소수의 의견이라는 이유로 배척받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나 플라톤 같은 사상가들은 민주 정치를 중우 정치라고 평하기도 했다.
 
  ―고등 학교 『정치』(법문사)
 
 
  한국 사회에 영향을 미친 사상-개인주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간관계를 중시하고, 서구 사람들은 개인의 가치를 중시한다고 하는 주장을 주위에서 종종 듣게 된다. 물론, 이러한 주장에 대하여 여러 가지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서구 사람들이 타인과 바꿀 수 없는 개인만의 가치와 존엄성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부를 때 그 사람의 직책이나 직위를 부르는 경우가 많지만, 서구 사람들은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는 주장이 있기도 하다.
 
  이러한 개인 중시의 사고방식은 서구 근대의 개인주의 사상에 바탕을 둔 것이다. 서구인들은 한 사람을 볼 때, 누구의 부모나 자식, 형이나 동생, 선배나 후배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자체로 본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과의 인간관계 속에서 어떤 사람인가를 보기보다는,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한 개인의 모습으로서 사람을 평가한다. 이것은 어떤 한 사람만이 갖고 있는 자아 정체성의 측면에서 사람을 보는 것이고, 절대적인 개인의 가치를 중시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더 이상 나누거나 다른 사람과는 바꿀 수 없는 절대적 개인을 설명하기 위하여 서구인들이 제시한 두 개념이 ‘품성’과 ‘권리’이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품성을 갖고 있다. 그 누구도 품성이 같은 사람은 없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품성에 따라서 개인의 고유한 성격, 개성, 심리 상태, 정체성 등을 나타낸다.
 
  또한 모든 사람은 어떤 인간관계나 도덕 규칙도 간섭할 수 없는 개인만의 절대적인 권리를 갖는다. 즉 존엄한 존재로서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간섭이나 강압을 받지 않는 개인의 권리의 불가침성을 인정받는 것이다. 이러한 권리 개념 때문에 근대 서구의 평등 사상도 가능하였다. 사람들의 생김새, 교육 수준, 재산, 출생 배경이 달라도 인간은 평등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사람이 똑같은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의 개인주의는 이러한 절대적 개인을 소중하게 여기는 바탕으로부터 잉태되었고, 서구의 국가 체제 및 각종 제도들도 이러한 정신에 부합되도록 발전하여 왔다. 그리고 이러한 서구의 개인주의가 우리나라에 유입되어 나타나고 있다.
 
  ―고등 학교 『윤리와 사상』 (교육 인적 자원부)
 
 
  조화론적 윤리 사상
 
  서양의 합리주의 정신은 한편으로는 근대 이후 과학 기술의 발달에 큰 기여를 하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극단적 개인주의와 인간성 상실, 정복 지향적 세계관에 따른 환경 파괴 등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현대 문명의 위기로부터 인류를 구출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우리는 그 중 하나를 동양의 전통 사상인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간의 조화를 강조하는 정신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동양과 서양 윤리 사상의 조화에서 찾을 수 있다. 정(情)과 직관이 지배하는 동양의 지혜와 지(知)와 합리가 지배하는 서양의 정신을 한 그릇에 담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에 서로 다른 점이 있다 하더라도 결국은 모두 인간이라는 공통된 근원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이므로, 여기에 동서양의 문화가 만나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바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소아에 집착하는 이기주의에 기초한 서양의 합리주의는 동양의 인(仁), 무위(無爲) 또는 해탈(解脫)과 조화를 이루기 힘들 것이다. 또한 동양의 인정(人情)이 가족주의적 편협 속에 갇혀 있는 동안에는 현대 문명의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로서의 구실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합리적 정신이 개인적 이익을 위해서 사용되지 않고 전체 사회를 위해 발휘된다면, 서양의 합리주의는 동양적인 인(仁), 예(禮)와도 쉽게 융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
 
  한 위대한 합리주의를 갖게 된다면 우리는 현대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현대의 위기를 극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등 학교 『윤리와 사상』 (교육 인적 자원부)
 
