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鄭鎭煥 중앙大 와인과정 주임 교수
프랑스 와인이 세계 최고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비결을 들라면 AOC법을 빼놓을 수 없다. AOC는 아펠라시옹 도리진 콩트롤레(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를 줄인 말로, 원산지 명칭 통제로 번역된다. 프랑스는 1868년에 시작된 필록세라(Phylloxera·포도나무 뿌리 진딧물)로 全 포도원이 거의 황폐화됐으며, 20년 뒤인 1885년경에는 전체 수확량이 평상시의 3분의 1로 줄고 질도 형편없이 떨어지게 되었다. 해충에 강한 미국산 토종 품종을 접목시킴으로써 필록세라는 극복했으나, 공급 부족에 의한 포도주의 품귀 현상은 가짜 포도주의 생산과 위조의 횡행으로 이어졌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1935년 AOC법을 제정, 고급와인을 생산하는 포도원에 엄격하게 적용해오고 있다. 이 법은 포도 재배 지역의 지리적 경계와 명칭을 정하고 사용되는 포도의 종류, 재배 방법, 단위 면적당 수확량의 제한, 제조 방법과 알콜 농도에 이르기까지 자세하게 규정하고 있어 고급 와인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프랑스에는 약 450여개의 각기 다른 AOC가 있으며, 총 생산량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는 AOC에 이어 2등급인 VDQS(Vins Delimite de Qualite Superieure·우수한 품질로 제한된 포도주), 3등급인 뱅 드 페이(VDP;Vins de Pays·지방명 포도주), 4등급인 뱅드 타블(VDT;Vins de Table·테이블 와인)에 관한 규정을 차례로 추가, 오늘날의 등급 제도를 갖췄다.
VDQS는 역시 원산지 명칭 포도주로 AOC 와인과 같이 생산지역, 품종, 최저 알콜 도수, 수확량, 포도나무 재배 방법, 포도주 양조에 대한 규정들을 준수했을 경우에만 라벨 발행을 허용한다. 성분 분석과 전문위원의 시음을 거치며, 대개 AOC로 승진할 것을 기다리기 때문에 그 양은 전체의 2% 정도로 미미하다.
뱅 드 페이(VDP)는 상당히 큰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라벨에 포도 품종을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 원산지와 수확 연도를 표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뱅 드 타블(VDT)과 구분된다. 전체 생산량의 15% 정도이다. 뱅 드 타블은 4등급 포도주로 원산지와 수확 연도를 표시할 수 없다. 주로 상표명으로 판매되고 전체 생산량의 38%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