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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년 4월호

「와인 이야기」나라별 와인의 특징 - 한국 와인의 代名詞 마주앙

國內 와인 대중화에 기여한 효자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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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金秉石 에듀조선 교육팀장
마주앙 경산 와인생산공장 지하에서 숙성시킨 와인을 병에 주입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와인을 들라면 국산 와인 브랜드인 마주앙을 빼놓을 수 없다. 마주앙은 20여년 동안 수준급의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와인 대중화에 기여한 효자 상품이다. 마주앙은 거의 국내 유일의 국산 브랜드로 1987년 와인 수입이 자유화된 이후 프랑스의 보르도나 미국 호주 등의 세계적인 와인 브랜드의 틈바구니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놓고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마주앙이 첫 선을 보인 건 와인 수입이 자유화되기 훨씬 전인 1977년. 마주앙의 탄생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朴正熙(박정희) 대통령 시절인 1970년대 초만해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식량난을 겪고 있었다. 해마다 이른바 春窮期(춘궁기)를 겪을 때다. 朴正熙 대통령은 식량 부족에도 불구하고 상당량의 곡류가 술을 빚는 데 소요된다는 사실을 알고 척박한 땅에도 잘 자라는 포도를 심을 것을 장려했다. 포도주로 기존 술을 대체하면 곡물 소비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이같은 포도 재배 장려 정책에 따라 당시 동양맥주(지금은 두산)는 1973년 경북 영일군 청하면에 포도원을 조성한 뒤 국산 와인 개발에 들어갔다. 우리나라는 프랑스나 독일의 기후 조건과 달라 양조용 포도 재배가 쉽지 않은 데다 무엇보다도 수세기에 걸쳐 쌓은 유럽의 와인 제조 노하우를 익히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두산은 독일 대학에 기술진을 보내고, 현지의 기술자를 초빙해서 연구를 거듭한 끝에 1977년 5월 국산 와인 1호인 마주앙 스페셜 화이트와 레드를 각각 내놓았다.
 
  당시 기술 개발을 담당했던 李舜柱(이순주)씨는 마주앙 개발과 관련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秘錄(비록) 하나를 공개했다. 朴正熙 대통령이 당시 얼마나 국산 와인 개발에 관심을 쏟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朴대통령은 마주앙 제품이 첫 선을 보이자 당시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던 천주교 교구의 외국인 신부와 수녀 10여명을 청와대로 불러 마주앙 화이트와 레드를 각각 시음하게 한 뒤 소감을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신부나 수녀는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들을 불렀다고 한다. 당시 이들 신부와 수녀들이 내놓은 마주앙 첫 작품에 대한 평가는 「화이트는 세계 수준급」이라는 것이었다. 반면 레드는 「아직 더 보강할 점이 많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한다.
 
  두산의 成在哲(성재철) 상무는 이와 관련, 『화이트는 오랜 숙성이 필요치 않은 데 비해, 당시 와인을 빨리 선보여야 한다는 경영 방침 때문에 오랜 숙성이 필요한 레드를 동시에 출시하는 바람에 그런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마주앙이 처음 출시된 그해 국내 천주교의 미사주로 봉헌된 것도 하나의 사건이었다. 천주교의 성찬의식인 미사 때 쓰이는 포도주는 로마 교황청의 승인과 현지 천주교 교구의 철저한 감독 아래 제조되므로 미사주로 인정받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마주앙은 출시 첫해 교황청의 승인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전국 모든 교구에서 미사주로 사용되고 있다.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訪韓했을 때도 역시 마주앙이 공식 미사주로 사용됐다. 두산은 1993년부터 매년 8월쯤 포도의 첫 수확을 감사하고 미사주로 봉헌되기 전 와인이 잘 빚어지기를 비는 祝聖式(축성식)을 개최해오고 있다.
 
  마주앙은 1978년 12월 워싱턴 포스트에 「동양의 신비」라고 격찬한 기사가 나가면서 국내 와인의 대명사로 자리를 굳힌 건 물론 국외에도 그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지미 카터 美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수행기자가 귀국 선물로 마주앙을 가져가 와인 전문가들과 시음을 거친 뒤 기고했던 것이다.
 
  두산은 현재 마주앙 생산을 위해 경북 경산에 연간 5700kℓ 생산 규모의 와인 공장을 갖추고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하던 마주앙은 현재 다양한 수입 와인들에 밀려 30~40% 정도로 낮아졌으나, 세계 수준에 뒤지지 않는 품질로 국내 와인 애호가들로부터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현재 마주앙이라는 브랜드로 판매되는 와인은 모두 10종. 이 중 「마주앙 스페셜」(화이트)과 「마주앙 레드」만 국내 포도가 들어간 제품이다. 나머지 8종은 프랑스 독일 스페인의 유명 와인 産地와 OEM(주문자 상표 부착)방식에 의해 와인을 제조, 마주앙 브랜드를 붙여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화이트 와인인 마주앙 스페셜이 전체 판매되는 마주앙 브랜드의 60%를 차지하고 있고, 마주앙 레드가 20%, OEM 생산 와인들이 나머지 2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OEM으로 생산하는 마주앙은 프랑스의 메독, 보졸레, 마고, 라세느, 독일의 모젤, 라인, 스페인의 리오하, 이탈리아의 키안티 클라시코 등 8개이다. 이 중 보르도의 마고지역에서 생산되는 「마주앙 마고」가 가장 비싼 4만1000원이며, 독일산 레드 와인인 「마주앙 라인」이 5500원으로 가장 싸다. 「마주앙 마고」나 스페인産 레드 와인인 「마주앙 리오하」는 세계적 수준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두산의 申勝畯(신승준) 와인팀장은 『수입 와인이 밀려들어오면서 무조건 高價(고가)의 외제만 선호하는 것이 와인 대중화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면서 『국산 와인의 보급으로 와인의 값을 낮추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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