 
  ▣ 교과서 속 숨은 주제 이해하기
 
 
  가치의 갈등 및 사회 문제의 윤리적 해결 방안
 
  우리 사회는 급격한 사회 변동 때문에 사회의 각 부문에서 많은 윤리적 문제들이 표출되고 있다. 이제는 절대 빈곤 대신에 상대적 빈곤 문제, 경제적 풍요 속에서 새로운 욕구를 충족하고자 하는 요구 등이 분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우리는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어려운 가치의 갈등 및 사회 문제들에 직면해 있다. 이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적, 정치적, 경제적 접근 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으나, 보다 더 근원적으로 윤리적인 해결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모든 문제를 이해관계의 조정이라는 차원에서만 놓고 볼 때에는 그 해결이 더욱 어려워진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상대에게 양보하며 이해하고자 하는 데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것이다. 즉, 서로 더불어 사는 삶의 원리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사회 윤리적 입장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 정의의 가치를 올바로 실현할 수 있도록 사회의 구조와 제도를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틀로 개선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가치의 갈등과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윤리적 해결 방안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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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우 정치 (衆愚政治, mobocracy)
고대 그리스 폴리스(polis)의 정치를 고찰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국가론(Politeia)』과 『정치학(Politica)』에서 ‘민주제의 타락한 정체(政體)’에 부여한 명칭에서 기원한 말이다. 플라톤은 중우 정치를 다수의 폭민(暴民)에 의한 정치(폭민 정치, mobocracy)라고 규정하였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다수의 빈민에 의한 정치(빈민 정치, ochlocracy)라고 규정하였다. 민주제가 상황에 적합한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결여되었을 때 나타나는 정치 현상이며, 중세·근대에 이르러서도 대중에 의한 정치를 혐오하는 많은 보수적 정치가나 사상가들에 의해 민주제·민주주의에 대한 멸시의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중우 정치의 문제는 드러난 현상을 어디에 기준을 두고 보느냐에 달려 있다. 다수의 민중이 참여한다는 점에서는 민주주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고, 그들을 중심으로 국가가 운영된다고 보면 중우 정치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서양의 윤리관은 조화될 수 있는가?
 
  서구에 의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의 문명과 문화는 미개한 것으로 취급되어 왔다. 이러한 일은 근대 사회 이후 계속되어 왔고, 이것은 제국주의의 폭력적인 모습으로 나타났다. 서구의 문명이 동양의 문화와 문명에 영향을 미치고, 지배함에 따라 동양의 윤리는 그 면모를 드러내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그 가치 역시 인정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후기 산업 사회에 들어서면서 양상은 달라졌다. 자연을 파괴하고, 인간 중심적이며, 물질 지향적인 서구의 윤리가 인간의 삶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았다는 점이 밝혀지자, 동양의 윤리가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불교, 도교, 유교의 윤리가 현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그것이다.
 
  이제 동양 사회나 서양 사회에서 동양의 윤리가 서양의 윤리 위에 놓일 수 있다는 사고가 지배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는 또다른 편향을 낳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서양의 윤리와 가치가 문제를 가지고 있으므로 동양의 윤리와 가치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고는 기계적인 사고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양과 서양의 윤리상의 문제는 두 윤리의 조화와 가치 속에서 해결을 도모해야 한다. 공자는 『논어(論語)』를 통해 화해와 관용을 강조하였다. 구체적인 내용에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동양과 서양의 윤리는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되, 그 속에서 화해를 추구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현대 사회를 짓누르는 윤리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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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論語)』의 관용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이니라.’ 이 말은 ‘군자는 남과 화합하지만 뇌동(雷同)하지 않고, 소인은 뇌동(雷同)하지만 화합하지 못한다.’라는 뜻이다. 여기에서 뇌동이란 말은 자신의 주견이 없이 시류에 휩쓸려 어울려 다니는 것을 뜻한다. 군자는 자신의 주견을 세우는 데 주목하면서도 타인을 받아들여 화합에 이르는 반면, 소인은 주견 없이 어울려 다니지만 타인을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군자는 자신의 개성을 살리고 또 남의 개성도 존중하면서 화합하는 관용을 보이는 데 반해, 소인은 자신의 개성은 죽이면서 한패가 되는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겉으로 하는 행동에 불과한 것이다. 화(和)는 이성적으로 결합된 관계이고 동(同)은 감정적, 맹목적으로 결합된 관계를 가리킨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이란 말에서 우리는 관용의 정신, 동양적인 민주주의의 원리를 읽을 수 있다. 개인의 자유와 개성을 잃지 않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관용을 베풀며 살아가는 것이, 민주주의가 지향하는 인간다운 삶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윤리적 상대주의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윤리적 상대주의는 보편타당한 윤리적 규범의 존재를 부정하고, 선악의 개념과 그와 관련된 가치 판단은 시대와 국가, 문화에 따라 다르게 형성됨을 강조한다. 윤리적 상대주의에 따르면 도덕적 가치나 윤리적 체계는 시간을 초월한 보편타당성을 주장할 수 없고, 다만 제한적인 타당성만을 가질 뿐이다. 윤리적 상대주의는 프로타고라스에 의해 처음 시작되었다. 그는 뜨거움, 냉기 등은 느끼는 사람에 따라 도가 다르다는 상대주의적 인식론을 펼치면서, 이러한 인식의 상대성을 모든 도덕적 가치와 공동체의 윤리에 적용하였다. 윤리적 상대주의는 도덕적 규범의 절대적 당위성을 주장하는 주류 윤리학의 이론으로부터 격렬한 비판을 받아왔다. 윤리적 상대주의는 모든 인간이 공유하며 실천해야 하는 윤리적 규범의 존재를 부인함으로써 결국 윤리적 파국을 몰고 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윤리적 상대주의는 오히려 윤리적 규범의 절대성을 옹호하는 기존 윤리학의 비윤리성을 폭로하는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도덕적 규범의 보편타당성을 주장하는 윤리학은 문화의 다양성을 획일화하는 전체주의의 경향을 보이게 되어 결국 다양한 문화와 삶의 방식에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윤리적 상대주의는 다원화된 현대 세계에 적합한 윤리학으로 선호된다. 한스 켈젠(Hans Kelsen)은 윤리적 상대주의는 윤리에 대한 파괴가 아니라 개인이나 각 문화권이 갖고 있는 윤리적 가치 규범이 상대적임을 일깨워, 오히려 다른 도덕과 윤리에 대해 관용의 미덕을 보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곧 윤리적 상대주의가 관용이라는 윤리적 가치를 실천하는 윤리 이론으로서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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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타고라스(Protagoras, B.C. 485? ~ 414?)
프로타고라스에 의하면, 지식은 우리의 다양한 지각들에 의해 제한되며, 이 지각은 사람마다 다르다. 두 사람이 동일한 대상을 관찰할 경우에도 그 양자의 감각들은 서로 다를 수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대상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동일한 바람도 어떤 사람에게는 차갑게 느껴질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따뜻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바람이 차가운가, 그렇지 않은가는 간단하게 대답될 수 없다.
  그러므로 인간이 만물의 척도라는 명제는 우리의 지식은 우리가 지적한 것에 의해 척도가 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모든 개인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물을 지각하게 하는 어떤 것이 각 개인마다 존재한다면, 누구의 지각이 옳고 누구의 지각이 그른가를 검증할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 안의 서구 지향의 모습
 
  화장품 광고에 꼭 들어가는 것이 ‘미백’이라는 단어이다. 왜 화장품 광고에 미백이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는가? 그것은 우리 안에 은연중에 서구를 지향하는 가치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구 중심주의는 우리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칼과 같다. 유행처럼 번져 가는 성형 수술을 생각해 보자. 성형 수술을 통해 자신이 지녀 왔던 콤플렉스를 치유하고 자신감 있게 살 수 있으면 좋은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성형 수술을 통해 되고자 하는 미인의 상이 서구의 그것이라는 것을 생각해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높은 코, 쌍꺼풀 있는 눈, 작은 얼굴, 큰 키를 지닌 서구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우리는 코를 높이고 쌍꺼풀 수술을 하고, 광대뼈를 깎아 내고, 다리를 늘리는 수술에 돈과 시간과 정신을 바치고 있다. 이것은 비단 우리만의 경우는 아니다. 프랑스에 사는 흑인 여성들은 얼굴을 하얗게 만들기 위해 표백제를 바르고, 이로 인해 피부암에 걸리기도 한다.
 
  자신이 서양 중심적인 사고에 물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만큼 우리는 서구 지향적인 사고방식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여겨 왔던 것이다. 이러한 서양 중심적 사고가 과연 타당한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편 우리의 서구 지향적인 가치관은 동남아권의 외국인과 흑인에 대한 냉대로 이어진다. 우리가 동남아인과 흑인들에 대해 냉대하는 사고의 이면에는 서구 지향적인 사고가 내재되어 있다. 우리가 주체적인 사고를 통해 생활할 수 있다면 이들에 대해 편견을 가질 이유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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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백과 문화 권력과의 관계
누구든지 자신이 속해 있다고 믿거나 자신이 속한 문화 권력을 확신하는 경우, 그 권력을 지속하기 위해 가장 먼저 의미를 공유하는 장(場)을 만들려고 하거나 이미 만들어진 장에 편입되기를 갈망한다. 문화적 의미를 지닌 장은 소속된 사람들에게 서로 간의 동질성을 확인시켜 주고 스스로 동질성을 확보했다는 안도감을 주기 때문에 권력을 유지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안전한 성(城)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 공유가 확인된 장은 다른 문화 코드를 가진 장과 지속적으로 거리 두기를 시도하며, 적극적으로 간극을 넓히는 데 주력한다. 미백의 아름다움은 장과 장이 다른 두 문화 코드를 극적으로 보여 주는 하나의 예에 지나지 않는다. 수많은 미백 효과를 깨끗함 이상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하얀색 피부가 상징하는 숨겨진 문화 권력의 장으로 편입되기를 꿈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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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비(NIMBY) 현상
님비(NIMBY)는 ‘내 뒷마당에서는 안 된다(not in my backyard).’라는 말의 약어로, 지역 이기주의를 뜻하는 신조어이다. 장애인 시설, 쓰레기 소각장, 하수 처리장, 화장장, 핵폐기물 처리장 등의 공공 시설물을 자신들이 사는 지역에 설치하는 것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집단 이기주의로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님비는 지방 자치제가 발달함에 따라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또는 지방 정부와 지역 주민들 간의 갈등으로 다각화되어 심각한 사회적 현상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용어로 누구도 근처에 어떤 것도 건설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의 ‘바나나(Build Absolutely Nothing Anywhere Near Anybody. BANANA) 현상’이 있다.



윤리적 편향
특정 지역의 윤리가 우위에 있다는 생각을 가리켜 윤리적 편향 의식이라고 한다. 윤리적 편향 의식의 근저에는 자문화 중심주의, 민족주의, 지역주의가 놓여 있다. 이러한 의식은 타 지역의 문화와 사상을 인정하지 않는 배타성을 보여 주고, 결국은 지역 간의 분쟁과 갈등을 낳는 원인이 된다.



윤리적 상대주의 (倫理的相對主義, ethical relativism)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개인·환경·사회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고 상대적이라고 보는 견해를 가리킨다. 윤리적 상대주의는 무엇이 참으로 옳은가는 오로지 개인이나 사회가 무엇이 옳다고 생각하는지에만 달려 있다고 보는 견해이다. 어떤 사람이 생각하는 것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바뀌기 때문에 무엇이 옳은가도 그에 따라 바뀐다.


Teacher's Advice
프랑스의 여배우 바르도가 우리나라의 개 식용 문화를 신랄하게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 자국의 음식 문화에 문화, 교양, 생명 존엄이라는 이름을 붙인 자문화 중심주의의 과도한 의식이 이러한 현상을 낳은 것입니다. 이처럼 각국의 문화적 전통과 역사를 이해하지 않으면 타문화를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 생각 정리하기
 
 
  [01] <보기>의 내용을 바탕으로, ㉠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시오.
 
  [보 기]
  오리엔탈리즘은 ‘동양’과 ‘서양’의 인식론적인 차이에 근거한 사고방식이다. 그리하여 시인, 소설가, 철학자, 정치학자, 경제학자, 식민지 제국의 관료를 포함한 수많은 저술가들이 동양의 주민, 풍습, 정신, 운명 등에 관한 정밀한 이론, 서사시, 소설, 사회적 설명, 정치적 기사를 쓰는 경우 그 출발점으로서 ㉠ 동양과 서양의 구분을 수용하여 왔다. 이러한 의식은 궁극적으로 오리엔탈리즘이라는 그럴 듯한 용어를 낳았지만 그것은 동양을 무시한다는 의미에서의 오리엔탈리즘이지 ‘동양주의’로 번역되지는 않는 것이다.
 
  [예시답안]
  모든 인간이 같을 수 없듯이, 동양과 서양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서로 다른 상대를 자신의 기준에 의해 판단하는 데에 있다. 차이를 그대로 인정하면 공존이 가능하다. 그러나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상대를 굴복시키거나 자신이 굴복되어야 한다는 이분법적인 사고로 귀착하게 된다.
  동양과 서양을 나누는 구분은 습관에서 기인한 것이다. 지구의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동양과 서양은 구분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차이를 인정하는 속에서 공존과 조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문제해결 TIP
이분법적 사고와 그것이 가져오는 폐해에 대해 생각해 본다. 또한, 차이의 인정과 그 속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02] <보기>와 같은 모습이 전통 사회의 윤리를 통해 극복 가능하다는 취지에서 자신의 생각을 밝히시오.
 
  [보 기]
  나의 것은 철저하게 지킨다. 나의 권리가 훼손되는 것은 극력 반대한다. 내 것이 남에 의해 만져지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 내가 무엇을 소비하든 남이 상관할 일이 아니다. 내가 누리는 자유는 나만의 고유한 것이다. 나는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 그러므로 남 역시 나에게 피해를 입혀서는 곤란하다. 나의 영역은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고유의 영역이다. 내가 무엇을 먹고 마시며 입는지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것조차 나는 인정할 수 없다.
 
  [예시답안]
  자유주의와 이것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개인주의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 이러한 사고는 서구에서부터의 수용 과정에서 왜곡된 형태로 나타나, 타인과의 삶을 거부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유주의와 개인주의의 확산은 공동체에 대한 배려를 기본적인 성격으로 하는 윤리에 의해 극복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 개인주의를 방치한다면 공동체에 위기가 닥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개인의 이익에 대한 이해와 공동체를 배려하는 윤리의 확립이야말로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다.
 
문제해결 TIP
<보기>의 내용이 개인주의에 바탕을 둔 자유주의임을 파악하고, 개인주의와 자유주의가 가져오는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 본다. 또한, 전통 윤리 중 어느 것이 극복의 원리인지 생각해 본다.

 
  [03] <보기>의 주장을 옹호하는 입장에서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제시하시오.
 
  [보 기]
  동양은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보고 자연 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서양은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여깁니다. 동양의 시간관은 순환한다는 생각이나, 서양은 직선적인 시간관으로 시작과 끝이 있다고 봅니다. 생활 습관과 환경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동양은 정신문명, 서양은 물질문명이 발달했다고 합니다. 양의 문명인 동양은 음의 상징인 땅에 가까워지려고 하고, 음의 문명인 서양은 하늘을 지향합니다. 집을 보더라도 우리는 초가집, 기와집 등 낮은 편인데, 서양은 하늘을 지향하므로 뾰족하게 치솟은 성을 짓고 삽니다.
 
  [예시답안]
  산업 경제의 발달과 자본주의의 지배는 서양적 사고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자연과의 조화와 공존을 지향하는 동양적 세계관에서 문명의 발달은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졌고, 과거로의 회귀만이 중시되었다. 동양과 서양의 차이를 극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21세기 세계화 시대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두 문화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상태에서의 조화란 의미가 없다. 각 문화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것을 주체적으로 세우는 과정에서 통합과 조화, 공존과 화해가 가능하다. 각 문화의 차이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세계 문화의 장으로 나아간다면, 결국 동양의 문화, 우리의 문화가 서구의 문화에 잠식당하고 소멸당하는 운명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정복적 문화관을 가진 서구의 문화는 분명 우리가 경계해야 할 타자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문제해결 TIP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서로 다른 문화를 인정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다.
  또한, 21세기의 세계화 시대와 관련하여 주체적 문화관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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